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 3인이 얘기하는 웹툰 공감지수


전쟁 같은 일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 웹툰 속 직장인들의 모습은 너무도 생생하게 사회생활의 환상과 애환을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다가도 한 번쯤 궁금해진 적 있을 것이다. 여기 나온 회사 생활 어디까지 진짜일까? 믿어도 되는 걸까?

회사 생활을 그린 인기 웹툰 세 편을 뽑았다. 각각 광고기획, 마케팅, 무역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중 주요 에피소드를 뽑아 현업에 있는 3인에게 ‘대놓고’ 물었다. “이거 진짜인가요?” 실무자들이 답했다. “네, 완전 공감합니다.”, “아뇨, 과장이 심하네요.”

광고대행사 기획팀에서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박진감 넘치는 필체로 그려낸 만화. 작가 ‘몰락인생’이 실제로 광고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광고업계의 속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다소 과장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광고주의 말에 울고 웃는 생활의 애환,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광고인들도 ‘폭풍 공감’한다는 후문.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1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

“야근도 밤샘도 마다 않는 광고 일, 열정 없인 힘들어”
이노션 김진 AE가 말하는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

#1 광고대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는 ‘경쟁 PT’. 광고주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멋진 PT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며칠간 불면증에 시달리던 박 차장은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해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PT를 시작하고 그의 PT는 광고계에서 전설로 남게 되는데….

보통 공감
“매년 적게는 한두 차례, 많게는 10여 차례 하게 되는 경쟁 PT의 압박은 실제로도 굉장히 심하다. 경쟁 PT에서 이겼을 때는 굉장한 성취감을 얻는 반면, 준비 과정은 그만큼 힘들기 때문. 경쟁 PT를 준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아이데이션’인데 이것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일이다. 팀원들과 의견이 다를 경우 다른 쪽을 설득하기 위해 치열한 회의를 거듭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많다.”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2 야근이 잦아 가정을 돌볼 새 없는 구정평 부장. 아내에게 화를 내고 출근한 어느 날, 그날이 결혼기념일인 것을 깨닫고 일찍 퇴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서서히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는데 갑자기 걸려온 광고주의 전화 한 통에 칼퇴근의 꿈은 물거품이 돼버린다.

완전 공감
“광고업계는 기본적으로 야근이 많고 밤샘도 많다. 정해진 퇴근 시간에 맞춰 퇴근하는 날은 손에 꼽는다. 광고주가 제시한 스케줄에 맞춰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한다. 평일엔 개인 약속을 잡지 않고, 주말여행 계획을 짜기도 힘들다. 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생활이 아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광고에 대한 열정으로 이런 아쉬움을 이겨내는 것 같다.”


홈페이지 네이버 웹툰(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56855)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2 가우스 전자

“회의 많은 마케팅 업무, 의사소통 능력은 필수”
LG하우시스 마케팅팀 윤주원 대리가 말하는 ‘가우스 전자’


#1 잦은 기획안 제출로 아이디어가 고갈된 사원들에게 성형미 과장이 묘안을 하나 제시한다. 그것은 기존에 냈던 기획안을 재활용하는 것. 사원들은 감탄하지만 위장병 부장은 기획안을 보면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데자뷰 현상’을 경험하는데….


완전 공감
“부서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많은 편이다. 제품이 출시될 때 시장조사를 하고 타깃을 정하는 일부터 홍보 이벤트 기획, 경쟁사 신제품 대응 전략 등 다양한 주제로 기획안을 쓴다.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좋겠지만 매년 비슷한 예산 안에서 기획을 해야 하기에 색다른 마케팅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기획안을 낼 때마다 고민을 하게 되는 이유다.”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2 수시로 회의에 불려 다니느라 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건의사항이 나오자 가우스 전자에서는 회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한다. 결국 회의에서 모든 사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되는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 이유는 퇴근 10분 전으로 회의 시간을 변경했기 때문.


공감 안해
“마케팅 업무는 회의가 많은 편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품기획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퇴근 전으로 회의 시간을 바꾸었더니 회의가 빨리 끝났다는 얘기는 만화니까 가능한 이야기일 뿐. 현실에서 퇴근 시간 전에 회의를 잡았다간 오히려 회의가 늦게 끝나 팀 전체가 야근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국적 문어발 기업 마케팅3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짤막한 8컷 만화로 담았다. 밤마다 게임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기러기 아빠 위장병 부장, 깐깐한 성격 때문에 항상 비호감을 사는 기성남 차장, 잦은 성형으로 표정이 사라져버린 성형미 과장, 타 기업 CEO의 아들로 모든 일에 자신감 넘치는 백마탄 사원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가 차례로 등장하며 사건을 만들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홈페이지 네이버 웹툰(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335885)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만화로 보는 회사 생활, 진짜야 가짜야?
3 미생

“영업은 바둑처럼 한 수 한 수 신뢰를 쌓는 일”
트레이드 블리지 조준길 대리가 말하는 ‘미생’

#1 외국 바이어와의 미팅을 앞두고 격무에 시달리던 오 과장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가려는데 차가 막혀 미팅에 30분 이상 지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간 약속을 어기면 바이어가 떠날 수도 있는 위기 상황. 결국 첫 출근한 신입사원 장그래가 홀로 외국 바이어를 만나러 가게 되는데….



완전 공감
“무역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어와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기본. 거래가 성사된 후에도 물량이 잘못되거나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두 번 세 번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갑자기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



#2 순한 성격 탓에 툭하면 회사 일에 치이는 IT 영업부 박 대리, 단골 거래처의 화물 운송이 일곱 건이나 지연되지만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하고 고민한다. 어느 날 인턴사원과 함께 거래처를 찾아간 그는 ‘영업은 배짱 싸움’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결국 그 일로 회사 전체 회의가 소집되는데….


보통 공감

“실제로도 무역 업무를 하다 보면 화물 운송이 지연돼 문제가 생기곤 한다. 선박으로 운송할 때는 비행기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선박 운송 물품은 일주일 정도 미뤄질 수 있다고 감안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편이다. 하지만 만화처럼 운송이 늦어졌다고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전체 회의를 연 적은 없다. 특히 단골 거래처는 어느 정도 신뢰가 구축돼 있으므로 이해해주는 경우가 많다.”



바둑 기사 입단에 실패한 주인공 ‘장그래’가 종합상사 영업팀에 인턴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사회생활에 문외한인 주인공이 조직 사회를 경험하며 느끼는 풍파를 바둑의 원리에 비유했다. 정규직 전환을 앞에 둔 인턴사원들의 경쟁, 회사 일로 아이 볼 시간이 없는 워킹맘의 애환 등 직장인들의 공감을 살 만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홈페이지 다음 만화속세상(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miseng)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이미지제공 웅진 재미주의, 네이버 웹툰, 다음 만화속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