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 연애 코치

개강하자마자 눈이 띠리링 하고 맞아 사귀기 시작한 커플이라면 슬슬 100일이 다가올 때가 됐다. 20, 30대 남자들에게 ‘가장 적당한 첫 섹스 시기’를 물었을 때 ‘100일 즈음’이라고 대답하는 이가 가장 많은 것을 보면 바로 딱 요즘이 첫 섹스를 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물론 이미 거사를 치른 커플도 있겠지만). 설레는 첫 섹스를 앞두고 있을 커플들을 위해 준비한 흥미진진 첫 섹스 스토리.
[LOVE] 첫 섹스의 추억
첫 섹스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술김에 어쩌다 보니 하게 된 것이든, 작정하고 특별한 장소에서 이벤트를 곁들여 로맨틱하게 지낸 밤이든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65번째 섹스라든가 138번째 섹스가 어땠는지 기억하거나 추억하는 경우는 없을 테지만, 첫 번째 섹스 때 두 사람을 둘러싼 공간이 어땠고 둘이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를 기억하는 것은 훨씬 쉬운 일이다. 만약 당신이 아직 첫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평생 기억 속에 남을 그 사건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한 번쯤 ‘그 순간’에 대한 대비를 해두는 것도 좋은 인생의 팁이 되지 않을까. 당신의 기억은 소중하니까!



뱃살만 빼면 다야? 몸 관리는 첫 섹스의 필수!

흔히 여자들은 첫 섹스를 할 때 ‘혹시 내 몸매에 대해 흠이라도 잡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에 부지런히 다이어트를 하거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섹스를 하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출렁일 정도가 아니라 살짝 나온 애교 뱃살이라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건 몸매가 아니라 체취나 제모 상태다.

“그와 저는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대낮에 그의 오피스텔에서 거사를 치르게 됐죠. 이왕이면 와인을 마시면서 그윽한 조명 아래서 하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르니 이것저것 가릴 겨를도 없더라고요. 그런데 유학생 출신이던 그는 저의 그곳을 보고는 뜨악해하는 표정이었죠. 솔직히 한국 여자들은 제모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잖아요. 그는 그곳의 털을 다 밀어버리는 브라질리언 왁싱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상태였고, 그런 그에게 저는 자기 몸을 전혀 관리하지 않는 여자로 비쳤던 거예요. 흑흑.”(22세, 문성연-가명)


advice 문화의 차이려니 생각하고 너그럽게 넘어가 주었다거나 ‘제모를 해 보는 게 어때?’라고 권유해주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에피소드다. 제모의 적당한 수준이 어디까지냐에 대해서는 개인 차이가 분명히 있겠지만, 적어도 홀랑깨는 몸 상태로 상대방의 달뜬 마음을 일순간에 다운시키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청결한 몸은 로맨스를 위한 배려라고!

“유럽 배낭여행에서 돌아온 그녀를 오랜만에 만나니 마음속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죠.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는 그녀와 함께 삼겹살에다 김치찌개까지 열심히 먹은 후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텔로 직행했어요. 그녀가 ‘오빠 먼저 씻어’라고 하는데 씻을 겨를조차 없었죠. 샤워는커녕 양치도 건너뛰고 그녀와 격한 애무를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지속될수록 분위기는 점점 안 좋아지고 있었어요. 쌈 싸 먹던 입으로 서로의 몸 구석구석을 애무하고 있노라니 마늘 냄새에 침 냄새가 합쳐져 오묘한 냄새가 나고 있었던 거죠. 뒤늦게 양치를 하기도 그렇고 결국 쭈뼛쭈뼛하다가 곯아떨어졌던 기억이 있어요.”(23세, 박경훈-가명)

advice 섹스에도 예의가 있다는 걸 기억하자. 서로의 몸을 아끼고 예뻐해주는 것이니만큼 좀 더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첫 섹스라면, 남녀공히 서로에게 가능하면 깨끗하고 로맨틱하며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씻는 과정을 건너뛰면 로맨스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물론 첫 섹스 직전에는 삼겹살이나 김치찌개같이 향이 강하게 배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너무 부끄러워하다 오버할라

