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가 창간 2주년을 맞아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하고 싶은 기업’과 ‘닮고 싶은 CEO’를 주제로 한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5일부터 6일 자정까지 모바일 조사를 통해 진행했다.‘일하고 싶은 기업’은 자매지 ‘한경비즈니스’에서 선정한 ‘2011 대한민국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18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매출액, 당기순이익의 순위를 종합해 선정했다. 순이익 등 실적 악화로 100대 기업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시가총액이나 매출액 등에서 두각을 보인 기업(LG전자, 한국전력공사 등)은 대상에 추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다시 세부적으로 제조업 IT 계열, 제조업 비IT 계열, 비제조업, 금융(은행·지주), 금융(카드·증권·보험), 코스닥 상장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 등 총 8개 분야로 나누어 따로 순위를 매겼다. ‘닮고 싶은 CEO’ 조사는 외국계 기업을 제외한 7개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부문별 ‘일하고 싶은 기업’ 1위 중 주목할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67.5%라는 압도적 차이로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닮고 싶은 CEO’ 역시 최지성 부회장이 34.2%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금융(은행·지주) 부문에서도 KB금융그룹과 어윤대 회장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대학생 1000명이 꼽은 일하고 싶은 기업 ‘제조업 IT 계열’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67.5%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특히 남학생(65.8%)과 여학생(69.3%) 모두에게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등 스마트폰과 TV 시장의 선전을 바탕으로 미국의 애플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5조8000억 원에 이르는 사상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국내 기업 최초로 매출 200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 IT 계열 2위에 오른 SK하이닉스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조사에서 8.1%의 지지율로 5위(지난해에는 하이닉스반도체)에 그쳤지만, 올해 SK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대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은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자체는 9.2%로 1위와 격차가 크지만, 모기업의 대대적인 지원과 이를 통한 경영 안정화, 일본 엘피다 인수전 등 적극적인 정상화 노력이 이번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삼성전자와 전통의 양강 구도를 유지했던 LG전자의 경우 4.7%의 지지율로 5위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세에 밀려 주춤하는 사이, 기업 실적 악화와 시장 주도권 상실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이번 평가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LG그룹 계열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제조업 IT 계열 4위(6.4%)에 올라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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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약진 ‘눈에 띄네’

일하고 싶은 기업 ‘제조업 비IT 계열’에서는 1위에서 3위까지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1위에 오른 현대자동차가 10.8%, 2위 포스코가 9.7%, 3위 아모레퍼시픽이 9.3%를 차지한 것. 현대자동차는 전공과 연계된 이공학 계열에서 특히 높은 지지율(16.1%)을 기록했다.

제조업 비IT 계열의 경우 남녀 학생 간 선호도 차이가 확연히 구분된 것도 특징이다. 남학생 조사에서는 현대자동차, 포스코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7.6%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여학생 조사를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15.6%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여학생들의 아모레퍼시픽 몰표로 현대중공업은 전체 순위에서 5위(5.4%)로 밀렸다. 제조업 비IT 계열 4위는 삼성전기(5.9%)가 차지했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대학생이 꼽은 일하고 싶은 기업 ‘비제조업’ 부문에선 지난해에 이어 NHN이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지난해 조사에서 16.4%의 지지율로 2위 기업(CJ, 8.6%)을 멀찌감치 따돌린 데 비해 올해는 10.6%를 기록해 2위인 SK텔레콤(10.2%)과는 0.4% 차이에 불과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해 조사에서 6.8%로 4위에 머물렀다가, 올해 좋은 성적을 받았다. 비제조업 부문 3위는 대한항공(9.6%)이, 4위와 5위는 각각 SK(7.5%)와 신세계(7.4%)가 차지했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일하고 싶은 기업 ‘금융(은행·지주)’ 부문에선 KB금융그룹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KB금융은 33.5%의 지지율로 2위인 신한금융지주(21.3%)를 따돌렸다.

금융 부문의 또 다른 조사 대상인 ‘카드·증권·보험’ 부문에선 현대카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대카드는 이번 조사에서 19.9%의 높은 지지율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통의 강자로 평가받는 삼성카드(17.2%), 삼성증권(17.2%), 미래에셋증권(9.1%) 등을 모두 따돌린 것. 현대카드는 지난해 조사에서 10위권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야말로 대약진이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현대카드는 정태영 사장 부임 전인 10여 년 전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2%에 불과했지만, 현재 16%대까지 끌어올리며 삼성카드와 업계 1, 2위를 다투는 전업 카드사로 성장했다. 자산 규모만 11조 원에 달한다. 얼마 전 10년의 기업 성장사를 담은 책 ‘PRIDE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50’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일하고 싶은 기업 ‘코스닥 상장기업’ 부문에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10.3%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100대 기업’ 선정 과정에서 실적 하락으로 순위가 밀려, 이번 일하고 싶은 기업 조사에서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공기업’ 부문에서는 작년 조사에 이어 한국전력공사가 15.6%의 지지율로 또 한 번 1위를 차지했다. 한국전력공사는 계속된 적자 실적으로 100대 기업에서는 제외됐지만 매출액과 시가총액 부문의 영향력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는데, 1위에 오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2위는 인천국제공항(14.7%), 3위는 한국철도공사(12.5%)가 올랐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일하고 싶은 기업 ‘외국계 기업’ 부문에선 지난해 조사에서 5위에 머물렀던 전통의 강자 한국IBM이 14.5%로 1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28.3%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던 넥슨은 올해 조사에서 12.2%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홈플러스가 올해 조사에서는 8.0% 지지율로 5위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홈플러스는 유통 전문기업답게 여학생들에게 11.2%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조사 개요
조사 기관 : 오픈서베이
조사 기간 : 2012년 4월 5~6일
조사 대상 : 전국(수도권 및 전국 5대 도시) 대학생 1000명(남녀 각 500명)
조사 방법 : 모바일 조사
기업 분류 : 한경비즈니스 선정 ‘2011 대한민국 100대 기업’ ‘2011 외국계 100대 기업’ ‘기획재정부 공기업 편람’




