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달인 하루의 노력 백일의 감동 이벤트의 힘 │ 매거진한경

이벤트의 달인에게 배우자

무심코 바라본 달력 속 빨간 동그라미. 남자친구와의 기념일, 여자친구 생일은 물론이요 매월 14일까지 챙길 건 왜 이리 많은지…. 기념일 앞에 서면 차라리 솔로이고 싶은 당신!

자자, 눈물을 닦고 조금만 힘을 내자. 주위를 둘러보면 알콩달콩 깨소금이 쏟아지는 커플이 많다. 그들의 비밀은 바로 정성을 가득 담은 이벤트! 무작정 돈 계산부터 하지 말고 이벤트 대가들의 비결을 살짝 들여다보자.

“내 사랑? 돈으로 비교할 수 없지!”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다 보니 조금 특별한 이벤트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택한 것이 통장편지인데 만들다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통장편지?’ 의아해할 필요 없다. 말 그대로 통장 입금 시 입력할 수 있는 메시지를 통해 편지를 남기는 것이 주지은 씨가 택한 방법이다.

주 씨가 통장편지 이벤트에 대해 올렸던 글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1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자랑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고 난 뒤, 이른바 ‘곰신카페’에서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정보들을 보며 통장편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고.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린 것이 큰 화제가 된 것이다.

그의 통장편지 이벤트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돈 많이 들었겠다’로 정리된다. 하지만 주 씨 커플은 통장편지를 통해 돈보다 값진 추억을 얻었다. “비용은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안 들었어요. 제 통장에 돈이 1000원뿐일 땐 500원씩 입금한 적도 있어요. 총 8개월 동안 10만 원 정도 썼고요. 돈이 쌓이는 것보다는 일상의 추억들이 통장에 입력된다는 점이 좋아요. 통장을 보면서 ‘우리 이날 뭐했었지. 그때 재미있었는데’ 하는 식으로 떠올릴 수 있거든요.”

굳이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사실 그보다 진심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주 씨가 생각하는 ‘이벤트’다. “값비싼 선물, 좋은 음식을 먹어도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무의미한 일이 없을 것 같아요.”

‘통장편지’ 제작 방법
1. 통장은 2개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본인이 사용할 것, 하나는 이벤트용으로 입금할 것이죠.
2. 하루에 한 번이나 일주일에 4번 정도 계좌이체를 하면 돼요. 입금 금액은 자유!
3.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꼭 메시지를 입력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은행마다 입력할 수 있는 글자 수가 다르니 한 번 시험해보고 시작하면 좋아요.
4. 통장편지는 입출금기에서 만들 수 없어요. 창구에서 직접 입금하거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세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주의사항 - 통장정리를 매일 하면 글씨의 진하기가 고르지 않고, 또 약간 밀려서 겹쳐 나올 때도 있어요. 모아서 한 번에 하는 것이 노하우!

“이벤트는 행복을 주고 더 큰 행복을 받는 것”

제아무리 무뚝뚝한 여자라도 군대에 간 남자친구가 있다면 이벤트의 달인이 되는 법. 힘든 훈련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고자 송유나 씨는 이벤트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손재주가 좋고 만드는 일을 좋아하다 보니,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벤트 아닌 이벤트를 하게 되었다고.

“특별한 기념일은 하루뿐인데 뭔가 기억에 남을 선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특히 제 선물이나 편지를 보는 남자친구의 표정이 너무 좋아서 또 이벤트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이벤트가 소소한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인 걸까. 송 씨의 이벤트는 저비용이라는 장점 아래 장시간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다. “제가 했던 이벤트는 전지편지, 포토북, 뽑기 이벤트예요. 누구나 쉽게, 저렴하게 할 수 있지만 정성이 아주 많이 필요한 작업이죠. 비용은 대부분 1만 원 안팎에서 해결되지만 시간은 3시간 이상 걸렸어요. 전지편지는 9시간가량 걸린 것 같아요.”

“포토북, 뽑기 이벤트는 3시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송 씨를 보니 이벤트의 99%는 사랑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선물을 준비할 때 받는 이를 떠올리며 느끼는 설렘, 선물을 받는 이의 행복한 표정. 이것이 바로 송 씨를 이벤트의 달인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전지편지’ 제작 방법
1. 우선 크라프트전지, 시트지, 자료, 각종 색지, 풀, 칼, 가위, 포장끈을 준비해주세요.

2. 본격적으로 꾸미기 전에 전지를 먼저 접어주세요. 모양이 잡히고 나면 자료들을 붙일 위치를 미리 가늠해두세요.

3. 프린트한 글씨를 색지에 붙여서 오리면 예쁜 색을 낼 수 있어요. 전지에 붙여주세요.

4. 전지 가운데에 큰 하트를 그리세요. 그 주변으로 오려낸 작은 하트를 붙이면 됩니다. 이때 빈 공간이 없어야 완성품이 예쁘게 나와요.

5. 가로 4.5cm 정도의 검은 색지를 오려 필름 모양을 낸 뒤 그 위에 사진을 붙여주세요.

6. 이제 한가운데 하트에 정성껏 편지를 씁니다. 뒷부분에서 편지 내용이 고갈되지 않도록 분배를 잘해야 해요.

7. 표지에 시트지를 붙이고, 리본으로 포장해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