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_한경희생활과학·한경희뷰티

[기업 탐방] ‘강소기업’의 진가를 확인하다
기업 개요
● 대표이사 : 한경희
● 설립일 : 1999년(한경희생활과학), 2007년(한경희뷰티)
● 홈페이지 : www.ihaan.com(한경희생활과학), www.haanbeauty.com(한경희뷰티)
● 직원 수 : 약 150명(한경희생활과학 120명, 한경희뷰티 30명)
● 사업분야 : 생활가전 개발 및 제조, 생활용품 전문 유통, 화장품 제조 및 판매 등



‘강소기업(强小企業)’이라는 말이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는 뜻으로 중소기업 중 업계를 선도하는 우량 기업을 일컫는다.

캠퍼스 잡앤조이가 지난 1월에 찾은 한경희생활과학과 그 계열사인 한경희뷰티.

탐방 소감을 미리 말하자면 ‘대표 강소기업의 면모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기존의 어느 기업도 내놓지 않은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작지만 강한 이 기업을 김주희, 김지예 두 대학생 기자와 함께 둘러봤다.
[기업 탐방] ‘강소기업’의 진가를 확인하다
한경희생활과학과 한경희뷰티 기업 탐방은 캠퍼스 잡앤조이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캠퍼스 잡앤조이가 처음으로 찾은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기업 혹은 대기업 계열사를 위주로 둘러봤기에 유독 기대와 호기심이 컸다.

올해로 만 13년째를 맞이한 한경희생활과학은 국내 제1의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연매출은 1600억 원 수준. 조그마한 회사를 지금의 알짜 중소기업으로 키운 일등 공신은 대표이사인 한경희가 직접 기획한 바닥청소용 스팀청소기다. TV홈쇼핑에서 ‘매진 임박’이라는 시그널이 항상 나타나는 바로 그 제품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스팀청소기는 2001년 발명특허를 받았고 2003년 디자인과 실용성을 높여 재출시, 2004년 스팀청소기만으로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005년에는 회사 전체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개당 8~9만 원 정도의 싸지 않은 제품이 1시간에 1만 대 가까이 판매되며 홈쇼핑 사상 초유의 ‘ARS 시스템 다운 사태’를 발생시킨 일화는 아직도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현재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 점유율은 70%.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스팀다리미(스탠드형)의 점유율도 60%로 시장 1위다. 강소기업의 면모가 드러나는 수치다.
[기업 탐방] ‘강소기업’의 진가를 확인하다
세계 공략 시작… 미국 홈쇼핑도 ‘평정’

한경희생활과학과 한경희뷰티 본사는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이 엇갈리는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해 있다. 축구장 두세 개는 됨직한 공간에 본사 사무실과 공장이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보통 본사 사무실은 서울에 위치하고 공장은 지방에 자리하는 게 일반적. 두 시설이 함께 있는 이유를 묻자 “빠른 배송 및 서비스를 위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경희생활과학과 한경희뷰티의 주된 판매망은 ‘홈쇼핑’.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배송, 수리 등에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무실과 공장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본사 사무실 내부는 투박한 느낌의 외관과 달리 깔끔함을 자랑하고 있다. 2층 복도를 따라 들어가자 사무실, 연구소, 직원들을 위한 샤워장과 피트니스장이 줄지어 있었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피트니스장. 러닝머신, 사이클 등 지금까지 기업 탐방에서 다녀온 웬만한 대기업 수준의 장비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피트니스장에서 나오자 복도 끝에서 기계음이 들려왔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따라가 봤더니 ‘생활과학연구소’였다. 세 명의 연구원이 중국에서 생산돼 들여온 스팀청소기를 테스트 중이었다. 제품 포장 상자를 보니 영어가 가득하다. 옆에서 보던 연구원 한 명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경희생활과학은 국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200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현지 지사를 설립, 자체 브랜드(HAAN)를 내세워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글로벌 홈쇼핑 채널인 QVC에서 연이어 매진을 기록했고, 2009년에는 한 해 동안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에 수여하는 ‘라이징 스타’를 수상하기도 했다. 카펫 문화에 익숙한 서양인의 생활 습관에 맞춰 카펫 청소에 유용한 ‘살균트레이’를 개발한 현지화 전략이 통한 까닭이다.
[기업 탐방] ‘강소기업’의 진가를 확인하다
블루 오션을 창출하다