어윤대·최지성·정몽구… 부동의 1위 3인방

전국의 남녀 대학생 1000명이 꼽은 ‘닮고 싶은 CEO’ 조사에서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은 이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최 부회장은 제조업 IT 계열의 CEO 중 34.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닮고 싶은 CEO’ 설문조사는 앞서 소개한 ‘일하고 싶은 기업’ 조사에 활용한 8개 분류 항목 중 외국계 기업을 제외한 7개 분야에서 진행했다. 제조업에서 공기업까지 통틀어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사람은 최 부회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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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제조업 IT 계열 ‘일하고 싶은 기업’에 이어 ‘닮고 싶은 CEO’ 조사에서도 최태원 SK 회장 겸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2위에 올랐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치열한 치킨게임이 한국 기업의 승리로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성장동력을 반도체에서 찾으려는 SK의 전략이 교차되면서 최 회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순위 반등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닮고 싶은 CEO ‘제조업 비IT 계열’ 부문에선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17.0%로 1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남녀 학생 모두에게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것을 두고, 정 회장의 리더십과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유럽, 미국, 일본의 쟁쟁한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결정적인 동력이 바로 CEO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이라는 뜻이다.

2위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8.5%)이 차지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CEO를 각각 구분해 조사했지만 올해는 정몽구 회장으로 통일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순위가 뒤로 밀렸다.

제조업 비IT 계열 조사에선 재미있는 결과도 눈에 띈다. 여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3위에 오른 것. 반면 남학생 500명은 정몽구 회장과 정준양 회장에 이어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을 3위에 올렸다. 화장품 생산 기업과 건설기계·엔진 등을 주력 품목으로 하는 기업을 두고 남녀 학생들 간의 관심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닮고 싶은 CEO ‘비제조업’ 부문은 지난해 조사와 마찬가지로 김상헌 NHN 사장이 11.5%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두 거대 유통기업 간의 경쟁도 재미있다.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이 7.7%의 지지로 3위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6.9%로 4위에 오른 것. 백화점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인 두 기업이 닮고 싶은 CEO 조사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펼친 셈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순위 치솟아

닮고 싶은 CEO ‘금융(은행·지주)’ 부문에서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어 회장은 특히 29.3%라는 높은 지지율로 2위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18.7%)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어 회장은 고려대 총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국제 금융 분야 전문가다. 고려대 시절 ‘CEO형 총장’의 모범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경력답게 KB금융그룹에서도 이에 못지않은 혁신 작업을 이끌고 있다. 대학 총장이자 교수로 얼마 전까지 학생들과 스킨십을 이어온 것도 이번 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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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카드·증권·보험)’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정 사장은 지난해 조사에서 7.0%의 지지율로 6위에 그쳤다. 하지만 1년 뒤인 이번 조사에서는 18.4%의 높은 지지로 당당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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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정 사장 취임 전인 10여 년 전만 해도 시장점유율 2%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용 실적 기준으로 70조8092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현대카드는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의 비결을 스스로 돌아보며 ‘PRIDE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50’이라는 제목의 단행본도 펴냈다. 정 사장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젊은 고객들과 소통하는 데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어, 이번 조사에서 이런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카드·증권·보험) 부문 조사에서는 정태영 사장을 제외하고는 2위부터 4위까지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 CEO들이 차지해 제조업 IT 계열에 이어 삼성의 파워를 실감하게 했다. 삼성증권의 김석 사장이 15.6%의 지지율로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10.2%로 3위,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이 7.1%로 4위에 올랐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7.0%의 지지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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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기업’ 부문에선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16.5%로 1위를 차지했다. 손 대표는 인기 스타 강사 출신으로, 지난 2000년 메가스터디를 세우며 온라인 교육 사업계의 1인자로 올라섰다. 대학 입시 과정에서 친숙한 손 회장의 이미지가 이번 조사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작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11.3%)이 차지했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공기업’ 부문은 1위부터 3위까지 작년과 순위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에 이어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4.9%의 지지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김중겸 한국전력공사 사장(10.6%)이, 3위는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10.1%)이 차지했다.
[창간 2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 닮고 싶은 CEO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

지난해 조사와 마찬가지로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꼽은 일하기 좋은 기업의 조건 1위는 ‘기업의 장래’가 차지했다. 총 1000명의 대학생 중 26.7%가 ‘보수’나 ‘고용 안정’ 대신 기업의 장래성을 취업의 제1 조건으로 선택한 것. ‘지속 가능한’ 성장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화두로 떠오르면서 직장을 선택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온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조사에서 ‘고용 안정성’이 1위에 오른 것과 비교된다.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 2위는 ‘보수(연봉)’로 20.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3위는 ‘개인의 성장(16.3%)’이 차지했는데, 역시 지난해 조사에서 11.7%에 머물며 6위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이어서 4위는 ‘업무 만족도(15.6%)’, 5위는 ‘고용 안정성(12.7%)’이 차지했다.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