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기업 계약 통해 학부 졸업과 동시에 취업
한양대는 스마트융합공학부 운영 중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김수지 대학생 기자] 한양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의 계약을 통해 현장실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다. 계약학과는 교육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사업’으로 2018년부터 시작돼 현재 가천대, 한양대를 비롯한 8개 대학이 참여 중이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선택해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학교와 기업이 모두 필요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른 일반 학과와의 차이점이다.
△전국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현황
△전국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현황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생이 되려면?
서류 과정은 1차 서류 심사와 지원기업체 내방 상담, 2차 면접 심사 총 3단계로 구성된다. 서류 심사는 다른 학과와 마찬가지로 학생부 종합 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지원기업체 내방 상담은 1단계 합격자만 직접 기업체에 방문해 상담 및 업무능력을 검사하는 것이다(미실시 기업도 있으며, 기업체별로 상이하다). 2차 면접 심사에는 기업체 인사담당자와 전공 교수, 입학사정관 등의 면접관과 면접을 거친다. 매년 기업체의 참여 현황을 공개해 학생들은 사전에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지원하게 된다. 즉, 학생들은 하나의 전공과 하나의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는 3년의 교육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수여 받는다. 1학년에는 전공 기초능력과 현장 실무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집중적으로 이수한다. 2·3학년 때는 업무와 학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본격적으로 기업에 근무하며 본인이 선택한 직무와 관련된 심화 교육을 받는다. 주간에는 회사에서 업무를 봐야 하기에 학생들은 야간과 주말을 통해 수업을 받고,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기당 9~12학점을 수강한다.
△한양대 ERICA캠퍼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스마트융합공학부) 소개
△한양대 ERICA캠퍼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스마트융합공학부) 소개
교육인프라가 곧 경쟁력, 한양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스마트융합공학부)
한양대 ERICA캠퍼스는 2018년에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한양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의 이름은 ‘스마트융합공학부’로 소재·부품 융합 전공, 로봇 융합 전공, 스마트 ICT 융합 전공, 건축 IT 융합 전공으로 각 학년 별 150명의 학생이 있다. 스마트융합공학부 학생들은 1학년 때 총 60학점을 수강한다.

김태곤 스마트융합공학부 학부장은 다른 7개 학교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와의 차이점으로 ‘교육 인프라’를 선정했다. 김 교수는 “한양대 ERICA캠퍼스에는 클러스터 존이 있는데, 클러스터 존에는 LG 이노텍 등 다양한 기업이 모여있다”며 “이러한 환경적 요소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체학과’도 한양대만의 특별함으로 선정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융합공학부의 각 전공은 기존 학과들을 바탕으로 개설했다”며 “모체학과 교수와의 협업이 잘 이뤄지고, 그 교수로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 이런 점이 다른 학교와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성진(한양대 3) 씨는 디앤이 구조엔지니어링에서 재직 중이며 현재 스마트융합공학부의 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임성진(한양대 3) 씨는 디앤이 구조엔지니어링에서 재직 중이며 현재 스마트융합공학부의 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재학생이 말하는 계약학과의 장점은?
임성진(한양대 3) 씨는 건축 관련 회사인 디앤이 구조엔지니어링에서 재직 중이다. 그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고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에 진학을 결심했다. 임 씨는 “입학과 취직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남들보다 몇 년 앞선 경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부한 장학금이 학과 선택 요인이 되기도 했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는 1학년에는 전액 장학금(희망사다리), 2·3학년 때는 기업에서 등록금의 50%를 지원해줘 경제적인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다.

임 씨는 현재 회사에서 건축구조설계와 건축물 내진 성능평가를 맡고 있다. 건축구조설계는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도면을 의뢰하면 도면에 그려진 건물의 보, 기둥, 벽체 등과 같은 구조재의 사이즈 등을 설계하고 계산하는 업무다. 임 씨는 “많은 분이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면 피곤하리라 생각하겠지만 회사 다니는 데에 있어 전공 주임 교수님들과 회사 측의 배려로 큰 차이를 느끼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보안업체인 에이치디에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영(한양대 2) 씨
△보안업체인 에이치디에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영(한양대 2) 씨
김진영(한양대 2) 씨는 보안업체인 에이치디에스에 재직 중이다. 김진영 씨가 회사 선택 과정에서 중요하게 본 것은 안정성이었다. 그는 “근무 사원수와 매출액이 큰 곳을 선정해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영 씨는 현재 2학년으로 올해부터 업무와 학업을 병행한다. 그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 5일제 근무를 하고, 근무가 끝난 오후와 토요일을 이용해 수업을 듣는다.
△한양대 ERICA캠퍼스 스마트융합공학부의 교수와 학생회의 사진이다. 김진영 씨와 임성진 씨 모두 가족같은 학과의 분위기를 칭찬했다.
△한양대 ERICA캠퍼스 스마트융합공학부의 교수와 학생회의 사진이다. 김진영 씨와 임성진 씨 모두 가족같은 학과의 분위기를 칭찬했다.
한양대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태곤 교수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그 인재가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할 것이다”며 “두 번째로 학교와 기업의 상생을 위해 중소기업의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학교에 들어올 때 본인은 기업과의 직원으로서 약속하고 들어오는 것이다”고 설명하며 “대학생의 신분도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선 미래의 직원인 만큼 인재의 역할을 인지하고 입학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학생인 임성진 씨와 김진영 씨 모두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를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김 씨는 “코로나19 등으로 취업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안정감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씨는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선물을 드렸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여느 대학생들과 달리 돈 걱정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이 우리 학과 학생들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