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 고독사라는 것이 경제력을 떠나 혼자 사는 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이제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참으로 고독하고 씁쓸한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고처럼 말입니다.
진작부터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도 고독사는 큰 사회문제입니다. 가족과 인연이 점차 멀어지고 1인 가정이 보편화돼 가고 있지요. 일본에서는 현장에서 신원 혹은 연고자 확인이 안 되는 죽음이 전국적으로 3만2000여 명에 이르렀는데요, 모든 인간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혼자 죽어 아무도 거두지 않는 이런 죽음을 일본인들은 ‘무연사’라고 표현합니다.
NHK는 특별 프로젝트팀을 꾸려 무연사에 대해 장기간 취재했는데요,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 ‘무연사회’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말 그대로 일본 사회가 사람과 사람 사이 연고가 없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고령화와 저출산, 개인주의’의 삼위일체가 일본에서 무연사회라는 병리적 사회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일생에 단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독신 비율인 ‘평생미혼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사회 안전망을 무너뜨리고 젊은 세대들을 잠정적인 결혼 포기 상태로 이끌었습니다. 노년층에서 비롯된 정서적 ‘무연감(無緣感)’은 30~40대로 퍼져나가고 있고요. 일본은 그야말로 혼자 살다 혼자 죽는 것이 점점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입니다. 한국의 노령화 속도는 기네스북 감이죠. 독거노인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 만에 배로 늘었습니다. 서울의 가파른 1인 가구 수 증가 속도는 시 주택정책을 바꿀 정도입니다. 50세가 넘도록 결혼하지 않은 서울의 미혼 인구는 40년간 7배가 늘어 150만 명에 달합니다.
무연사회는 이제 이웃나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과연 이런 사회의 병적인 흐름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일단 먼저 고민하기 시작한 일본의 예부터 참고해야 옳지 싶습니다. 무연사회 속에서 인공적이지만 자연스러운 인연을 지속적으로 네트워킹할 수 있는 생각과 실천이 그것입니다. 이것이 어쩌면 네트워크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꼭 해야 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무연사회
NHK 무연사회 프로젝트팀 | 용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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