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중간고사가 끝났다. 지친 육체와 영혼에 뜨거움 숨결을 불어넣어 줄 ‘그것’이 다가온다. 전국 수천만의 대학생이 5월을 기다려온 이유, 바로 축제다! 하지만 한결같은 축제 프로그램은 이제 그만. 매년 똑같은 축제 내용에 지친 캠퍼스 잡앤조이의 대학생 기자들이 발품을 팔아 여섯 학교의 특색 있는 축제를 찾아냈다. 청춘남녀가 열정을 확실하게 불태울 기회가 여기 있다.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대학 축제들이 한창인 가운데 12일 서울대축제에서 학생들이 물총놀이를 하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090511
대학 축제들이 한창인 가운데 12일 서울대축제에서 학생들이 물총놀이를 하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090511
건국대 (5월 첫째 주)
일 년에 단 이틀! 일감호에서 뱃놀이하기

서울 시내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호수를 간직한 건국대. 5월 축제가 시작되면 고요하고 잔잔하기로 소문난 건국대의 일감호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건국대 스킨스쿠버 동아리 ‘수중탐사부’는 매년 축제 기간마다 일감호에서 뱃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무려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젠 빼놓을 수 없는 건국대 축제의 명물! 건국대 학생들 사이에선 “1학년 때 사랑하는 이와 배를 타지 못하면 대학 생활 내내 배를 타지 못한다”는 슬픈 전설도 떠돈다고. 일 년에 단 이틀, 축제 기간에만 개방되는 일감호의 품속에 안기고 싶은 이가 많은 까닭일까.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대기 시간이 평균 1시간에 달하지만 올해 축제에서도 뱃놀이에 열광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 같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전북대 (5월 둘째 주)
전북대 최고의 철인을 뽑아라!

모든 올림픽의 마지막을 마라톤 경기가 장식하듯이 전북대의 대동제도 철인 선발대회로 끝을 맺는다. 매년 전북대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동아리와 총학생회가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이 행사는 ‘철인 6종 경기’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건전한 경쟁의식과 학생다운 패기를 키우는 것이 행사의 취지. 보통 10명에서 15명이 한 팀이 되어 캠퍼스 곳곳을 돌며 준비된 경기를 치르는데, 주어진 경기를 해결하는 동안 어느새 돈독해진 팀워크를 느낄 수 있다고.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1, 2, 3위와 페어플레이어에겐 상금과 상품이 수여된다. 축제 마지막 날이지만 참가팀이 많고 이들을 응원하는 무리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이유는 순위와 상관없이 모든 팀이 ‘화합’을 이루어내는 모습이 훈훈하기 때문이 아닐까.



백석대 (5월 셋째 주)
팔고 싶은 건 모조리 팔 수 있다!

백석대의 올해 축제 테마는 R.T.F(Real Together Festival). 풀어 쓰면 모두 함께 즐기는 진짜 축제라는 의미가 된다.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것이 프리마켓(Free Market). 홍대 놀이터에서 매주 열리는 프리마켓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축제에 도입했다. 기존 축제에서 학과나 동아리 위주로 운영되던 부스를 개개인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 특징. 직접 만든 액세서리나 소품, 즐겨 입던 옷 등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선한 아이템을 누구나 장터로 가져와 함께 나누자는 취지다. 물론 물건이 아니어도 음식이나 게임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고팔 수 있다. 백석대 학생회는 성공적인 프리마켓 개최를 위해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올해 백석대 축제에서 새로운 ‘파워 셀러’의 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18일 개막한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축제에서 학생들이 임시 설치한 먹거리 길을 걸으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1.5.18
18일 개막한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축제에서 학생들이 임시 설치한 먹거리 길을 걸으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1.5.18
'축제가 사라졌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대학생들의 축제 참여가 저조해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축제가 열리고 있는 이화여대 교정이 한산하다.
/허문찬기자  sweat@  20070522
'축제가 사라졌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대학생들의 축제 참여가 저조해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축제가 열리고 있는 이화여대 교정이 한산하다. /허문찬기자 sweat@ 20070522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선문대 (5월 셋째 주)
글로벌한 축제를 만날 수 있는 곳

