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중소기업청장 송종호


2011년 12월 7일. 중기청장으로 취임한 첫날, 송종호 청장은 전통시장에서 첫 공식 행사를 가졌다. 직접 발로 뛰어 현장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단순한 전시행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이날의 발걸음은 그가 어떤 일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기존 청장들과는 시작부터 그 궤를 달리한 셈이다.

국내에 벤처 정책을 도입하고 발전시킨 우리나라 벤처 정책의 산증인으로, 또 중기청에서 창업지원과장과 창업벤처본부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거친 ‘중기청 토종 청장’으로서, 중기청 내외부에서 그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누구보다 대한민국 중소기업과 중기청에 해박한 사나이, 대한민국 중소기업과 청년창업의 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 키를 쥐고 있는 그와의 일문일답.
중소기업청장 송종호

약력: 1956년 생
대구 계성고, 영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기술고시 22회
상공부 공업진흥청, 중기청 벤처정책과장, 중기청 창업벤처본부장,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심의관, 대통령실 중소기업 비서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역임
2011년 12월 중소기업청장


올해 중소기업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가 궁금합니다.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중소기업을 건강하게, 소상공인을 따뜻하게’라는 정책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이를 위해 ‘3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해 추진할 계획인데요, 그 첫 번째가 바로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해 취약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 진단에서 처방, 치유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온누리 상품권 판매규모 확대, 나들가게 정착 등 정책 성과가 있는 소상공인 정책을 확산시키고, 소상공인 기금 신설, 소상공인 공제 가입도 확대 등을 통해 ‘소상공인 생업(生業)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 세 번째 과제는 청년 일자리, 청년창업의 활성화입니다.



추진 과제들에 대해 어떤 지원대책을 준비해놓고 있는지요.

역시 자금 부분을 빼놓을 수 없겠죠. 올해 중기청에서는 총 81.5조 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그중 28%(약 22.6조 원)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경영안정자금으로, 29%(약 24조 원)는 청년창업 및 일자리 창출에, 나머지 43%(약 34.9조 원)는 녹색·신성장·문화콘텐츠·지식서비스 등 전략산업 분야 유망 기업 육성에 쓰일 예정입니다. 또한 각 지방에 중소기업금융 비상대책반을 구성해서 이미 운영 중이기도 한데요, 이 비상대책반은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들을 면밀히 모니터해서 위기 발생 시 정책금융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위기 해결 시나리오에 따라 유동성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중기청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자리 유지 정책과 일자리 창출 정책이죠.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기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성장해야 일자리도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건강진단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듯이 중소기업도 건강진단 결과에 따라 R&D 지원, 정책자금 등을 맞춤형으로 처방받아 기업의 수명을 늘리고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창업 관련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연간 몇 만 명을 채용한다고 해도 대부분 퇴직자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일자리일 뿐이죠. 실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는 창업밖에 없습니다. 중기청에서는 창업, 특히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1조 원 규모의 청년창업 전용자금을 조성했습니다.



창업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 중기청의 창업지원 정책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새롭게 신설된 1조 원의 ‘청년창업 전용자금’은 청년전용 창업자금으로 1300억 원, 청년창업 전용보증으로 7600억 원, 창업 전용 기술개발로 1000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특히 융자상환금 조정형 창업자금으로 500억 원이 쓰일 예정인데요, 일종의 채무 조정형 자금으로,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제도로 창업 실패 시의 부담감을 많이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됩니다. 비록 창업해서 실패했더라도 정직하게 실패했다면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때문이죠. 또한 올해부터 전국 13개 지역에 ‘청년창업센터’를 설치해 교육에서 컨설팅, 사업계획서 작성, 창업자금 등의 원스톱 지원 시스템이 가동합니다. 수도권에만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영남권, 호남권 등으로 확대해 최정예 청년창업자를 육성할 계획이기도 하고요.



일자리 창출 문제만큼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 등 인력의 미스매치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를 근본적으로 풀 대책은 없을까요.

