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미리보기_Cinema
1992 년 처음 출간된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화차’는 ‘사회파 미스터리란 이런 것이다’를 정의내리는 듯한 걸작이었다. 90년대 초반 일본 사회를 휩쓸었던 버블 경제와 맞물려 신용불량, 개인파산, 사채 등의 사회적 이슈가 전면적으로 부각됐을 때, 타인의 삶을 훔쳐서라도 그 지옥 같은 현실에서 어떻게든 탈출하고 싶었던 여성의 애달픈 삶이 충격적으로 묘사된 작품이다.![[영화] 원작과 꽤 다른 길 ‘화차’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36.1.jpg)
그만큼 사회적 이슈와 콘텍스트에 대한 꼼꼼한 부가 설명이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과연 이 작품을 영화로 옮기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버블 경제와 한국의 1997년 IMF 상황이 거의 비슷하게 맞물렸고, 한국에선 심지어 자본주의의 버팀목이 무너지는 상황이 현재진행형 또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곳’의 동시대성을 완벽하게 끌어와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을까, 영화 ‘화차’는 원작과 꽤 다른 길을 택한다.
![[영화] 원작과 꽤 다른 길 ‘화차’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37.1.jpg)
원작에서는 단역에 불과한 약혼자가 이 영화에선 전면으로 나선다. 선영을 찾아다니는 절박한 심리 상태에 좀 더 설득력을 부가하고, 원작에서 누군가의 시선과 목소리로만 묘사되던 여주인공이 여기선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실체를 부여받는다. 고심이 느껴지는 각색이지만 좀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그 ‘한국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뜨겁고 격렬한 성격이어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거짓말로 삶을 위장하면서까지 평범한 행복을 얻고 싶었던 여자에 대한 연민보다는, 사랑했던 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절망에 빠진 문호가 시종일관 악을 써대며 발버둥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원작 ‘화차’의 엔딩은 그야말로 문학 사상 최고의 엔딩 중 하나로 꼽힐 법한 명장면인데,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엄청난 자신감과 설득력을 겸비했어야 할 것이다. 영화 ‘화차’가 선택한 설명조의 마지막 장면은 좀 실망스럽다.
마이 백 페이지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마츠야마 켄이치
![[영화] 원작과 꽤 다른 길 ‘화차’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38.1.jpg)
![[영화] 원작과 꽤 다른 길 ‘화차’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39.1.jpg)
건축학개론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 한가인, 수지, 이제훈
![[영화] 원작과 꽤 다른 길 ‘화차’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40.1.jpg)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감독 앤드류 스탠튼 출연 테일러 키취, 린 콜린스, 윌렘 데포, 사만다 모튼
![L to R: Dejah Thoris (Lynn Collins) and John Carter (Taylor Kitsch)](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41.1.jpg)
!["JOHN CARTER"
L to R: Dejah Thoris (Lynn Collins), John Carter (Taylor Kitsch), Sola (Samantha Morton)
?2011 Disney. JOHN CARTER™ ERB, Inc.](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9342.1.jpg)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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