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선을 다했다. 이만큼 준비했으니 이제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 이런 마음으로는 최종 선택을 받는 사람이 되기 힘들다. 99%까지 했으니 거의 다 했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과 남은 1%를 채우기 위해 끝까지 몰입하는 사람은 결과의 차이가 크다.


운동 경기에서 2등은 비록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기록은 남는다. 그러나 사업을 수주할 때나 취업 같은 경우는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수주를 했느냐 못했느냐, 취업을 했느냐 못했느냐로 나눠지므로 몇 점 차이로 아깝게 탈락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같은 것이다.

필자가 경영하는 스탭스는 취업 지원, 아웃소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정부나 공공기관, 타 기업에서 사업을 수주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취업, 아웃소싱 업계의 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작은 규모의 취업 지원사업이라 할지라도 사업설명회에 수십 개의 관련 업체가 모인다. 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수주하기란 쉽지 않다.

사업 수주 업체를 선정하는 평가 요소에는 보통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제안서 작성만 하더라도 구성이 매끄러운지, 우리 회사만의 강점·차별화 포인트가 제대로 드러나는지, 오탈자는 없는지 등 신경 써야 할 사항이 굉장히 많다. 며칠을 고생하며 만든 제안서를 제출하고 나면 프레젠테이션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 역시 많은 연습을 하고 임한다.

이렇게 온 힘을 다해 매진하는데도 아슬아슬하게 2등으로 탈락하거나 가격 입찰에서 몇 천 원 차이로 떨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 아예 자격 조건이 되지 않아 경쟁에 참여할 수 없거나 초반에 탈락하면 모르겠지만 웬만한 심사를 대부분 통과하고 프레젠테이션까지 마친 상태에서 2등으로 떨어지면 열심히 준비한 직원들은 허탈감에 빠지거나 힘들어한다.

사실 1, 2위의 기업은 어디서 사업을 해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의 회사라고 인정을 받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경쟁하게 된다. 잘 작성한 제안서 내용으로 상위권 그룹까지는 올라갈 수 있겠지만 최종 승부를 가르는 것은 내용 자체보다 제안서 전반에 담긴 느낌인 경우가 많다. 회사에 대한 인상, 호감도, 적극성도 최종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 이 느낌을 좌우하는 것은 제안서를 작성할 때의 기본 마음가짐이라고 본다.

이 사업을 수주해서 반드시 잘해내겠다는 승부 근성, 같은 일을 해도 최선을 다해 타 사와 차별화된 결과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면 고객에게 최종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 내용은 취업준비생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취업도 결국은 하나의 승부다. 상대방이 탈락함으로써 내가 붙을 수 있고, 내가 탈락해서 상대방이 합격할 수 있는 냉혹한 경쟁 구조인 것이다. 구직자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된 요즘 세태에서 취업 성공 요소로 실력만을 꼽기에는 한계가 있다.

나 혼자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다 보여준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도 내가 하는 정도의 노력은 한다. 나와 경쟁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내가 갖춰야 할·갖추고 있는 차별화된 무기는 무엇인지, 인사담당자가 최종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경쟁력은 무엇인지를 찾고 그에 맞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노력을 하게끔 만드는 동력이 바로 취업을 향한 절실함과 강한 승부 근성이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 넘기] 2등 마인드를 버려라
가령 자신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직접 찾아가 인사담당자나 해당 직무에 근무하는 직원을 만나서 조언을 구하며 입사 열정을 보이는 것이다. 어디서도 구하기 힘든 자신만의 정보를 가질 수 있으며 그 회사 직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 이처럼 철저히 목표 지향적인 사고와 꼭 합격하겠다는 강한 열정으로 취업을 준비하면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스펙은 어느 정도 완성했으니 입사지원서를 여기저기 내면 운 좋게 어딘가에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은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전에 기업 분석을 철저히 해 자신이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찾아 그곳에 올인할 필요가 있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이만큼 준비했으니 이제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 이런 마음으로는 최종 선택을 받는 사람이 되기 힘들다. 99%까지 했으니 거의 다 했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과 남은 1%를 채우기 위해 끝까지 몰입하는 사람은 결과의 차이가 크다. 승부 근성이 강한 사람은 99계단을 올라간 상태에서도 쉬지 않는다.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올라간다. 마지막 단계에서 완성도를 100으로 올리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순간 합격선에서 멀어지고 만다.

결국 최종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승부 근성, 될 때까지 쉬지 않는 끈기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수많은 경쟁자 사이에서 내가 선택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맞춰 과감하고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겨 경쟁력을 갖추자. 기회는 남들 하는 만큼 노력하는 자가 아니라 목표에 확실히 올인해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박천웅 스탭스 대표이사
삼성그룹 임원을 역임하고 인재서비스기업 ‘스탭스’ 대표를 맡고 있다.
숙명여대·한국장학재단 취업 멘토, 한국경제신문 필진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