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우아한 스릴러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外
‘팅 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존 르 카레의 팬이 아니라면 도대체 뜻을 알 수 없는 제목이다. 원작 소설 속 설명을 빌려오자면 이는 “팅커(땜장이), 테일러(재단사), 솔저(군인), 세일러(선원), 리치맨(부자), 푸어맨(가난뱅이), 베거맨(거지), 시프(도둑). 어린이들이 자신의 장래를 예측할 때 부르거나, 숫자 대신 순서 삼아 부르는 동요로서, 이 경우에는 1부터 8까지의 숫자를 나타낸다.” 영국 비밀 정보부(MI6)의 국장 컨트롤(존 허트)은 현장요원 짐 프리도(마크 스토롱)에게 서커스(영국정보국) 내에 침투한 러시안 스파이를 밝혀내기 위한 비밀임무를 맡기지만, 이를 눈치 챈 내부 스파이의 조작으로 짐은 살해되고 작전은 실패한다. 이 사건 때문에 컨트롤과 그의 최측근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후 스마일리는 서커스 내의 이중스파이를 색출해달라는 은밀한 제안을 받고, 옛 동료 빌 헤이든(콜린 퍼스), 로이 블랜드(시아란 힌즈), 퍼시 엘러라인(토비 존스), 토비 에스터헤이즈(데이빗 덴칙)를 조사한다.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外
원작자 존 르 카레는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비밀 정보부에서 한동안 스파이로 활동했던 놀라운 이력의 작가다. 르 카레의 1974년작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50, 60년대 동안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몇 차례의 이중스파이 사건과 도덕성, 충실함, 품위 등의 인간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겹쳐놓은 걸작 스릴러다. 다시 한 번 원작 속 구절을 빌려오자면, 이는 “위대한 것들이 결국 사소하고 야비한 것으로 위축되고 말리라는 예감”에 관한 작품이다.
Gary Oldman as George Smiley in Tinker, Tailor, Soldier, Spy
<br/>Photo: Jack English
<br/>All rights reserved.???짭짤 2010 StudioCanal SA.
Gary Oldman as George Smiley in Tinker, Tailor, Soldier, Spy
Photo: Jack English
All rights reserved.???짭짤 2010 StudioCanal SA.
영화가 시작한 지 18분이 지나서야 자신의 첫 번째 대사, “난 은퇴했네”라는 말을 내뱉는 조지 스마일리는 영화 내내 묵묵히 돌아다니며 옛 동료들이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그들이 작성한 문서 속 숫자들을 하나하나 해독한다. 007 같은 액션은 없다. 얼마만큼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싸움이다. 언제나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의식해야 하는 강박증은 대단히 우아한 카메라 워크에 담겨지고, 은폐된 공간은 존재하지 않으며 비밀이 영원할 수 없음을 웅변하는 화면의 구도는 놀라울 만큼 아름답다. “일생에 단 한 번, 아주 운 좋은 소설가라면 그의 책 중 한 편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그 자체의 생명력과 진실을 갖게 되는 걸 볼 수 있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고 난 원작자 존 르 카레의 이례적인 찬사다.



하울링
감독 유하 출연 송강호, 이나영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外
강력계 만년 형사 상길(송강호)에게 분신자살 사건과 신참 형사 은영(이나영)까지 떠맡겨진다. 상길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사를 시작하지만 조사 결과 이는 정교하게 제작된 시한벨트 발화장치에 의한 계획된 살인임을 알아낸다. 상길은 승진 욕심에 독단적인 수사에 나서고 은영은 사체에서 발견된 짐승의 이빨자국에 주목하지만 상길은 무시할 뿐이다.



아티스트
감독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출연 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 존 굿맨, 제임스 크롬웰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外
1927년 할리우드. 조지 발렌틴(장 뒤자르댕)은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유성영화의 등장과 함께 무성영화 배우인 그는 졸지에 설 자리를 잃는다. 한편 여배우 페피 밀러(베레니스 베조)는 조지에 대한 사랑을 남몰래 키워간다. 무성영화 스타일로 대사 없이 찍은 유쾌하고 아름다운 작품.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워 호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제레미 어바인, 베네딕트 컴버배치, 에밀리 왓슨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外
1914년, 영국의 시골 소년 알버트(제레미 어바인)는 아버지가 사온 말 조이와 처음 만난 순간부터 형제처럼 각별한 애정을 느낀다. 바깥세상에선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조이는 기마대 군마로 차출되어 알버트 곁을 떠난다. 조이는 알버트에게 돌아가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알버트 역시 조이를 찾기 위해 입대를 감행한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