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 자매지 한경비즈니스가 상장사의 업종별 연봉 분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샐러리 트리(Salary Tree)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어떤 업종의 연봉 수준이 높고 낮은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어느 업종의 월급통장이 두툼할까. 상대적으로 얇은 분야는 어디일까.
[업종별 연봉 비교] 섬유·음식료 짜고 금융·서비스 달콤
전통 산업일수록 연봉 수준 낮은 편
[업종별 연봉 비교] 섬유·음식료 짜고 금융·서비스 달콤
취업 준비생이라면 샐러리 트리를 잘 기억해 두자. 회사의 성장성이나 전망보다 잘 알려진 기업, 이미지가 좋은 기업을 지망하는 이가 많은데, 잘 알려졌다는 얘기는 역사가 오래됐다는 뜻이고 이는 전통 산업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업종별 평균 연봉 분포도를 보면 ‘뜨는 업종(고성장 산업)’, ‘지는 업종(저성장 산업)’을 짐작할 수 있다. 대개 노동집약형인 전통 산업이 연봉이 낮고 기술집약적인 하이테크 산업의 연봉이 높은 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지는 업종’은 섬유의복 업종이다. 업종 내 최고 평균 연봉이 4923만 원(한섬)이다. 그 뒤를 한세실업(4839만 원)·웅진케미칼(4700만 원)·LG패션(4362만 원)·신원(4069만 원) 등이 따르고 있다.

물론 근속 연수에 따라 이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다른 업종에서도 근속 연수가 늘어날수록 평균보다 많이 받는 이치는 비슷하다.

그래프상 최저에 위치한 섬유의복 10위인 파미셀은 3178만 원이다. 섬유 업종 전체에서 최하위(22위)인 SG충남방적은 2159만 원이다.

종이목재 업종도 ‘지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제지 업종은 태블릿 PC와 전자책 등의 보급으로 신문·서적의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길이 요원하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무림P&P와 페이퍼코리아가 5300만 원으로 공동 1위이고 아시아제지(5170만 원)·무림페이퍼(5100만 원)·깨끗한나라(5000만 원)·한솔제지(4832만 원)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종이목재 업종의 평균 연봉은 섬유의복에 비해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음식료 업종도 전통 산업으로 분류되지만 연봉 수준은 상장사 전체 평균 연봉(4733만 원)보다 높은 편이다. 1위는 6617만 원의 동원산업이다. 동원산업은 참치 잡이 원양어선 선원의 연봉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2위는 6500만 원인 오뚜기, 3위는 6400만 원인 KT&G다.

CJ제일제당(4800만 원)은 7위이고, 농심(4361만 원)은 15위에 자리했다. 음식료 업종에서 눈여겨볼 기업은 임금이 ‘짜기로’ 소문난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들이다. 롯데칠성음료는 4400만 원으로 14위, 롯데제과는 4353만 원으로 16위, 롯데삼강은 4300만 원으로 17위다.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남양유업은 3842만 원으로 19위, 대상은 3800만 원으로 20위, 사조산업은 3360만 원으로 26위다.
[업종별 연봉 비교] 섬유·음식료 짜고 금융·서비스 달콤
‘관리직’만 있는 지주사 연봉 높아

의약품·유통업·운수창고업은 음식료 업종과 비슷한 형태다. 의약품 업종은 성장 산업으로 분류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약 개발보다 복제 약품 제조에 치우친 국내에서는 전통 산업에 가깝다. 광동제약은 제약 매출의 정체를 음식료 매출로 돌파하고 있지만 음식료 또한 전통 산업이다. 의약품 업종의 평균 연봉 1위는 대웅제약으로 6400만 원, 2위는 유한양행으로 6171만 원, 3위는 동아제약으로 5710만 원이다. LG생명과학이 5500만 원으로 4위, 녹십자가 5400만 원으로 5위, 한독약품이 5382만 원으로 6위다. 의약품 업종에서는 동성제약이 2913만 원(27위)으로 가장 낮았다.

유통업은 업종 내에서 편차가 크다. 1위는 삼성물산으로 7000만 원이다. 삼성물산의 상사(商社) 부문의 매출액은 66%로 건설 부문 33%보다 높아 유통업으로 분류되긴 했지만 거꾸로 영업이익은 건설 부문에서 66%가 나오기 때문에 건설업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2위는 현대홈쇼핑으로 6052만 원, 3위는 현대백화점으로 5800만 원이다. 현대홈쇼핑이 모(母)회사인 현대백화점보다 ‘감히’ 연봉 수준이 높은 것은 백화점이 인센티브 급여 비중이 높은 판매 사원이 포함돼 있는 반면 홈쇼핑은 본부 인력만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4위는 E1으로 5700만 원, 5위는 현대종합상사로 5515만 원이다. 유통업에서 잘 알려진 기업들 중 하이마트는 4664만 원으로 12위,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은 4500만 원으로 13위, 신세계는 4300만 원으로 15위, 롯데쇼핑은 3071만 원으로 35위다.

한편 금융업은 그래프가 상장사 전체 연봉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 위치하는 동시에 5000만 원에서 9800만 원까지 폭넓은 분포를 보인다. 기본 연봉은 높지만 기업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다. 금융업 1위는 신한금융지주로 9800만 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지주사는 실무자가 거의 없고 소수의 관리직 위주로 이뤄져 있어 평균 연봉이 높은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위는 KB금융지주로 7100만 원, 3위는 하나금융지주로 6900만 원이다. 금융업은 12월 결산 기업만 이번 조사에 포함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증권사와 은행을 비롯해 흔히 알고 있는 금융회사가 많이 빠진 것을 감안해야 한다.
[업종별 연봉 비교] 섬유·음식료 짜고 금융·서비스 달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당연하게도’ 삼성전자가 7760만 원으로 1위다. 흔히 예상하는 수준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삼성그룹 계열사는 성과급(PS: 프라핏 셰어)이 최대 연봉의 50%까지 나오는 등 인센티브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연봉만으로 급여 수준을 판단하기는 힘들다. 매년 변동 폭이 큰 성과급은 연봉에 포함되지 않는다. 2위는 삼성테크윈으로 7500만 원, 3위는 LG전자로 7100만 원이다. 삼성SDI는 6900만 원으로 4위, 삼성전기는 6300만 원으로 5위다. 전기전자 업종 5위 이내에 4개 기업이 삼성그룹 계열사인 것이 특이하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평균 연봉이 삼성전자를 앞섰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는데, 운수장비 업종에서는 역시 현대자동차가 8900만 원으로 1위, 기아자동차가 8400만 원으로 2위, 현대모비스가 8300만 원으로 3위에 올랐다. 1~3위가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4위는 현대중공업으로 7829만 원, 5위는 삼성중공업 등으로 7600만 원이다.

정보기술(IT)·방송·교육·미디어 등이 총망라된 서비스업은 가장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판단된다. 금융지주사가 아닌 일반 지주사들이 대거 서비스업에 포함되면서 연봉 상위권은 지주사들로 채워져 있다. 서비스업 1위는 SBS로 9700만 원이다. 2위는 SBS미디어홀딩스로 8800만 원, NICE홀딩스가 8535만 원으로 3위, IB스포츠와 영원무역홀딩스가 8400만 원으로 공동 4위다. 금융업에서 연봉 수준이 높은 신한금융지주처럼 일반 지주사도 실무자의 수가 적고 관리직이 많다 보니 연봉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에 가까운 삼성엔지니어링은 8200만 원으로 6위에 올랐다.




글 우종국 한경비즈니스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