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밤이 괴로운 것이다. 깊어져서 길어지는 밤. 누군가에게 고백을 앞둔 복잡한 심정과 생리적인 배고픔 사이에는 어떤 연계가 있는 것 같다. 마음이 고프거나, 배가 고프거나…. 어쩌면 야식과 고백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마싣구론] 야식 고백](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7522.1.jpg)
고백 한 번 못해본 사람 있을지 몰라도, 야식 주문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킨 주문 저렇게 장황하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양념치킨 한 마리. 무 많이 주세요!”
군더더기 없는 이처럼 완벽한 고백.
그러나 그 사람 앞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뭐가 그렇게 어렵고 힘들어서 이 밤에 잠도 오지 않는 것일까.
대답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시작으로 달라질 거라 생각하는 모든 것들. 사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대답은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슬픈 이야기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 그런 것이니까. 닿을 수는 있어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더라. 그러고 보면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 것인지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고백은 고백 그 자체에 의미가 있으니까.
고백은 대답을 듣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는 일이라고 들었다. 말로써 부풀린 고백보다는 ‘양념치킨 한 마리요~’처럼 담백한 고백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진심을 담는다면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 말로써 온전히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우주 같은 마음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하니까. 그대의 숨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열대야 때문에 날도 더운데 잠 못 이루고 있다면, 이불 차면서 뒤척이는 이유가 매미 우는 소리 때문이 아니라면… 통닭집 전화번호 누르듯 그 사람에게 연락해보는 것은 어떨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는가?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는 얘기는 느끼할 테니 배가 고파서 그랬다는 핑계가 좋겠다.
마포 소문난 족발순대국(합정 직영점)
합정역 5번 출구에서 자전거판매점 왼쪽 길 50m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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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싣구론] 야식 고백](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7524.1.jpg)
![[마싣구론] 야식 고백](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7525.1.jpg)
족발 제대로 하는 곳에서 맛있게 먹어본 사람은 안다. 야들야들한 족발의 유혹은 치킨보다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다이어트는 걱정하지 말 것! 족발에 다량 함유돼 있는 콜라겐은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으니 야식보다 약이라 생각하고 먹자. 합정역 5번 출구 근처에 공덕에서 이름난 족발집의 직영점이 있다. 갓 삶은 쫄깃한 껍데기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맛이 절로 술 생각을 부른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막역한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 좋은 곳. 안주 걱정도 필요없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시원한 북어 뚝배기는 이 집의 별미고, 순대는 무한 리필된다.
(족발 중 2만4000원, 대 2만8000원)
원조 신포닭강정(1호 분점)
인천 부평구 부평1동 534-59
t. : 032-505-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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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싣구론] 야식 고백](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7528.1.jpg)
(닭강정 중 1만 원, 대 1만5000원)
셰프스 테이블(Chef’s Table)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541 B1F(서울스퀘어 지하 1층)
t. : 02-6456-8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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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안 불닭피자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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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경험을 한 입씩 맛보길 원하는 극단적 경험주의자. 맛있는 일상을 블로그로 전하는 남자. 단국대 재학 중. 2010.2011 NATE(싸이월드)선정 파워블로거,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KBBA) TOP100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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