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잘하고 싶다면 ‘유혹’이란 키워드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이라 해도 유혹에 젬병이라면 진짜 인연이 다가오더라도 놓쳐버릴 수 있으니까. 침대 밖에서든 침대 안에서든 기억해야 할 유혹의 원칙에 대하여.
[LOVE] 침대 밖에서도 침대 안에서도 두루 통하는 유혹의 원칙
섹슈얼리티의 취향에 대해 고민해보라

유혹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성을 꾐’이라고 되어 있다. 단순히 이성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상대방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는 것이 유혹의 핵심이란 얘기다.

우리는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저 여자가, 내가 만나고 싶은 바로 그 남자가 어떤 것을 섹시하다고 느끼는지 알아야 그 상대방을 유혹하는 일도 수월해진다.

남자가 노출 있는 의상을 좋아한다고 철석같이 믿어버린 여자가 무턱대고 탱크톱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공략하려고 하는 것은 개개인의 취향을 무시한 방법이라 NG다. 개인마다 ‘발동’이 걸리는 섹슈얼리티의 기준이 따로 있다는 걸 명심하고 당신이 만나고 싶은 그 사람을 공략해야 한다.

내가 한때 좋아했던 어떤 남자는 “어딘가 차갑고 그래서 어려워 보이는 네 모습이 그렇게 섹시해 보일 수 없다”고 고백했었다. 살갑게 대시해오는 여자들 틈에서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는 그 모습에 정복욕이 미친 듯이 넘실댔다나. 당신이 지금 관심 있어 하는 그 사람이, 혹은 당신이 지금 사귀고 있는 그 사람이 어떤 섹슈얼리티에 반응하는지 5초 안에 대답할 수 있는가?



유혹은 대담해야 한다

유혹할 것인가, 유혹당할 것인가. 솔로가 아닌 커플 라이프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유혹을 하는 주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대담해져야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함께 수영장에 가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에 태닝오일을 발라주는 상황이 되었을 때야말로 대담한 유혹을 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 될 것이다.

“남자친구와 야외수영장에 놀러갔고 몸에 오일을 발라달라고 했죠. 그가 오일을 제 몸에 발라주는 순간 비키니 끈을 툭 하고 끌렀어요. 저의 대담한 행동에 저도 놀랄 지경이었죠. 하하. 그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니 결국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우리 태닝 그만하고 집으로 가지 않을래?”라고 말했어요. 그날 저녁도 먹지 못한 채로 얼마나 뜨거운 밤을 보냈던지….” (김윤희·22세·가명)

그녀가 남들 앞에서 연인끼리 태닝오일을 발라주는 것이 부끄럽다고 주저했거나 아무렇지 않게 몸을 내맡기기만 했다면 그날 밤 둘의 침실 온도는 사뭇 다르지 않았을까. 유혹, 이왕 할 거라면 대담해지자. 그래도 된다.



시각적인 자극부터 신경 써라

자극은 감각에 대한 문제여서 우리는 시각적 자극이나 청각적 자극, 촉각적 자극 등 다양한 자극과 섹슈얼함을 연결시켜 생각하곤 한다. 이 중에서 으뜸은 역시 시각적 자극이 되겠다.

남자들이 시각적 자극에 가장 약하다는 것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진실. 여자들은 청각이나 촉각적 자극에 비교적 예민하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역시 남자들만큼이나 시각적 자극에 꽤 드라마틱하게 반응한다.

남자의 시각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것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아슬아슬함’이 될 것이다.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보다 그들을 자극하는 건 길게 슬릿이 들어간 펜슬 스커트 쪽이고(그래서 걸그룹 시스타의 의상을 보고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홀딱 벗고 있는 여자의 누드보다는 커튼 뒤로 비친 묘한 실루엣에 좀 더 강한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는 얘기다.

여자의 시각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건 ‘단단함’이 아닐까 싶다. 여자들은 스스로가 갖지 못한 남자들 특유의 단단하고 듬직한 모습에 강렬한 자극을 받는 것과 동시에 ‘저 남자라면 나를 편안하게 보호해줄 것 같아’라는 무의식적 자각을 느끼게 된다.

