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큐브 엔터테인먼트가 국내 기획사 중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합동 공연을 열었다. 3500명이라는 인원이 남미 곳곳에서 몰려와 K-POP의 인기를 확인시켜 준 현장이었다. 브라질의 K-POP 팬 사이트 ‘사랑인가요’ 운영자 나탈리아 씨는 “잘 짜인 군무, 중독성 강한 멜로디, 친근한 가사가 인상적”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점차 뜨거워지는 K-POP 열풍. 이것은 단순히 문화 현상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텔레비전 속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도 아니다. 한국어 교사, A&R, 공연기획자, 저작권 관리사 등 K-POP과 관련한 직업은 요즘 ‘새 시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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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 언어와 문화의 전령사

문화에 대한 관심은 곧 언어의 관심으로 이어지기 마련. 한국어 교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업 진행과 함께 수업에 활용할 부교재 제작 등 수업 준비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특히 외국인 수강생들에게 한국생활 적응에 대한 상담이나 도움을 제공하고, 한국의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한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국립국어원 한국어교육진흥과 김신은 연구원은 “2006년부터 교원 자격증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매년 응시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현재까지 취득자는 총 8137명에 달한다”며 한국어 교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어요!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선 국립국어원에서 주관하는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다면 별도의 시험 없이 한국어교원 자격증이 주어진다. 부전공자 또한 자격심사를 거쳐 한국어교원 3급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비전공자라면 120시간 한국어 교원양성 과정을 이수하고 ‘한국어교육능력인증시험’에 합격한 뒤 자격심사를 거쳐 3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 취득 이후에는 국내외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국외에서는 정부가 설립한 세종학당이나 KOICA, 학술진흥재단 등을 통해 해외의 한국학당이나 외국 대학의 한국어과에서 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
<YONHAP PHOTO-1286> 시드니 K-팝 열풍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 남반구 최대 도시 호주 시드니를 K-팝 돌풍이 2일 강타했다. 2만여명의 K-팝 관람객들은 이날 시드니시내 올림픽공원 내 ANZ스타디움에서 진행된 'K-팝 뮤직 페스티벌'에서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 등 한국 K-팝 공연팀 12팀의 열창과 춤을 만끽했다. 관객들은 이날 오후부터 공연장으로 몰려들어 5시부터 시작되는 입장을 기다리는 등 극성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2011. 11. 12
    kyunglee@yna.co.kr/2011-11-12 19:09:44/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시드니 K-팝 열풍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 남반구 최대 도시 호주 시드니를 K-팝 돌풍이 2일 강타했다. 2만여명의 K-팝 관람객들은 이날 시드니시내 올림픽공원 내 ANZ스타디움에서 진행된 'K-팝 뮤직 페스티벌'에서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 등 한국 K-팝 공연팀 12팀의 열창과 춤을 만끽했다. 관객들은 이날 오후부터 공연장으로 몰려들어 5시부터 시작되는 입장을 기다리는 등 극성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2011. 11. 12 kyunglee@yna.co.kr/2011-11-12 19:09:44/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저작권 관리사 저작물 권리 전문가

K-POP 열풍의 큰 주역은 각종 소셜 미디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K-POP을 전 세계로 알림과 동시에 모방 콘텐츠 양산, 불법 음원 확산까지 불러왔다. 2009년 우리나라 저작권 시장의 규모는 세계 9위이며 그 부가가치는 80조 원에 이르렀지만, 지난 7년간 불법 복제 저작물로 발생한 손실 또한 20조 원가량을 기록했다.

저작권 관리사는 저작권의 불공정한 이용, 다양한 방식의 침해를 처리해 창작자와 저작권의 권리를 보호한다. 의뢰 고객의 저작물 보호 여부, 저작권법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저작권 분쟁을 협의하기도 한다. 또 음반사와 작곡가 사이에 이행해야 할 계약조건과 로열티, 플렛피, 러닝 로열티 지불 방식에 대한 협상 등이 저작권 관리사의 몫이다.

저작권 관리사가 되고 싶어요!

영화, 소설, 사진, 음악, 논문, 건축, 문안, 소프트웨어, 심지어는 무형 창작물인 안무, 또 그것을 촬영한 동영상도 저작권 관리사가 다루는 저작물의 범위에 속한다. 대한온라인산업진흥회에서는 늘어나는 인력 수요에 발맞춰 저작권 관리사 자격시험을 시행 중이다. 학력,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으며 시험은 총 5과목(객관식-저작권의 이해·콘텐츠 산업론·콘텐츠 마케팅론·저작권관련법령, 주관식-저작권관리실무)으로 진행된다.
저작권 관리사 자세히 들여다보기

최연 한국저작권중앙회 자격운영팀

Q. 저작권 관리사의 업무 범위는?

A.
일반적으로는 모든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조사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하지만 관련 분야에 따라 음악, 미술, 어문, 영상, 컴퓨터프로그램, 캐릭터 저작권관리원 등 세부적으로 전문 영역을 나눠 활동합니다.


Q. 자격증 외에 저작권 관리사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A.
먼저 특정한 저작 부문에 대한 전문 지식을 숙지해야 합니다. 저작권 관리사라고 해서 모든 창작 분야를 총망라할 수는 없어요. 어설프게 파헤치는 것보다는 한 우물을 성실하게 파는 것이 가장 큰 전략! 두 번째는 ‘외국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에요. 이제 저작권 시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어요. 외국어 하나 정도는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겠죠. 또 기본적인 온라인과 컴퓨터 시스템·자료통계를 다루는 ‘오피스 능력’, 저작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도 필요합니다.


