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처럼 시원한 하이트 공장으로 출발!

내리쬐는 태양에 맥주 한 캔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야구장에서, 콘서트에서, 각종 축제 현장에서 젊은이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 온 ‘청춘의 음료’.

김연아, 원빈, 이승기 등 내로라하는 CF모델들이 추천한 ‘젊음의 음료’.

지속적인 맛과 품질 향상으로 이제는 세계 속에서도 인정받는 우리 맥주를 만드는 그곳, 하이트를 찾아갔다. ‘맥주 사랑’을 자부하는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단 12명이 탐방에 동행했다.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 기자단이 탄 버스는 서울에서 홍천까지 신나게 내달렸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우 와, 여기 공원 같아!”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강원도 홍천의 하이트맥주 공장. 버스에서 내린 대학생 기자가 던진 첫마디는 감탄사였다. 도둔산 자락 아래 펼쳐진 16만 평 대지에 우뚝 선 홍천 공장은 푸른 잔디와 만개한 꽃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국내에서 하이트맥주를 생산하는 공장은 모두 세 곳. 지난 1997년 지어진 홍천 공장은 그중 ‘막내’다. 하이트맥주가 맥주업계에서 점유율 1위를 탈환한 1996년 ‘하이트 신화’에 뒤이어 태어난 ‘복둥이’이기도 하다.

“당시 하이트맥주를 찾는 이가 워낙 많아서 자칫 생산량이 부족할 뻔했는데 이곳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됐죠.” 홍보팀 서명석 차장이 설명했다. 연간 65만 Kl, 13억 병에 달하는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홍천 공장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홍천 공장에는 약 60만 리터의 맥주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탱크가 108개 있다. 160명의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단 모두가 하루에 10병씩 마신다고 할 때 220년이 넘게 걸리는 양이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기자단이 처음 향한 곳은 견학동 1층에 위치한 영상관과 전시관. 이곳에서는 시대별 맥주 제조 공정과 함께 하이트에서 출시한 맥주 브랜드를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대학생 기자들의 시선이 유난히 오래 머문 곳은 세계 각국의 캔맥주를 쌓아 만든 ‘맥주탑’. 세계 속에 우뚝 서겠다는 의미로 만든 모형이다. 하이트맥주는 지난 1962년 국내 최초로 해외 수출을 시작한 이래 일본, 몽골 등 50여 개국에 상품을 수출해왔다. “일본 시장 내에서 10위권에 들어갑니다. 진로 소주도 키핑해서 마실 정도로 인기라고 해요.” 기자단과 동행한 권용욱 과장이 말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 2007년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수출 부문을 통합해 해외사업본부로 조직을 확대했다. 2010년 수출 1억 원을 달성하고 2011년 9월엔 통합 법인인 ‘하이트진로 주식회사’를 새롭게 출범시키며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닦아왔다. 오는 2015년엔 수출 2억 달러를 이루며 세계 속에 종합 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본격적인 공장 견학은 2층 탐방로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탐방로를 따라 걷던 대학생 기자가 이번엔 “놀이공원 같다”며 신나 했다. 두 곳의 공장에 걸쳐져 있는 탐방로는 통유리창을 통해 가공 전 호프 열매의 모습부터 제맥, 담금, 발효 및 저장, 여과, 출하 과정까지 맥주 제조의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홍천 공장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군인, 대학생, 외국인 관광객 등 연간 15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400여 명의 직원 중엔 지역 주민도 상당수 있어 고용 창출 등 지역사회 환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그 밖에 하이트진로그룹은 골프 스포츠를 후원하고, ‘하이트 창업아카데미’를 무료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사회 공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대외활동인 대학생 마케터·홍보대사 ‘하이팸’으로 청년층과 소통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사람 없는 맥주 공장’ 자동화 시스템 있기에 가능해

대학생 기자단은 제맥 과정을 거친 호프 열매가 맥즙으로 변하는 ‘담금’ 기계 앞에 멈춰 섰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맥아와 물, 효모를 섞어 맥즙을 만듭니다. 이 과정은 식혜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한데요, 여기서 처음 나오는 맥즙은 식혜보다 당도가 더 높다고 해요.” 안내직원의 설명에 대학생 기자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기자단은 복잡한 파이프 관으로 가득찬 설비를 지났다. 맥주 제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과 과정을 위한 기계들이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운동장만한 공장 안에 직원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 궁금증은 ‘중앙통제실’에 도달했을 때 풀렸다. 중형 강의실 세 개를 합쳐 놓은 듯한 넓은 통제실에 커다란 전면 전광판이 걸려 있었다. 전 공장의 생산 라인이 한눈에 들어오게 돼 있다.

“전자동 시스템을 구축해 중앙통제실에서 맥주의 제조 공정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분류 작업이나 포장 작업을 제외하고는 근로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홍천 공장의 최첨단 설비는 하이트만의 자랑으로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외국의 양조 기술자들이 견학을 오기도 한다고.

환경부 녹색 기업으로 지정된 하이트의 환경 경영을 설명해주는 환경관, 하이트를 거쳐간 CF 모델의 모형을 진열해둔 전시관을 통과해 기자단이 다다른 곳은 생산이 완료된 맥주를 포장하는 ‘제품동’. 이곳에서는 각처에서 수집한 맥주 공병을 재사용하기 위한 분류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

마치 병정들처럼 일사분란하게 모이고 갈라지는 갈색 맥주병들의 행진 앞에 기자단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회수된 맥주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6대의 카메라 앞을 통과하며 변질된 부분이 없는지 검사받는다. 재사용이 가능한 병들은 다시 기계에 들어가 40여 분간 세척 건조 과정을 거친다. 줄지어 선 40여 병을 한 번에 집을 정도로 거대한 기계는 시간당 6만6000여 병을 세척한다고 한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세척이 끝난 병은 비열처리 기술로 여과된 맥주를 무균 조건 속에서 주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주입 속도가 매우 빨라 1분에 약 1000병의 맥주가 만들어진다”는 안내직원의 말에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주조기를 나온 맥주는 다시 한 번 정밀 검사 레이저 기계를 거치고, 사람의 눈으로 꼼꼼하게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하이트 상표를 달고 공장 밖으로 나가게 된다.

