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 ACTION

뮤직비디오 만드는 아티스트 네버레코즈(NVRD)



‘기록하지 않는다’는 뜻의 네버레코즈(Never Records). ‘기록이 아닌, 진실만 담는다’는 뜻으로 고심 끝에 지은 이름이다.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네버레코즈는 ‘아티스트 정신’으로 무장한 6명의 청년 아티스트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이다.


업계에서는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지만, 2013년 7월 공식적으로 프로덕션의 문을 연 뒤 가수 윤하, 올티, 소울다이브 등과 같이 작업한 인증된 제작자들이다. 단순한 청년의 패기라고 여기기에는 비범한 구석이 있는 네버레코즈 이야기.



뮤직비디오 만드는 아티스트 네버레코즈

(왼쪽부터 시계방향) PETER, ILLUMIN, JEDAI, ROH_CINE, WONI, SAMHWAGOON



NEVER RECORD`S PROFILE


ILLUMIN(Film maker, Creative Director) 네버레코즈를 만든 대표. 지인들의 부탁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인터뷰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이었던 영상 기획, 제작이 ‘하고 싶은 일’이자 ‘할 수 있는 일’이 되어갔다. 네버레코즈를 어디까지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요즘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서 이루어질 일은 하나도 없어요. 하고 싶으면 일단 시작!”


JEDAI(Director of Photography) 어렸을 때 영화를 보며 느꼈던 전율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어 영화공부를 시작했다. ‘재능’이 없다는 불안감에 주춤한 것도 잠시, 자신을 믿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다. ‘2014 런던한국영화제’에 초청받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아직 쏟을 것이 많은 열혈 아티스트.

“두렵겠지만, 실패해도 괜찮으니 도전하세요. 언제나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WONI(illust·production designer) 대학에 입학한 후 세상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했지만, 졸업 후 1년간 방에 틀어박혀 A4용지에 검정색 볼펜으로 그림만 그리며 자신을 단련해나갔다. 영국 노팅엄에서 전시까지 한 이력이 있는 실력 있는 작가. 능력보다 스스로를 성장시키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기회를 잡고 싶다면 우선 준비하고 만드세요. 기회는 준비한 사람에게만 오는 법이니까요.”


SAMHWAGOON(Motion designer) 미술과 음악에 대한 관심이 ‘모션그래픽’에 닿아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음악, 노래, 기획, 촬영, 연기까지 혼자 만든 졸업 작품을 계기로 뮤직비디오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키웠다. 한국을 넘어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것이 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늦은 시기는 없어요. 당당하게 도전하세요.”


PETER(Producer) 분야를 막론하고 뭐든지 배우고 경험하느라 조금 늦게 대학에 입학했지만, 그만큼 틈나면 현장이나 도서관에 가서 열정을 쏟았다. 덕분에 네버레코즈의 프로듀서로 함께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 같은 생각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큰 꿈을 꾸고 싶다.

“박찬욱 감독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그러시더라고요. 힘드니까 영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럼에도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움직이라고.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하세요.”


ROH-CINE(Director, Producer) 카메라 앞에서, 또는 뒤에서 뭐든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좋았다. 꿈꾸며 살다 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잠시 방황했지만 영상을 만들 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

“자신의 고민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황한 설명은 필요 없어요. 마음이 끌리면 하세요.”






전직 스타 음반 프로듀서 ‘댄’은 우연히 들른 뮤직바에서 ‘그레타’의 음악을 듣고 음반 제작을 제안한다. 댄은 그레타와 음반 제작을 위해 음악에 열정이 있는 연주자들을 한 명씩 섭외해 거리밴드를 구성한다. 네버레코즈는 영화 <비긴 어게인>과 어느 정도 닮은 구석이 있다. 마케팅 대외활동, 언론사 시험, 대기업 취업준비…. 이것저것 해봐도 결국 ‘영상’에 대한 열정을 식힐 수 없었던 ‘일루민(ILLUMIN)’이 런던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했을 만큼 실력이 탄탄한 제다이(JEDAI), 서울영화제 대상 수상에 빛나는 고등학교 방송반 후배 로씬(ROH-CINE), 단편영화·상업영화 등 꾸준히 영화 일을 해오던 후배 피터(PETER), 대학 때 댄스 동아리를 함께 했던 워니(WONI), 워니의 소개로 알게 된 삼화군(SAMHWAGOON)까지 5명을 모아 네버레코즈를 만들었기 때문.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답답함을 느꼈어요. 내가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친구와 이야기하며 나온 결론은 ‘하고 싶은 것을 하자’였어요. 밤새 단편영화·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블로그에 그동안 만들었던 작품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가수 윤하의 기획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프로모션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미팅을 하자면서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멤버들을 만나 함께 작업을 시작했어요”


‘재미있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즐겁게 임한 덕분인지 첫 작품의 결과는 대성공. 납품한 뮤직비디오가 일본 타워레코드 메인 전광판에 걸리기까지 했다. 작품을 위해 건너건너 소개받아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6명의 호흡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사람들처럼 빈틈이 없었다.


“합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우리의 작품’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죠. 단 한 명도 망설이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탄생한 팀이 ‘네버레코즈’예요. 그때가 2013년이었어요”



뮤직비디오 만드는 아티스트 네버레코즈



이제 막 시작한 새내기 제작사지만 네버레코즈의 실력은 의심할 데가 없다.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윤하를 비롯해 올티, 소울다이브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한 이력이 이들의 능력을 증명한다. 문제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발생했다.


“창업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마음은 애초에 없었어요. 단지, 함께 작품활동을 하고 싶어 만든 프로덕션이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사업자가 챙겨야 할 많은 부분을 놓쳤죠. 소득세나 부가세 같은 부문 말이죠. 경영이나 회계 체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던 거예요. 3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하나씩 공부하며 차근차근 운영해 나갔어요. 창업, 대외활동, 취업 경험을 총동원해 마케팅 활동도 시작했죠.”




뮤직비디오 만드는 아티스트 네버레코즈




무조건 즐겁게, 안 되는 것은 없을 테니까!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였다는 점, 다른 제작사와 달리 연출?조연출?미술팀까지 팀으로 움직인다는 점,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재킷 촬영의 콘셉트까지 잡아준다는 점. 네버레코즈에 주목해야 할 충분한 이유들이다. 하지만 네버레코즈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은 멤버들이 ‘굳이’ 사용하는 영어 이름이다. 영어 이름을 쓰는 이유는 형, 동생 할 필요 없이 서로를 아티스트로 존중하기 위한 것. 작품에 쏟아 붓는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촬영장에서는 절대 화내지 않는 것이 룰이에요. 상대가 누구라도 촬영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상상할 수 없죠. 덕분에 24시간이든 48시간이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팀워크야 두말할 것 없죠. 그래서 조명, 카메라 등 외부에서 온 스태프들이 신기한 눈으로 저희를 바라보기도 해요.”


네버레코즈는 즐기면서 하다보면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촬영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다 될 거야”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망설이지 않고 시도할 수 있는 ‘아티스트 정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여러 가지 경험을 쌓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그간의 경험을 모아 저희만의 색을 정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다른 곳에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작품을 보자마자 ‘네버레코즈’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원치 않아요. 틀에 갇히면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할테니까요”


현재 네버레코즈가 집중하는 것은 뮤직비디오지만, 장기적으로는 드라마,영화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올해 말에는 전시도 열 예정.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네버레코즈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네버레코즈 페이스북 www.facebook.com/nvrd1






글 김은진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 네버레코즈 제공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