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별 씨는 분명한 목표 아래 소신 있는 선택을 해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김 씨가 대학 초년생일 때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곳은 드물었다. 하지만 그에겐 ‘경험이 스펙’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4년이라는 시간을 아르바이트하는 데 쏟아부었다. 친구들이 영어 공부에 매진할 때에도 김 씨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지 않았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제조, 판매, 서비스, 인력 관리 등의 기초 업무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놀라운 것은 김 씨가 졸업하는 해, SPC그룹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이에게 가산점을 주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 김 씨의 공언대로 아르바이트 경력이 그에게 합격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알바생에서 정규직 사원으로 점프 "나는야 판매왕"
김새별 씨는
입사 2012년 1월 1일
소속 SPC 파리크라상 영업본부
학력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학점 3.96(4.3점 만점)
자격증 위생사·제과 자격증
외국어 토익 755점
특이사항 마산 합성동 파리바게뜨에서 아르바이트

김새별 씨의 이력서는 그다지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뭔가 일관성이 있다. 이력서만 봐도 식품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일찍이 목표 설정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학 새내기 시절엔 전공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방황했지만 결국 전공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수능 점수에 맞춰서 학교와 학과를 선택했어요. 전과나 편입을 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해도 영양사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식품 회사에 사무직으로 취업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식품 업계를 경험해보기 위해 그는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다. 동네에 있는 파리바게뜨의 문을 두드렸다.

“유명 브랜드에서 일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갔어요. 주말 종일 근무를 하거나 평일 오후 근무를 했어요.”

21살 처음 접한 사회생활. 일은 즐거웠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판매와 서비스에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저는 더 비싼 빵을 팔 자신이 있었어요. 일을 하다 보니 매출이 오르내리는 게 눈에 보였어요. 매출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서든지 올려야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잘 안 팔리는 상품은 세트나 기획 상품으로 엮었어요. 점장님이나 동료들에게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의견을 냈죠.”

그는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보면 더욱 의욕이 넘쳤다고 한다. 고객의 성향까지 파악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 여성에게는 생크림 케이크 대신 요거트 케이크를 권하는 식이다.

“고객들을 유심히 관찰하니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그냥 권유하는 것과 성향에 따라 권유하는 것은 달랐어요. 진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매출이 달라졌어요. 잘 어울리는 제품끼리 엮고, 잘 안 팔리는 제품은 잘 팔리는 제품과 함께 매장 입구 쪽에 진열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통해 김 씨는 SPC그룹 입사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에 ‘파리바게뜨에서 고객을 만나는 시간’이라는 답을 내린 순간, 이 길이 내 길이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대학 2학년 때부터 4년 가까이 같은 곳에서 일을 했다. 그 사이 제빵 자격증을 취득했고, 자비를 들여 ‘라떼 아트’를 배우기도 했다. 그 이유 또한 소신 있다.

“고객들이 빵에 대해 질문을 많이 했어요. 빵의 특징이 뭔지, 지식이 없으면 상세하게 대답하기가 어려워서 제대로 알기 위해 배웠어요. 또 파리바게뜨가 빵과 커피를 함께 파는 카페형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빵뿐 아니라 커피를 잘 파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라떼 아트를 배워서 커피를 예쁘게 만들려고 했고, 시간이 갈수록 저를 기억하고 저에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고객들이 생겼어요.”

취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4학년 때에도 일을 멈추지 않았던 건 스펙에 대한 김 씨의 남다른 생각 때문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영어에 제2외국어 공부도 했어요. 하지만 저에겐 명확한 목표가 있었어요. 점수에 매이지 않고 나만의 특기를 쌓아야 진정한 스펙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역량 쏟아 부을 ‘내 직장’이라 생각”

4학년 2학기, 딱 두 군데에 취업 원서를 넣었다. 그중 한 곳은 SPC그룹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썼다. 대단한 자신감이 없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대기업은 토익이나 토익스피킹 점수로 서류 전형에서 필터링한다는 얘기도 듣긴 했는데요, 그래도 저에겐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크게 불안하진 않았어요.”

‘나는야 판매왕’ 김 씨가 자기소개서 첫 줄에 쓴 말이다. 바로 함께 일한 동료와 점장이 김 씨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자신의 판매 능력과 강점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어필했다.
1차 서류 전형 통과 후에는 총 세 번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면접 중간 중간 SPC그룹만의 특화된 시험인 관능 평가(미각 테스트)와 디자인 역량 평가도 치렀다. 4년 가까이 판매를 해본 김 씨에게 이 시험은 어려운 게 아니었다. 면접 돌발 질문에도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면접관이 크리스마스 때 남자친구가 같이 놀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질문하셨어요. 남자친구를 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답을 했죠. 면접관이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어요.”

2011년 하반기, SPC그룹은 처음으로 계열사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이에게 가산점을 주기 시작했다. 가산점이라는 날개를 얻은 김 씨는 최종 합격자 30명 명단에 들 수 있었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다만 제반 업무를 익히고 일에 대해 아는 만큼 서류나 면접 전형 시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있었죠. 위험 부담은 있었지만, 제가 노력한 점을 반드시 회사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SPC그룹의 신입사원들은 고객 접점에서 판매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1~3년간 매장에서 점장으로 일하게 된다. 매장 경험이 풍부한 김 씨는 이미 한 발 앞선 상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공채 동기 중에 외국 대학을 나온 사람도 있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도 있어요. 그에 비하면 제 이력서가 화려하진 않지만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등 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부분에선 최선을 다했어요.”

인터뷰에 동행한 SPC그룹의 직원은 김 씨가 일했던 매장에서 그를 ‘성실함의 아이콘’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 번도 지각을 하지 않고 늘 일찍 나와서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세 명의 몫을 거뜬히 해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이지만 한 번도 남의 브랜드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내 직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순간 파리바게뜨가 또 하나의 제 이름이 된 것 같아요.”

이 얘기를 할 때 김 씨의 눈이 더욱 커졌다. 왜 그가 합격을 했는지 순간,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알바생에서 정규직 사원으로 점프 "나는야 판매왕"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샤니, 삼립식품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SPC그룹’은 이런 인재를 원한다
SPC그룹은 열정과 창의를 갖고, 무한한 도전을 통해 세계의 맛과 음식 문화에 기여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SPC그룹의 인재는 원칙을 준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신뢰와 존중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