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하는 진지한 리서치

“그 교수님은 학점 잘 주신대!” “수업이 엄청 재미나다면서?” “보강을 칼같이 해서 애들이 싫어한대.” 제법 익숙한 대화 내용 아닌가? 친구들과 한 번쯤 교수와 특정 수업에 관한 뒷담화를 나눠본 적 있으리라. 다음 수강신청에 대한 힌트를 얻고 속풀이도 하는 그 ‘맛’이 꽤 쏠쏠하다.

그런데 학생들만 교수에 대해 운운하는 게 아니다. 교수님들도 가르치고 싶은 학생 이상형을 그려볼 권리가 있다.

서울 6개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 31명과 대학생 56명에게 물었다. ‘학교에서 서로가 원하는 이상형은?’

마치 밀당하는 남녀처럼 서로 엇갈리는 시선을 보내는 교수와 학생. 그 속마음을 훔쳐보러 가보자.
교수vs학생, 서로가 생각하는 이상형은?
part 1 교수가 바라는 학생 이상형
이런 학생 ‘최고야!’

1위 수업 태도가 좋은 학생이 많으면 힘이 나! 15명

“수업 태도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예의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지하고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는 학생은 성적과 상관없이 예쁠 수밖에 없지요. 그런 학생이 많을수록 강의할 힘이 불끈 난답니다.”

김연신(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2위 인사 잘하는 학생이 예쁘더라. 7명

“학기 중에는 인사도 잘하고 가깝게 지내려고 하지만 성적이 나가고 난 뒤에는 무반응인 학생이 많아요. 학기가 마무리된 뒤, 혹은 내 수업을 듣지 않아도 반갑게 인사하는 학생들이 좋아 보이더군요.”

이현우(덕성여대 교양학부 교수)



3위 뭐니 뭐니 해도 공부를 잘해야! 3명

“묵묵히 공부 열심히 하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학생이 최고죠. 수업을 잘 따라와 준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낍니다. 교수 입장에선 그런 학생들이 기특해요.”

빈기범(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기타 의견
- 모든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는 학생이 좋아!
- 질문을 하러 찾아오거나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이 예뻐!
- 개성 가득한 대학생에게 눈길이 가네~

※ 조사대상 : 서울 6개 대학 교수 31명



part 2 학생이 바라는 교수 이상형
이런 교수님 ‘싸랑해요!’
교수vs학생, 서로가 생각하는 이상형은?
1위 철저한 수업 준비로 최고의 강의를 하는 교수님, 존경합니다! 23명

“교수와 제자 관계의 근본은 가르침을 주고 배우는 관계 아니겠어요? 강의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난 교수님이 최고일 수밖에 없죠!”

김태성(성균관대 철학 4)



2위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교수님, 멋지십니다! 15명

“가끔 식사를 같이 하고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교수님이 계신데, 제가 친근함을 느껴서인지 수업 내용도 귀에 더 쏙쏙 들어와요. 질문이나 발표 등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서 더 좋답니다.”

임채복(서경대 영어 4)



3위 성적 등 평가기준이 명확한 교수님, 칼 같으셔서 좋습니다! 11명

“재미있고 친근한 교수님이 계세요.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셔서 학생들이 무척 좋아했는데 정작 시험이나 과제에 대해선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았어요. 학점도 마구잡이 식으로 주셔서 불만이 가득했죠.”

이윤지(덕성여대 서양화 3)



기타 의견
- 유머러스해서 재미있는 강의를 하는 교수님이 좋아!
- 사회 운동에 적극 참여하시는 교수님 멋져부러!
- 자주 휴강하는 교수님, 고맙습니다~
- 자태가 알흠다우신 여교수님 거듭 고맙습니다~

※ 조사대상 : 본 기자 페이스북의 대학생 56명




결론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명강의를 하는 교수를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맨 앞자리에 앉아서 사슴같이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수업에 임해보라. 그 어떤 교수든 그대의 열정 넘치는 자세에 힘입어 마이클 샌델을 능가하는 강의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학생들과 잘 어울리며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는 교수를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르는 교수님이라도 정중하게 인사하고 종강한 수업의 교수님이라도 건강한 웃음으로 밝게 인사를 건네보라.

그 인사가 인생의 멘토를 얻게 해주고 속이 꽉 찬 수업으로 돌아올 것이다. 성적 등 평가기준이 명확한 교수님을 만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묵묵히 수업을 잘 따라가서 좋은 성적을 내보아라. 열심히 한 학생은 높은 학점으로 보답받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글·조사 장효원 대학생 기자(명지대 디지털미디어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