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달라졌다. 경제 환경이 바뀌었다. 일의 세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일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이란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됐다. 그래서 하기 싫어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생각으로 일을 해서는 가족을 부양하기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아무나 만나 함부로 사귀려고 하지 않는다. 서로 성격이 맞는지, 관심사가 일치하는지 알아보며 신중을 기한다. 그렇게 해서 일단 제 짝을 찾으면 주변에서 말려도 헤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부모가 아무리 반대를 해도 기어코 결혼한다. 그만큼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에서만큼은 이상하게도 대충대충 임한다. 어떤 일이든 맡기기만 하면 다 하겠다는 식이다. 누구라도 좋으니 결혼할 사람만 있으면 하겠다는 식이다. 사랑하는 일을 만나려고 애를 쓰거나 공력을 들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배우자를 고르듯이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고르려고 하기보다는 일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그러니 그런 일과 만나 오랫동안 잘살 수 있겠는가.
이때 사람들의 선택은 두 가지다. 한 부류는 그 일과 금방 이혼하고 또 다른 일거리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또 얼마 가지 않아 헤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 맞지 않으니 오래 동거할 리 만무한 것이다. 또 다른 부류는 지겹도록 싫지만 어찌하지 못하고 함께 산다. 이들이 그나마 버티는 이유는 딱 하나다. 한 달에 한 번씩 기분이 몽롱해지는 ‘뽕’을 맞기 때문이다. 바로 월급이라고 하는 아편 주사를 맞는 데 중독이 되어 어느새 5년, 10년을 뽕 맞는 맛에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뽕을 맞는 사이에 젊음은 점점 사라지고 영혼은 나날이 시들해져 간다.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만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영혼을 담기에 너무 사소하다고 생각되거든 그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말자. 인생은 다 그렇고 그런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그저 묵묵히 참고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따위의 말은 무시해버리자.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싫지만 무조건 참아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같이 있으면 답답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사람과 함께 살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살고 싶을 것이다.
매일 만나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 아니라면 더 나은 일을 찾아 하루라도 빨리 다른 선택을 모색하라. 그 일은 어디엔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 일과 함께 더욱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라. 일 속에 그대의 영혼을 담아라. 그것이 달라져도 많이 달라진 일의 세계다.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고르기보다 일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니,
그런 일과 만나 오랫동안 잘살 수 있겠는가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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