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알바] 면접 보러 오라던 카페, 알고 보니 유흥업소? 위험한 알바를 조심해!


‘겨울방학’이라 쓰고 ‘알바전쟁’이라고 읽는다. 빛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쏠쏠한 알바 자리를 찾을 수 있는 법. 하지만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르다보면 위험한 알바의 덫에 걸릴 수 있다. 그저 알바 자리 하나 구하려던 것뿐인데 유흥업소 종사자가 되거나 사기에 연루되는 억울한 상황!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냐~.



체크카드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

설마 내가 보이스피싱에 당할 줄이야!

최근 급증한 금융사기 중 하나는 ‘체크카드 사기’다. 구직자들에게 체크카드를 받아 대포통장을 만들어 금융사기를 저지르는 것. 알바 구직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체크카드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


대학교 휴학 중인 A양도 얼마 전 체크카드 사기를 경험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 이력서를 공개해 놓았어요.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 업체에서 전화가 왔죠. 인터넷 정보보안업체라며 익히 들어본 회사 이름을 말했어요.”


전화를 걸어온 이는 B회사의 직원이라며 A양에게 아르바이트 근무를 해볼 것을 권유했다. 사무직 업무에 일당도 6만 원으로 꽤 높은 데다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주급을 입금해준다는 이야기에 솔깃했다. A양은 바로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인사담당자는 “보안업체인만큼 신분 확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신분 조회를 위해 주민등록번호가 정확히 기입된 이력서를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급여를 받을 통장 계좌번호도 유선 상으로 말하도록 했다.


“‘회사 근무 경험이 있느냐’고 묻더군요. 정식으로 근무한 적은 없다고 하니, ‘회사에 근무할 때는 출입증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출퇴근 기록이 모두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출입증을 만들 체크카드가 필요하다고 했죠.”


[위험한 알바] 면접 보러 오라던 카페, 알고 보니 유흥업소? 위험한 알바를 조심해!


굳이 출입증을 체크카드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출입증을 반납하지 않고 퇴사하거나,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양은 별다른 의심 없이 이에 동의했다. 인사담당자는 “지금 있는 곳으로 퀵서비스를 보낼 테니 이력서와 체크카드를 보내라”며, 출입카드 제작을 위해 이력서 뒤에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적어달라는 말도 슬쩍 덧붙였다.


“혹시 모르니 통장 잔액도 비워달라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의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던 듯해요. 일단 보내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생각할수록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사기’라고 나오는 거예요.”


A양은 곧바로 경찰에 해당 업체를 신고했다. 통화 내용을 녹음해둔 것이 있어 증거물로 제출했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발신지가 해외라서 잡기 어렵다”는 말이 돌아왔다. A양이 체크카드를 보냈다면 사기꾼들은 이를 이용해 대포통장을 만들어 범죄에 악용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연루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유흥업소·다단계

면접 장소가 왜 회사 위치랑 다르죠?

최근 페이스북에서 20대 여성의 ‘알바 면접 후기’가 이슈가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간 곳이 의심스럽다는 내용. 글 작성자는 “카페 아르바이트생 모집공고를 보고 연락했는데, ‘친구나 가족과 함께 오지 말라’며 카페가 아닌 다른 곳에서 면접을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면접을 보고 온 뒤 해당 공고에 나와 있던 카페 주소를 검색했는데,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고 나왔다. 그제야 자신이 굉장히 위험한 알바 면접을 다녀왔다는 것을 직감했다는 것. 작성자는 “친구와 함께 가서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지만, 혼자 갔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며 두려움에 떨었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이처럼 거짓 모집공고에 속아 피해를 보고 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이나 헬스장, PC방 카운터 알바를 구한다고 해서 가보면 유흥업소인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


거짓 모집공고에 속아 다단계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고소득의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한 C씨. 면접을 보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가니 곳곳에 칸막이가 쳐져 있고 여러 명의 직원이 상담 중이었다. C씨도 그 중 한 자리에 앉아 상담을 했다. 상담원은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일단 300만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를 설득했다.


“제가 하는 일은 구직 사이트에 매일 글을 올리는 것이었어요. 회사 위치는 아무 곳이나 찍도록 하고요. 그래서 채용 사이트에 올라오는 공고와 다른 곳에서 면접을 보게 되는 거죠. 구직자들이 현혹되게끔 공고를 내기 때문에 하루 5~7명 정도 연락이 오죠.”


실제로 C씨가 근무한 회사는 다단계 업종이었다. 상담을 통해 직원을 입사시킬 때마다 50만 원을 수당으로 받는 구조. 하지만 3개월 근무하는 동안 C씨는 한 번도 직원 모집에 성공하지 못했고, 당연히 수익도 없었다. 결국 C씨는 처음 대출받았던 300만 원 중 10%인 30만 원만 돌려받고 퇴사했다. 이후 퇴사자들이 모여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아직도 피해 금액은 돌려받지 못했다.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 ‘알바몬’ 홍보담당자는 “자체 시스템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채용공고를 필터링하지만, 공고가 올라오고 시스템에 등록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며 “그 짧은 시간에도 공고를 보고 연락하는 구직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피해 사례를 살피고, 아르바이트 지원 시의 주의점을 명확히 이해해야만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수상하다, 수상해~ 이런 알바 조심!


① 카톡으로 연락하는 인사담당자?

“전화 연락이 어려울 수 있으니 SNS 문의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보인다면 일단 의심할 것. 신원이 불확실한 SNS 연락을 통해 취업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② 사원증·출입증을 만들어야 한다고?

사원증 또는 출입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며 개인의 통장 계좌, 현금카드,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을 요구해 현금을 인출하거나 보이스피싱 사건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통장 계좌와 현금카드를 양도하거나 비밀번호를 알려줘서는 안 돼~!


③ 지하철역 앞에서 전화 달라고?

사무실이나 매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면접 제의를 하는 회사라면 일단 의심. 뜬금없이 OO역 앞에서 전화를 달라거나 채용공고와 전혀 다른 곳에서 면접을 제의한다면 해당 기업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알아볼 것.


④ 면접진행비를 먼저 내라고?

외국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 비행기 값과 숙박비용을 선금으로 입금하라고 요구한 뒤, 입금하면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있다. 면접비를 먼저 요구하는 업체는 불법업체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 : 알바몬



글 박해나 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