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17년부터 가을학기제가 시행될지도 모른다.

해외 선진국 학제에 맞춰 9월에 학기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법무부는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이공계 외국인유학생이 졸업 전 국내 산업체에 입사할 수 있도록 법제화했다. 외국인유학생 장학금 ‘GKS(Global Korea Scholarship)’ 사업 규모도 지난해 연 605억 원에서 올해는 1000억 원, 2020년까지 2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들 정책의 공통된 목적은 ‘글로벌 인재 유치’다.

기업에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현지 인력을 지원하고, 국내 인재에게는 해외파견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인재를 안팎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범정부 차원의 노력은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유학생 채용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정부기관과 각 대학도 이들에게 적극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채용 트렌드] 외국인유학생 찾아 삼만리, 한국인은 NO 외국인은 YES?


지난 2011년, 제1회 ‘외국인유학생 대상 채용박람회’가 탄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전담해 현재까지 매년 개최하는 이 행사의 참가 기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2년간 평균 참여자도 2400여 명이나 된다. 한 해 재한 외국인유학생이 약 1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거주지 등 기초 여건을 고려한다면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코트라는 오는 9월, 5회째 박람회를 열고 100여 기업을 초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지방에서도 행사를 개최한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외국인유학생 인기

앞서 박람회 현황에서 보듯, 최근 해외시장 확대 움직임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유학생 채용이 활발하다. LG상사와 LG전자는 최근 아예 별도의 전형을 만들어 외국인유학생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지난해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글로벌 챌린저’ 탄생 20주년을 맞아 외국인유학생들만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부문을 신설하고 일부 학교에서 모집설명회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하반기 재한 외국인유학생을 공개채용했다. CJ 등 일부 기업은 외국어 인적성 문제지를 따로 제작해 글로벌 인재 채용에 활용한다.




이공계 유학생을 전문으로 채용하는 기업도 많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하반기 공학계열 유학생을 별도로 선발했고, 대림산업도 건설기술 부문에 외국인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에서도 이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매년 여름·겨울방학 때 서울 거주 외국인유학생 20~30명을 인턴으로 채용한다. 인천시도 유학생 인턴을 선발해 글로벌 사업 관련 건의사항을 듣는다.


외국인유학생의 입사 직종은 크게 경영·마케팅과 엔지니어 두 가지다. 코트라가 2013년 박람회에 참여했던 유학생들의 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205명 중 절반에 가까운 98명(47.8%)이 경영·마케팅 직무에 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직종은 영업이었다. 53명(25.8%)이 영업(영업담당, 영업지원 포함)직에 합격했고, 이 중에서도 해외영업이 67.9%인 36명으로 가장 많았다.



영업 및 엔지니어 중심으로 채용

나머지 절반은 엔지니어 직종이 차지했다. IT·전기전자·플랜트 등 업종에 관계없이 엔지니어 직무로 취업한 유학생은 45.3%인 93명이었다. 이 중에는 웹 개발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단순 엔지니어(14명), 기계공학기술자(13명)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강사·번역 등 교육 관련 직종 합격자도 11명으로 5.3%였다.



한국인 인력수급 문제는?

이같은 외국인유학생의 인기 탓에 일부 국내 구직자들은 취업문이 더 좁아지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기도 한다. 미국 소재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조 모씨는 “해외영업에 관심이 많아 유학까지 다녀왔는데 기업이 현지인을 채용해버리는 탓에 해외대생의 메리트가 사라질까봐 걱정”이라며 “가뜩이나 취업난이 심각한데 한국인부터 우선 채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씁쓸해했다.


하지만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외국인 유학생 채용은 별도”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유학생을 채용한 대림산업의 양채승 글로벌인사팀 대리는 “회사 신규 글로벌시장 업무를 맡기기 위한 현지 인력이 필요한데 외국인유학생은 한국에서 공부한 덕에 한국문화 이해도도 높고 한국어도 가능해 선호한다”며 “한국인 채용과 별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내국인 채용 TO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제조업체의 인사팀장도 “최근 해외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담당할 현지 인력에 대한 요구가 새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용 트렌드] 외국인유학생 찾아 삼만리, 한국인은 NO 외국인은 YES?

외국인유학생 채용박람회 참가기업 수

증감현황


코트라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열고 있는 ‘외국인유학생 채용박람회’의 참가 기업 수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첫 회 당시 38개였던 참가 기업 수는 2014년 122곳으로 3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글 이도희 기자|사진 한국경제 DB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