Q. 취업과 관련한 정보는 어디에서?

A.
대한온라인산업진흥회의 취업지원 시스템인 ‘저작권 워크넷(www.deica.or.kr)’은 취업 고민을 덜어주는 채용대행 서비스입니다. 저작권 관리사 전문자격시험과 직무교육을 통해 업무 역량을 검증받은 인재는 저작권 워크넷으로 무료 구인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또 대한온라인산업진흥회는 저작자와 전문 관리사의 일대일 매칭 서비스를 추진해 저작권 관리사의 취업 진로를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K-pop열풍이 만든 유망 직업] 소녀시대·빅뱅과 함께 세계로 전진!
A&R 밀리언셀러 만드는 ‘미다스 손’

A&R은 아티스트(Artist)와 곡목(Repertoire)의 줄임말로 가수와 음반 전체를 관리하는 스태프다. 즉 이들의 업무 영역은 신인 아티스트의 발굴, 레코드 기획·제작, 제작 관리, 곡목 관리까지 광범위하다.

동아방송예술대학 연예산업경영과 이승형 조교는 학과의 인기에 대해 질문하자 “관련 업계에서 걸려오는 인재 추천 요청 등 전반적으로 업계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교내에서 연예산업경영과는 입시경쟁률 1, 2위를 다투고 있고, 고등학교에서 단체 견학을 왔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A&R은 K-POP 열풍이 가져온 긍정적 영향을 ‘제대로’ 받은 직업이다. 젊은 층의 선망 대상인 연예인과 관련돼 있을뿐더러 최근 연예기획사들의 연이은 상장으로 기성세대의 인지도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A&R이 되고 싶어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A&R을 전문으로 양성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동아방송예술대학과 서울종합예술학교, 백제예술대학 등 소수 대학에서만 관련 학과를 개설해놓은 상태다.

연예기획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A&R이라는 직업을 명시해서 채용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 대부분은 음악콘텐츠 기획 및 선곡 등으로 작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며 기획사마다 통하는 명칭도 다르다. 그러나 경력직 선호, 외국어 가능자 우대 같은 항목은 공통적으로 일치한다.
<YONHAP PHOTO-0778> Fans scream during a concert by South Korean pop group JYJ in Santiago March 9, 2012. JYJ comprises of three members from the group TVXQ, also known as Dongbangshinki.    REUTERS/Victor Ruiz Caballero (CHILE - Tags: ENTERTAINMENT)/2012-03-10 17:09:10/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Fans scream during a concert by South Korean pop group JYJ in Santiago March 9, 2012. JYJ comprises of three members from the group TVXQ, also known as Dongbangshinki. REUTERS/Victor Ruiz Caballero (CHILE - Tags: ENTERTAINMENT)/2012-03-10 17:09:10/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공연기획자 무대 뒤 숨은 주인공

최근 CJ E&M은 엔터테인먼트 6개사와 공동으로 글로벌 콘서트 ‘M-Live’를 제작했다. K-POP의 지속적인 대중화와 기반 확대를 목적으로 한 이번 공연은 월드 투어라는 타이틀로 그 의미가 더 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현지 정보가 부족해 공연기획자가 중간에 사라지는 등 해외공연을 기획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는 뒷이야기가 있었던 것.

해외공연 수요의 증가에 비해 기획 운영이 원활하지 않은 요즘, 공연기획자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공연기획자는 공연 제작에 따르는 전반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다. 공연제작자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국내에서 두 직업의 선을 명확히 긋기는 쉽지 않다. 기획자이자 제작자, 제작자이자 연출자, 극작가이자 연출자 등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자의 일반적인 업무 범위는 스태프 및 출연자 섭외, 홍보, 피드백까지 공연 전반을 아우른다.

공연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공연기획사나 엔터테인먼트 소속 공연기획부서에서는 지원자의 전공보다는 공연기획과 관련한 경험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대학에서 공연 관련 동아리 활동을 했거나 공연시설 혹은 공연단체에서 쌓은 경험을 높게 평가한다. 공연기획자가 된 이후에도 경력은 중요한 요인이다. 공연기획 전문회사나 공연시설에 입사해 공연기획 업무를 보조하다가 점차 스스로 책임을 지고 공연을 기획하는 위치로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공을 공연기획 쪽으로 잡았다면 구체적인 관심 분야(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를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구체화한 본인의 관심 분야 공연을 눈여겨보고, 그 작품의 기획사와 제작사를 주목해보자.
[K-pop열풍이 만든 유망 직업] 소녀시대·빅뱅과 함께 세계로 전진!
공연기획자 자세히 들여다보기
권은정 더패트론컴퍼니 대표

Q. 공연기획자가 꼭 갖춰야 할 소양이 있다면?

A
. 공연기획자는 전체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업무 분야의 역할을 제대로 판단하고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프로세스를 세밀하게 계산해내야 해요. 예를 들어 제가 기획·제작한 공연 ‘카르마’는 넌버벌 퍼포먼스였습니다. 언어 대신 몸, 색, 소리로 스토리와 감동을 전달해야 하죠. 그 어떤 공연보다 안무, 의상, 분장, 음악에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납니다.


Q. K-POP 열풍이 이 직업에 미친 또 다른 영향이 있다면?

A.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한 단계 상승시키는 데 일조한 것이죠. 콘서트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늘었고, 한류스타를 앞세워 제작한 공연들의 홍보, 마케팅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글 김미소 대학생 기자(전남대 경제 3)·박혜인 인턴 기자 p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