첫 섹스에서는 조금 부끄러워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오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제가 가슴이 작은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그와의 첫 경험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죠. 평소엔 뽕과 볼륨업 브래지어로 잘 커버했지만 이 모든 것을 그대로 보여주려 하니 엄청 걱정이 되더라고요. 드디어 그날이 왔고, 저는 가슴이 작은 게 들통날까봐 옷을 벗지 않겠다고 우겼죠. 겉으로는 부끄러워서 도저히 옷을 벗을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요. 남친은 벗기려고 힘을 쓰고 저는 안 벗겠다며 낑낑대고… 부드럽고 로맨틱해야 할 첫 경험이 힘만 자랑하다가 끝나버렸죠.”(20세, 박주미-가명)

advice 물론 환상을 깨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남자라고 다 초콜릿 복근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섹스하면서 몸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이성에게 처음으로 알몸을 보이는 일이 물론 그리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평생 옷 입고 섹스를 할 수도 없다. 어차피 할 거, 남들이 하는 것처럼 섹시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거, 그리고 물 흐르듯이 모든 것을 서로의 리듬에 맡겨보라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하드코어한 것은 천천히 시도하면 안 되겠니?

남자는 첫 경험이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처음이라도 처음이 아닌 척 잘 리드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그녀와의 첫 경험을 앞두고 수많은 상상을 했어요. 친구들에게 들은 얘기, 야동에서 본 것 등을 조합해서요. 하지만 실전 경험이 없으니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실전에서 며칠 전 야동으로 기묘한 체위를 본 게 떡하니 머리에 떠오르는 사태가 발생한 거죠.

여친도 처음이라서 정상위 정도의 첫 경험을 기대했을 텐데 제가 시도했던 자세는 모두 ‘하드코어’한 것이었어요.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뭐하는 거야? 오빠 변태야?’라고 물어보기까지 했죠. 그 순간 너무 놀랐는지 제 똘똘이는 순식간에 사그라졌고 그때부터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 되고 말았어요. 그냥 노멀하고 쉽게 갈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해봐야 아무 소용없었죠. 흑흑. 첫 경험에 너무 욕심내는 건 별로인 것 같아요.”(25세, 김정훈-가명)

advice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이만큼 잘해’ ‘내가 남자니까 리드하겠어’가 아니라 상대방과 얼마나 보조를 맞출지에 대한 부분 아닐까. 첫 경험에서는 서툴고 잘 모르는 것이 오히려 미덕일 수 있다. 완벽한 테크닉보다는 완벽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 첫날밤임을 기억할 것.



첫 섹스 후에 이런 행동 정말

그날 밤은 달콤하고 짜릿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다음 순간부터 괴로움이 시작됐다면 그 첫 섹스는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것이 돼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으로 함께 밤을 보내고 일어난 다음날 어색한 게 많겠지만 그래도 이런 행동은 절대 피하시길.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을 거지?”라고 말하기

어젯밤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확실히 다른 공기가 잠식하게 될 것이다. 남다른 친밀감이 두 사람 사이에 생겼을 거란 뜻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친밀함이 생겼다고 해서 상대방도 완전히 똑같은 친밀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불행의 시작일 수 있다.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을 거지?”라며 관계를 재설정하기라도 한 듯 행동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하자.


상대방이 깨기 전에 사라져버리기

좋아하는 사이라면 이런 일은 그리 많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간혹 멋쩍거나 조금 쑥스럽다는 생각 때문에 상대방이 깨기 전에 마치 유령처럼 사라져버리는 사람이 있다. 물론 섹스를 한 사이라고 해서 같이 잠자리에 드는 것까지 편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귀엽게 쪽지를 써놓는다거나 하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뜨거운 밤을 보냈다 해도 갑자기 당신이 사라져버린다면 상대방은 ‘내가 뭔가 큰 실수를 한 걸까’라는 오해를 할지도 모른다.


험하게 코 골면서 잠들어버리기

물론 열심히 섹스를 한 뒤에 찾아오는 심리적 허탈감과 육체적 피로감에 대해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당신만 피곤한 게 아니다. 상대방과 몸의 대화가 섹스였다면, 이젠 마음의 대화를 위해 살짝 달콤한 모드를 연출해야 할 타이밍이란 얘기다.

정말 피곤하면 서로 꼭 끌어안고 여운을 즐기거나 잠자리에 들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방금 전에 뭘 하긴 했냐’라는 듯한 표정으로 코 골며 잠에 빠져버리는 파트너라면 정말 생각만 해도 갑갑해진다.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디렉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내 사람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