전국에서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어디? 정답은 선문대! 8000여 명의 학생 중 무려 1200여 명이 외국인인 선문대 축제의 묘미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유학생들이 꾸미는 ‘전통 먹거리 장터’에서 나온다. 유럽·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 64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저마다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는데, 지난해 최고 인기였던 네팔 전통음식을 비롯해 앙골라·에티오피아·몽골·우즈베키스탄·우루과이·페루 등 그야말로 ‘글로벌’한 음식 세계를 체험해보는 재미가 있다고. 먹거리 장터와 함께 열리는 영어학과, 중어중문학과, 일어일본학과, 노어러시아학과, 스페인중남미학과 학생들의 전통민속춤 공연은 선문대가 자랑하는 축제의 백미. 유학생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즐기고 싶다면? 망설일 필요 없이 선문대로 Go Go!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부산대 (5월 셋째 주)
잘나가는 밴드, 최강자를 뽑는다

국내 유수의 밴드들이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KBS 프로그램 ‘탑밴드’의 캠퍼스 버전이 올봄 부산대 축제 현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부산대 축제의 올해 테마는 ‘축제 안에서 모두 하나가 되자’는 것. 유명 가수나 밴드를 초청하기보다 부산대에만 있는, 부산대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인들이 직접 만드는 무대를 준비한 것은 부산대 구성원의 힘으로 화합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축제가 열리는 5월 셋째 주까지 동아리 및 학과 밴드를 대상으로 예선전을 진행해 본선에 진출할 8~10팀을 선발한 뒤, 축제 현장에서 청중평가단과 관객 점수, 온라인심사 점수 등을 합산해 최고의 ‘톱 밴드’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예비 스타 탄생의 장이 될 부산대 축제 현장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고려대 (5월 넷째 주)
추억 속 술래잡기 놀이가 새롭게 다가온다

정적인 축제는 가라! 고려대에선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놀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플레이태그(Play Tag)란 이름의 이 행사는 고려대 이벤트기획 동아리 KUSPA가 기획한 것. 수십 명의 사람이 서로의 꼬리를 잡으며 승부를 겨루는 신개념 술래잡기 놀이다. 한 명의 술래가 다른 참여자를 잡아 팔에 매인 띠를 떼어내면 그 사람이 또 하나의 술래가 되고, 점점 늘어나는 술래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생존자가 상금을 거머쥐는 방식이다. 플레이태그가 국내에 처음 알려진 것은 2003년. 서울 여의도 등지에서 플래시몹 형태로 진행된 바 있지만 대학 축제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녀노소가 어울려 뛰어노는 동안 진정한 축제의 열기가 전해질 것을 기대한다고. 신선한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고려대로 모여라!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축제에만 2박 3일 창업 어렵지 않아!

2박 3일간의 짧은 창업, 성공적으로 해내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지난해 전북대에서 프리마켓에 참가했던 사회봉사 동아리 ‘레오’의 차한결(전북대 사회복지 4) 씨를 만나 축제 기간 창업 노하우를 물었다.

Q. 프리마켓을 열게 된 계기는?

A. 동아리 회원 간에 친목을 다지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자는 취지였다. 돈이 목적은 아니었다. 실제로 축제가 열린 이틀 동안 하루 2시간 정도만 짧고 굵게 프리마켓을 운영했다. 나머지 시간은 다른 프리마켓을 둘러보고 즐기는 데 썼다.

Q.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나?

A. ‘물 두더지’ 게임을 아이템으로 했다. 오락실에 있는 두더지 게임과 비슷한데 드럼통에 물을 채우고 사람이 안에 들어가서 두더지 역할을 하는 게임이다. 남녀 구분 없이 30초에 1000원씩 내고 참가하도록 했다.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Q. 창업 비용과 수익금은?

A. 드럼통 3개를 구입하는 비용 외에는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이틀 동안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고 회식비까지 벌었다. 아이템이 독특해 시선을 끌었고, 게임을 진행한 장소가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길목이어서 주목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A. 게임 특성상 물속에 계속 들어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두더지’ 역할을 한 후배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건장한 남학생이 인정사정없이 휘둘러 뿅망치가 부러졌을 땐 억울한 기분마저 들었다. 후배들이 병원비가 더 나오겠다고 울먹거리던 게 기억에 남는다.