듬직한 어깨, 단단한 가슴, 탄탄한 팔 같은 것 말이다. 예전에 만났던 한 남자는 “여자들이 남자의 단단한 팔 근육에 꽤나 자극을 느낀다는 걸 안 이후로 팔운동을 특별히 신경 쓰는 데다 그녀를 옆에 태우고 운전할 일이 있을 땐 무조건 소매를 걷어붙인다”고 고백했다. 자,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볼 시간이다. ‘나는 남자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어떤 시각적 자극을 이성에게 보여주고 있는 사람일까?’라고 말이다.



‘아니면 말고’ 의 정신을 기억하라

유혹이 일어나는 순간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유혹을 하는 사람 그리고 유혹을 받는 사람. 언뜻 보면 먼저 대담한 작업을 시작한 쪽이 좀 더 파워풀해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은 유혹을 하는 쪽은 언제나 그 결과에 대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상대방이 나의 유혹을 아예 무시하면 어쩌나, 나의 유혹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져 이 모든 것을 그르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하지만 절대로 이런 징후를 상대방에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난 지금 너에게 끌렸기 때문에 유혹을 하긴 하지만 네가 별로라고 해도 난 괜찮아’라는 뜻을 전달할 수 있다면 유혹의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 말이다. 그와 함께 카페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나오는 길, 일부러 지갑이나 소지품을 떨어뜨린 뒤 그것을 주워서 몸을 일으킬 때 손으로 그의 다리나 허벅지를 쭉 훑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당연히 그는 흠칫 놀라서 ‘너 갑자기 왜 이래?’라며 당신의 얼굴 표정을 살필 것이다. 그때 뭔가 야릇하거나 절실한 표정으로 그를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무슨 일 있었어?’라는 표정으로 그를 대해야 한다. 갑자기 강렬한 유혹을 했다가도 순식간에 자기 페이스로 돌아가버리는 여자를 보고 묘한 감정이 생길 것은 안 봐도 비디오!



섹시함의 끝을 보고 싶은가?
대담 테크닉 5

* 장난감 수갑을 구입할 것. 그리고 상대방에게 다가가 조금은 단호한 자세로 그 수갑을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보자. “오늘밤만은 나의 노예가 돼줄래?” (반대로 당신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달라고 말한 뒤 “오늘밤만은 너의 노예가 돼보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도 효과 만점이겠다.)


*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이 한창일 때 상대방의 가장 은밀한 그곳에 손을 가만히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느린 속도로 그곳 주변을 터치하기 시작하는 것.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 상대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이고 영화가 끝난 후 두 사람은 한결 뜨거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 몇 번쯤 섹시한 시간을 보낸 사이라면 이런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상대방을 집에 오라고 한 뒤 집 안 곳곳에 포스트잇을 눈에 띄는 색깔로 붙여두는 것이다. 상대방이 “이게 다 뭐야?”라고 묻는다면 그때 “내가 당신과 오늘 사랑을 나누고 싶은 장소야”라고 대답하면 된다. 어때, 쉽지?


* 상대방의 휴대폰을 살짝 입수해 자기 몸의 섹시한 부위를 촬영해두는 것이다. 섹시한 가슴골이나 속옷 차림의 모습, 키스하려는 듯한 입술 모양도 좋겠다. 무심코 휴대폰 사진첩을 본 상대방은 당신의 섹시한 사진을 보고 심장이 사정없이 쿵쾅대겠지?


* 둘이서 홈데이트를 하다가 상대방에게 전화가 걸려왔을 때야말로 섹시한 몸짓을 사정없이 선보이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통화 중인 당신의 그 혹은 그녀의 귓불과 목에 사정없이 키스를 퍼붓는다든가, 통화 중인 상대방에게 다가가 요염하게 백허그를 한다거나. 오케이?
[LOVE] 침대 밖에서도 침대 안에서도 두루 통하는 유혹의 원칙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디렉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내 사람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