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혈기 왕성한 나이가 있다면 대충 몇 살쯤이라고 해야 할까. 더 이상 젊지 않고 혈기도 시들해지는 나이는 언제부터일까. 살면서 허튼‘짓’ 하지 않고 딴‘짓’도 하기 싫고 엉뚱한 ‘짓거리’도 생각나지 않을 때(계속 ‘짓’이라는 표현을 써서 다소 거슬리더라도 참고 읽어주기 바란다) 그때가 바로 나이가 들 만큼 든 때가 아닐까.

20대 지나 30대를 건너고 40대를 넘어 50대가 돼서도 가던 길에서 한눈팔고 딴짓하고 옆으로 새고 싶은 충동이 시도 때도 없이 생겨나는데, 세상 달관한 사람처럼 점잖은 체만 하고 있어서야 어디 펄펄 끓는 젊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젊었을 때는 방황하라. 방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싶은 ‘짓’이 있으면 지금 해버려라.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틀림없이 온다. 그러기 전에 마음이 이끄는 ‘짓거리’가 앞길을 막아서거든 그 짓거리가 하자는 대로 몸과 마음을 맡겨보라.

젊었을 때는 이것저것 너무 재며 살지 마라. 지금 아무리 미래를 재단하려고 애를 써봐도 당장 10년 후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가올 미래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가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애매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한다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출산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노령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이 속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노동력을 수입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 시대가 낳은 걸출한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2030년 이후가 되면 1년에 5000만 명의 사람이 이런저런 연유로 국가 간 이동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국적이 분명하지 않은 다문화 사회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가의 정체성 자체가 아주 모호해질 것이다.

자생력을 가진 개인만이 살아남고 번영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때를 위해서 지금은 다양한 경험과 함께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잘 알려진 길만이 최선의 길이 아닌 시대다. 지금 하는 딴짓이 나중에 엉뚱하게도 무척 잘한 짓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심해야 한다. 딴 데로 가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내공을 기를 수 있는 길이어야 한다. 완전히 에너지를 탕진하고 기력을 소진하게 하는 길은 경계해야 한다. 내면의 열정이 이끈다면 그 길에서 방황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유혹이 손짓하는 길이라면 이를 악물고 뿌리쳐라. 젊음은 어떤 길이든 망설임 없이 나아가기에 최적의 시기이지만 가도 좋은 길이 있고 가서는 안 될 길이 있음을 꼭 새겨두라.

50세가 넘은 필자도 끊임없이 삶의 길 위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치열하게 살고 싶거든 젊었을 때 역동적인 삶을 살아라. 그럴수록 삶은 뜨거워진다. 두려워하지 말고 젊음의 혈기가 용암처럼 분출할 때 어서 길을 나서라. 젊음은 그렇게 살라고 주어진 시간이니까.
[정승균의 희망칼럼] 방황할수록 삶은 뜨거워진다
내면의 열정이 이끄는 그 길에서 마음껏 방황하라.
자생력을 가진 개인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온다.


[정승균의 희망칼럼] 방황할수록 삶은 뜨거워진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