“최욱 누군지 몰라? 나 방송천재야~”


연애 루저들의 대통령, ‘루통령’ 최욱


방송천재가 나타났다. 입만 열면 빵빵 터지는 예능감으로 단숨에 팟캐스트 1위까지 오르게 한 방송인 최욱이다.


2001년 울산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가수, DJ, MC로 14년간 아웃사이더 방송인으로 살아 온 그가 팟캐스트 ‘정영진의 불금쇼(이하 불금쇼)’에서 연애 한 번 못해 본 솔로남들의 연애 대통령 ‘루통령’으로 등극했다. 세치 혀로 청취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하는 ‘루통령’ 최욱이지만, 아직 그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이 고픈 자칭 방송천재다. 언제쯤 방송천재 최욱의 진면목을 대중들이 알아볼 수 있을까.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주변에서 난리도 아니다. ‘불금쇼’ 다운로드가 8만이 넘었다. 방송에서 핸드폰 번호를 공개했더니 낮밤 가리지 않고 연락이 올 정도다. 거의 솔로들 연애상담 문자다.


약 7,000여개의 팟캐스트 방송 중에서, 단 시간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얼마 전에는 카테고리 전체 1위까지 했는데 ‘불금쇼’ 인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우선 국민TV에서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DJ 정영진과의 호흡, 경춘선폐선부지(닉네임)의 발견으로 종합할 수 있다. 내가 알기론 정영진 씨가 방송경력이 많지 않은 걸로 아는데 방송센스가 좋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잘 살려준다.

‘불금쇼’를 시작한 계기는?

작년 초에 개그맨 이동엽 씨랑 같이 ‘예능일보’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영진 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불금쇼’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팟캐스트가 뭔지 무슨 방송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정영진 씨가 하도 부탁을 하길래 불쌍해보였다. 그래서 ‘한번 나가서 웃겨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두 번째 방송이 나가고 난 뒤에 초대박이 났다.


방송계 입문은 언제였나?

2001년 울산 MBC에서 공채 개그맨으로 시작했다. 당시 개그맨 김경민씨가 울산 MBC에서 프로그램 MC를 맡고 있었는데, 신인 개그맨들에게 아이디어 1개당 만원에 사던 시절이었다. 나도 신인이라 아이디어를 줬는데 내는 족족 맘에 들어 했다. 그러더니 경민이 형이 같이 살자고 제안하더라. 그래서 개그맨을 그만 두고 경민이 형 집에서 같이 살았다. 그때가 아마 경민이 형이 결혼하고 일주일인가 지났을 때였다.


그럼 그때부터 김경민 씨와 함께 활동을 했나?

같이 살면서 개그도 짜고 케이블이나 DMB 방송도 같이 했다. 당시 이휘재, 조혜련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DMB 방송으로 넘어오던 시절이었는데 경민이 형과 같이 한 방송이 1등 한 적도 있다.


‘불금쇼’의 인기가 최욱의 개그 때문이라고 여기는 청취자들이 많다. 데뷔 14년차이자 자칭 ‘방송천재’라는 별명에 비해 인지도가 많이 낮은 거 아닌가?

요즘 들어 방송관계자들이나 청취자분들이 ‘최욱이 저렇게 웃긴데 왜 안 떠’라고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아직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방송을 많이 하진 못했다. 요즘 방송들이 얼마나 많이 있나. 그 중에 시청자가 보는 프로그램들은 정해져 있다. 그런 프로에 나가야 나를 알릴 수 있지 않겠나. 또 한편으로는 지금의 위치만큼이 내 역량이지 않을까 싶다.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예능고수로 유명하다고 들었다.

개그맨 박성호 씨가 나를 예능 스승으로 부른다. 나보다 형이지만 개그 앞에서는 낮은 자세로 임한다. 성호 형 뿐만 아니라 이동엽 등 많은 개그맨들이 예능을 시작하기 전 나를 거쳐 갔다.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그런 건 없다. 나의 모토는 웃음이다.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을 것 같다. 뭐 굳이 꼽자면 ‘라디오스타(MBC)’정도.


만약 최욱이 라디오스타에 들어간다면 MC 4인방 중 누굴 대체하나?

솔직히 말해서 내가 PD라면 넷 중에 누굴 빼고 최욱을 넣어도 성공작이다. 내가 한평생 웃음만 고민하던 사람인데 나한테 개그로는 누구도 안된다.(웃음)


개그 스승이 있나?

주병진, 이홍렬 선배님이다. 어릴 적 주병진, 이홍렬의 토크쇼를 노트를 펴 놓고 적으면서 봤다. 그때 방송을 보면서 메모한 노트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명을 더 꼽자면 탁재훈이다. 내가 볼 때 탁재훈은 노력하지 않는 천재다. 대한민국에서 탁재훈 외에 나를 웃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연애 루저들의 대통령, ‘루통령’ 최욱


‘불금쇼’에서 연애 루저들을 위한 ‘최욱의 원 포인트 레슨’이 인기다. 연애 경험은 몇 번 정도 되나?

여성에게 대시해서 거절당한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성공한 적은 한 30여회 정도. 불금쇼에서 나의 연애에 대한 노하우와 스토리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그 많은 연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연애는 언제였나?

첫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학교 2학년 때 6개월 정도 사귀었는데 참 달콤했다. 1년 후배였는데 너무 예뻐서 동기나 선·후배들이 쫓아다니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도 그 친구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결국 나한테 넘어왔다. 내가 학교 축제나 MT 때 사회를 보는 모습을 보곤 그 친구가 반했다고 했다. 그때도 방송천재였으니까···. 그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다.


최욱의 이상형은?

싫어하는 스타일은 있다. 드센 여자다. 그것 말고는 여자는 거의 다 좋아한다. 누구는 긴 생머리가 좋고 청순한 스타일이 좋다고들 하는데, 나는 긴 머리도 좋고 짧은 머리도 좋다.(웃음) 내가 이 정도로 웃길 수 있는 이유도 모두 여자 때문이다. 여자들이 웃는 게 너무 좋다.


연애에 관한 책을 발간한다고 들었다.

한 출판사 관계자가 방송을 듣고 책을 내자는 제안을 해서 지금 쓰고 있다. 불금쇼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최욱이 전하는 연애의 팁이 주요 내용이다. 얼마 전에 출판사에 원고 초안을 보내줬더니 너무 좋단다. 생각했던 것보다 1000배가 좋다고 하더라.(웃음)


아직 연애를 한 번도 못한 연애루저들에게 한마디!

여자들의 거절에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가 처음 운전할 때 떨리고 무섭지만 한두 번 도로로 나가보면 적응이 된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처음 대시가 어렵지 끊임없이 여자들에게 대시를 하다 보면 인연을 만나게 된다. 거절을 당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대시를 해보고 차이는 게 낫지, 고백도 못해보고 혼자 끙끙 앓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다. 연애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연애는 생활이다.



글 강홍민 기자khm@hankyung.com)ㅣ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