마지막 코스는 완벽한 맛과 품질의 맥주를 만들기 위한 부서인 ‘품질 관리실’. 하얀 실험실 가운을 입고 바쁘게 오고가는 연구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업계 최초로 캔 바닥과 병 라벨에 품질 유지기한을 표기하는 등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하이트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세계로의 도약 이끄는 힘은 직원들의 로열티

하이트진로그룹은 세계 최고 권위의 주류 품질 평가대회인 ‘몽드셀렉션’에서 매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탐방 후에 만난 인사팀 관계자는 “좋은 술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기업에 대한 로열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맥주 소비시장은 전통적으로 하이트와 OB의 양강 체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두 그룹이지만 지난해 하이트의 수출 실적은 OB에 조금 뒤진 상태. 게다가 올해는 롯데그룹이 수입 맥주 점유율 1위인 일본 아사히 맥주를 인수하며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한 대응전략을 찾아야 하는 상황. 하이트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으로 직원들이 똘똘 뭉쳐 이겨나갈 거란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자랑하는 ‘로열티’는 기업 문화에서 우러나온다. 인재 채용에서 하이트진로그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즐거움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모토다. 적극적이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인재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조직문화가 만들어진다고.

하이트진로그룹에 들어온 신입사원이라면 대부분 거쳐야 하는 일이 영업직이다. 정규직 사원 3200명 중 생산직을 제외한 인원이 약 1500명, 이 중 영업사원이 1000여 명에 달한다. 모든 부서의 기본이 되는 것이 영업이고 무엇보다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 크다. 하지만 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순환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어 유동적으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 직원의 역량에 따라 인사, 마케팅 등 다른 직무로 배치되기도 하고 전 지역에 위치한 지점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실시하는 하이트진로만의 독특한 채용 방식이 있다. 1차 면접 전형에서 치르는 ‘음주 면접’이다. “술을 잘 먹어야 하나요?” 한 대학생 기자가 걱정스러운 듯 질문하자 인사팀 박기동 과장은 고개를 저었다. “인성이나 태도를 보기 위한 자리일 뿐 주량과 합격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평균 경쟁률이 200 대 1에 달한다는 하이트진로그룹의 채용. 박 과장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성, 어느 자리에서나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적극성을 첫째로 꼽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시절의 충분한 경험이 어떤 상황에서도 잘 어우러지는 친화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며 “동아리, 학회, 해외연수 어떤 것이든 다양한 경험을 쌓을 것”을 당부했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기업 개요
대표이사
: 이남수, 김인규 설립일 : 1924년 10월 3일 직원 수 : 3399명(강원공장 400여 명)

주요 브랜드 : 하이트, 맥스, 드라이피니시d, 참이슬, 매화수 등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취중 토크?! 하이트진로 채용이 궁금해

탐방을 마친 대학생 기자단은 맥주 시음과 함께 박기동 인사팀 과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다.

Q 하이트진로 채용 절차는?

A
서류 전형, 인적성 검사, 심층 면접과 토론 면접, 음주 면접 등으로 진행된다. 선발 이후 6개월간 인턴십을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열정을 보인 사원 90% 이상이 정직원으로 전환되므로 인턴십 결과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Q 서류 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방법은?

A
인사담당자는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다 읽어본다. 똑같은 형식의 입사지원서라도 자신만의 독특함을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 성과를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적용해 작성하기 바란다. 경험이야말로 진정성을 강조할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Q 세 가지 면접에 대한 팁을 준다면?

A
1차 면접에서는 주로 과거 경험에 대해 질문해 지원자의 잠재적 역량을 이끌어낸다. 2차 토론 면접에서는 사회를 맡아 토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간 이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추세다. 토론 주제는 현재까지 비공개로 이뤄졌지만 최근 공개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음주 면접은 대리급 이상의 직원들이 진행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뤄진다.



Q 하이팸 홍보대사 활동이 입사에 도움되나?

A
규정된 가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이팸’ 출신에게 좀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활동을 하며 역량이 돋보였다면 입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이트진로 취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Q 직원 성비는 어떻게 되나?

A
내부 직원의 남녀 비율은 9 대 1 정도다. 주류회사다 보니 영업할 때 남자를 선호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주류 선택권이 여성에게 가는 트렌드 속에서 여성 직원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 부서의 남녀 비율이 5 대 5로 높은 편이고 영업부서에 지원해 합격하는 여성 직원도 있다.



Q 하이트진로만의 복지제도가 있다면?

A
동종 업계의 어떤 회사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배우자가 출산을 하면 입원비를 지원하고 육아 휴직을 편하게 쓰게끔 배려한다. 가장 반응이 좋은 제도는 ‘복지카드’다.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일정 금액을 넣은 카드를 지급하는데 가족에게 선물하는 직원들이 많다.



Q 하이트진로 입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A
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스펙보다 대학 시절 활동에 대해 궁금해한다. 대학 시절 내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각종 대외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할 것을 권하고 싶다. 다방면에서 쌓은 경험은 단순히 하이트진로의 입사문제를 떠나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탐방] 하이트진로그룹, 캬아~ 수목원이야? 놀이공원이야?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박혜인 인턴 기자 pie@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