Q. 프리마켓을 운영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A. 축제 때 주점을 열기도 했었지만 술이 전부인 축제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것 같다. 프리마켓에 참여하면서 짧은 시간에 사람을 어떻게 끌어모을지, 준비를 어떻게 할지 등 많은 것을 배웠다. 한마디로 제대로 ‘놀았다’는 느낌이다. 올해도 같은 아이템으로 프리마켓을 운영하려고 한다.
본격적인 대학축제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17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학생들이 물풍선을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정욱기자 haby@2006.5.17
본격적인 대학축제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17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학생들이 물풍선을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정욱기자 haby@2006.5.17
대학 축제들이 한창인 가운데 12일 서울대축제에서 학생들이 물풍선던지기를 하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090511
대학 축제들이 한창인 가운데 12일 서울대축제에서 학생들이 물풍선던지기를 하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090511
4인 4색 유형별 축제 즐기는 노하우
당신은 어떤 유형입니까?

팬클럽형

대학 축제는 TV에서만 봐왔던 연예인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이 있으니….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 움직이며 각 대학 축제를 즐기는 팬클럽형!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축제를 즐기다 어느새 열광의 도가니에 흠뻑 젖어 또 다른 신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타입이다.

TIP!
축제 두 배로 즐기기
- 학교별 축제 라인업을 공유하기 위해 지인들과 촘촘한 연락망을 쌓을 것.
- 좋아하는 연예인이 등장하는 시간대를 미리 파악하는 철저한 준비성을 갖출 것.
- 공강 있는 학교 친구를 사수해 앞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센스는 덤!



술고래형

주점 없는 축제는 팥 없는 찐빵?! 학과별·동아리별로 개성을 드러내는 이색 주점들은 술고래형에겐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도 같다. 아무리 멋진 연예인이 와도, 아무리 재밌는 이벤트가 열려도 주점을 벗어나길 거부하는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술, 술, 술! 밤새 ‘부어라 마셔라’ 하다가 어느새 꽐라(?)가 돼버릴지 모르니 주의할 것.

TIP! 축제 두 배로 즐기기
- 주변도 가끔씩 돌아보며 함께 축제를 즐기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것.
- 밤새 달릴 수 있도록 적절히 페이스 조절을 하는 지혜도 필요.
- 다음날 편안한 속을 위해 숙취 해소 음료도 빼놓으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오!



이벤트형

대학 축제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게임과 이벤트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물풍선 던지기, 대형 미끄럼틀, 각종 이색 선발대회까지…. 자존심 따위는 곱게 접어 하늘 위로 날려버리고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게임에 몰두하는 이들은 바로 ‘이벤트형’. 이들 중엔 자신이 잘하는 종목을 미리 파악해 재미와 함께 상품까지 노리는 실속형도 많다.

TIP! 축제 두 배로 즐기기
- 철판도 이기지 못할 두꺼운 얼굴과 참여 정신이 있다면 OK!
- 재미를 위해서라면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드는 열정은 덤.
- 그러나 상업적인 게임에 무모하게 목숨 걸지 않는 자제력도 필요하다는 사실!



짝짓기형

연예인도, 술도, 게임도 필요 없다. 축제 기간에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있으니 바로 짝짓기형 인간! 마음이 들뜨기 쉬운 축제 기간은 솔로 탈출의 최적기, 열정이 넘치는 축제 현장은 사랑에 목마른 솔로들에겐 즉석 만남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사랑이 꽃피는 건 순식간. 축제에서 솔로 탈출하기 어렵지 않아요~

TIP! 축제 두 배로 즐기기
- 이성을 사로잡을 패션 감각은 남녀 모두에게 필수.
- 친구들에게 다른 학교 이성 친구를 초대해달라고 부탁하는 적극성이 있다면 GOOD~
- 지역, 학력, 세대 간 격차를 뛰어넘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열린 마음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대학 축제의 모든 것]뻔한 축제는 No~ 젊음이 부르는 축제가 온다!
글 김은진(전북대 윤리교육 4)·윤도현(성균관대 프랑스어문 2)·이규현(을지대 의료경영 3)·정혜정(고려대 식품자원경제 2)·최윤영(서울여대 아동 2) 대학생 기자

사진제공 한국경제신문DB·건국대 총학생회·전북대신문·전북대 동아리 ‘레오’·백석대 총학생회·선문대신문사·부대신문·고려대 KU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