이번 기업 탐방에 여성 대학생 기자들과 함께한 이유가 있다. 바로 한경희생활과학의 자회사인 ‘한경희뷰티’가 탐방 일정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경희뷰티는 본래 한경희생활과학의 화장품 사업본부였다가 2007년 H.care라는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으며 지난 2011년 사명 변경을 통해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한경희생활과학을 지금의 위치로 올려놓은 제품이 스팀청소기라면 한경희뷰티를 대표하는 제품은 ‘진동 파운데이션’이다. 진동 파운데이션은 손으로 두드려 화장하는 것에서 탈피, 디지털 방식의 진동을 통해 ‘화장이 잘 먹도록’ 돕는 제품이다. 분당 5000회의 진동을 통해 수없이 두드리면서 피부 밀착력을 높인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이 부럽지 않다. 홈쇼핑 방송 시간 동안 평균 11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순간 분당 매출이 3500만 원을 넘어선 적도 있는 ‘대박 상품’.

진동 파운데이션은 블루 오션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뷰티를 상징하는 제품이다. 레드 오션(포화 시장)이라고 생각됐던 화장품 시장을 개척, 소비자 수요를 만들어낸 것. 왜 이 회사가 강소기업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경희뷰티에서는 이날 방문한 대학생 기자들을 위해 진동 파운데이션을 선물하기도 했다. 입에 함박웃음이 걸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기업 탐방 시간 동안 기자는 탐방단과 동행한 두 명의 홍보팀 직원에게 유사한 내용의 질문을 세 번 던졌다. 구체적인 표현은 모두 달랐지만 묻고 싶었던 핵심은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뷰티가 다닐 만한 회사인가’라는 점이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긍정적인 답변이 계속 돌아왔다. 그래서 구체적인 수치로 답하도록 돌려 물었다.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한 사람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지난해 딱 한 명 있었단다. 그만큼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사내 분위기를 가족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도 그랬다. 부서가 다름에도 서로 격의 없이 친밀했고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작은 규모라 할지라도 일터에서 웃을 수 있는 기업이라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청춘을 걸만한 일터가 아닐까? 탐방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두 대학생 기자에게서도 비슷한 답이 들려왔다. “한경희생활과학에 입사하고 싶어요!”
[기업 탐방] ‘강소기업’의 진가를 확인하다
[인사담당자와 솔직 토크]
정기헌 한경희생활과학 인사팀장
[기업 탐방] ‘강소기업’의 진가를 확인하다
Q 2012년 채용 계획은?

A
5월 정도에 공채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11명을 선발했고 올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에서 채용이 이뤄질 것이다.



Q 한경희생활과학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A
지치지 않는 열정,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창의성, 고객의 행복을 창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고다. 도전 정신, 성과 지향적 태도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Q 채용은 어떤 절차로 이뤄지나?

A
서류-1차 면접-2차 면접-신체검사-합격자 발표 순이다. 특징이 있다면 서류 전형에서 10배수를 뽑는다는 것이다. 최대한 지원자와 많이 대면해 좋은 인재를 뽑으려는 의도다.



Q 면접 전형별 특징은?

A
1차 면접 때는 전공 지식, 인성, 태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2차 면접에서는 PT면접, 팀별 광고 제작 등을 통해 세부적인 지식을 갖췄는지 본다.



Q 신입 공채 경쟁률은 어느 정도인가?

A
지난해 11명 선발에 980명이 지원했다. 90 대 1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다. 신입 공채 규모가 크지 않은데 경력 사원으로 많이 충원하기 때문이다. 신입 공채를 시작한 지는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Q 지원자 성별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남성 지원자가 30%, 여성 지원자가 70% 수준이다. 여성 지원자가 많은 것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Q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어떤 것에 주목하는가?

A
성실성을 판단하기 위해 전공 학점을 눈여겨본다. 자기소개서도 중요 평가 항목 중 하나다.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서보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자기소개서가 높게 평가받는다.



Q 입사 후 해외 법인으로 근무지 이동은 가능한가?

A
지금 미국과 중국에 법인이 있다. 미국 법인에는 현재 한국 직원이 파견돼 있지 않으며 인적 이동도 없다. 중국 법인에는 한국 직원 6명이 나가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인적 교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