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_허영진의 위로하는 책, 위로 가는 책


최근 와튼 스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로 알려진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가 출판계 화제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MBA 학위를 받은 것으로도 잘 알려진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 스쿨은 세계 최고의 MBA로 평가받죠. 책의 원제는 좀 더 직관적인데요, 협상법을 다룬 강의답게 ‘더 많은 것을 얻는 법(Getting More)’입니다.

외국 대학의 인기 강의를 책으로 옮긴 사례는 꽤 있습니다. 일단 주류는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히는 하버드군요. 한국 출판계에 ‘정의’ 신드롬을 불러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도 하버드 인기 강좌고요, ‘해피어’라는 책으로 긍정심리학 전도사라 불리는 탈 벤 샤하르의 ‘하버드대 52주 행복연습’도 ‘행복학 강의’를 갈무리한 책입니다. 신학자 하비 콕스의 ‘예수 하버드에 오다’도 20년 이상 인기를 누렸던 ‘예수와 윤리적 삶’이라는 강좌를 책으로 옮긴 것입니다.

작년 말에 출간된 ‘청춘은 길어도 아프지 않다’는 책도 전부는 아니지만 도쿄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의 강의가 담겨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시리즈로 내고 있는 ‘관악초청강연’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작가 고 박완서, 시인 고은, 배우 이순재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철수 교수의 강의를 담은 책이 나왔고요.

사람들이 강의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좀 삐딱하게 보면 많은 사람들의 학력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학교 프리미엄을 들 수 있겠죠. 저는 가장 큰 이유가 참된 스승을 찾고 싶은 욕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EBS에서 샌델의 강의를 방송하기도 했는데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강의 내용뿐 아니라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나 독특한 강의법도 화제였죠. 강의를 보면서 사람들이 발견한 건 다름 아니라 진정성을 띤 스승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스승 없는 사회, 누군가는 참된 스승을 찾아야 하고 또 누군가는 참된 스승이 돼야 하는 것, 우리 사회의 희망과 기회는 여기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 8.0
스승 없는 사회, 책으로 만나는 명강의
세계적인 MBA 와튼 스쿨에서 협상 코스를 강의하고 있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의 명예를 차지한 자신의 강의를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저자는 통념을 뒤엎는 창의적 문제해결법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론들을 소개한다. 1부에서는 협상을 위한 기본적인 개념과 이론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실례를 소개하며 원하는 것을 얻는 비법을 알려준다.



블루 기타 변주곡(맥신 그린 박사의 링컨 센터 인스티튜트 강의록)
맥신 그린 | 다빈치
스승 없는 사회, 책으로 만나는 명강의
미국 링컨센터 인스티튜트의 상주 철학자인 맥신 그린이 센터에서 행한 강의를 모았다. 평생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교육에 대한 여러 생각을 풀어놓았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심미적 교육. 학생들이 예술작품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접근해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우리 사회에서 등한시되고 있는 문화예술을 통해 전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책
[자기계발]
소셜 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 흐름출판
스승 없는 사회, 책으로 만나는 명강의
2000년 ‘보보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이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브룩스가 10년 만에 내놓은 책.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저자는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라는 생각이 인간의 삶을 망친다고 말하며 감정과 무의식을 만드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설정된 남녀 주인공이 인생의 시기별로 맺는 다양한 관계를 살피며 관계가 어떻게 인생을 바꾸는 원리로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예술·대중문화]
판도라의 도서관
크리스티아네 인만 | 예경
스승 없는 사회, 책으로 만나는 명강의
오랜 역사 속에서 지적 유산에서 소외돼온 여성이 책을 접하게 된 과정을 담은 책이다. 지난 4000년 역사를 돌아보며 여성의 독서와 교육 환경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핀다. 고대문명에서 중세 유럽, 르네상스, 근대 영국과 미국까지 다룬다. 남성만의 전유물이던 책이 여성의 손에 들어가는 과정을 독서 중인 여성을 소재로 한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컴퓨터·IT]
누구나 게임을 한다
제인 맥고니걸 | RHK
스승 없는 사회, 책으로 만나는 명강의
게임 연구개발 분야의 지성으로 손꼽히는 제인 맥고니걸의 책. 게임의 폭력성이나 중독성이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뒤엎는다. 사람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것이 “게임에 비해 현실이 망가져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게임이 가진 긍정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도입된 대체 현실 게임(Alternate Reality Game) 등 구체적인 사례도 담았다.



제공 : 교보문고 북뉴스

(news.kyobobook.co.kr)



허영진

교보문고 북뉴스(news.kyobobook.co.kr)에서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는 북 리포터. 삶을 위로(慰勞)하고, 삶의 위(高)로 갈 수 있는 책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