정부는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고졸 취업’ 제도인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기업 현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특성화고를 집중 육성함에 따라 지난해 중기청 지원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거의 50%에 달했습니다. 올해는 취업률 65%를 목표로 취업 희망자와 중소기업 간 연계 지원, 산학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중소기업 청년인턴 수를 더욱 늘리고, 2012년에 폐지 예정이던 산업기능요원을 15년까지 연장하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 등의 확대 공급을 통해 미스매치 빈자리를 충원할 계획입니다. 또 2013년까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15~29세)에 대해 취업 후 3년간 근로소득세 100%를 면제해주는 제도 신설 등 인센티브도 확대됩니다.



고졸 취업과 관련한 산학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어떤 내용인가요.

현재 전국에 679개의 특성화고가 있습니다. 그중 66개교는 중기청이 직접 지원하는 학교인데요, 이들 학교 3학년 중 취업 희망 학생들을 선발해서 현장 직무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통해 집중 훈련한 후, 졸업과 동시에 협약 중소기업으로 취업을 시켜주는 것입니다. 기업과 정부가 합쳐서 장학금도 지원하고, 취업 후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우선 선발해 업무 공백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병역 특례 혜택도 부여하고 있죠. ‘선취업 후진학’으로 학업에 뜻이 있는 이라면 취업 이후에도 프로그램에 따라 대학 진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정책 추진에 따라 작년만 해도 참여한 학생의 90% 이상이 취업해 특성화고 취업 증대는 물론 청년실업 일부를 해소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올해는 참여 학교를 66개교에서 90개교로 대폭 늘리고, 참여 학생도 기존 3학년에서 2학년으로 확대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갈 생각입니다. 이야말로 기업도 좋고 학생도 좋고 나라도 좋은 윈-윈 정책이 아닐까요?
대학생 등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인식 개선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선은 좋은 중소기업을 발굴해서 제공해야겠죠. 현재 중기청은 대학생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6만 개에 달하는 ‘우수 중소기업 DB’를 구축하고 고용노동부 워크넷과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그중 임금이나 복지, 고용 안정, 성장 가능성 등 유형별로 학생들이 선호할 만한 500대 중소기업을 선정해 각급 학교와 청년 구직자 등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인식 개선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고요. 아직도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열악한 환경만 연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못지않은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더 좋은 근무환경에, 더 좋은 급여를 주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도 많습니다. 중소기업을 체험해볼 기회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취업에서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많은 대학생이 삼성이나 현대, 엘지 등 대기업에 들어가는 문만 보는데 나오는 문도 있다는 걸 생각해봤으면 해요. 사실상 대기업에 취업한 이들의 약 30%는 30대에 퇴직한다고 해요. 50% 정도는 40대에 퇴직하고요. 결국 대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생애 소득은 40대까지가 전부라는 이야기예요. 중소기업에서 정년까지 근무한다고 치면 생애 소득상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나을 수 있어요.

그뿐인가요. 대기업에서는 일의 성취도도 높지 않아요. 스스로 기업의 부속품이라고 느끼는 이들도 많죠. 하지만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주도적인 프로그래머로서 일할 수 있죠.

일례로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중 성공 빈도가 가장 높은 부류는 대기업 출신이 아니라 중소기업 출신 청년 창업자들이에요. 대기업 출신들이 온실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한 사람이라면 중소기업 출신들은 들판에서 비바람을 맞고 자생력을 키워온 이들인지라 확실히 시장 적응력이 남다르더군요.



취업이 안 돼 창업을 선택하는 젊은이도 많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단순히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창업하겠다는 안이한 생각은 안 하는 게 낫겠죠. 창업은 정말 만만치 않아요.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놀 것 다 놀고, 잘 것 다 자고… 그런 생각으로 창업해서는 성공할 수 없어요. 이왕 창업해서 돈 벌려고 작정했으면 정말 죽기를 각오하고 열심히 해야죠. 너무 당연한 말인가요?(웃음)



청장님은 평소 아이디어맨으로 통합니다. 주로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나요.

사람과 기업의 성장 과정이 참 닮았다고 생각하거든요. 탄생부터 빈부의 차가 있는 것이나, 7~8년 동안은 부모님 혹은 창업기업제도 안에서 보호받는 것, 태어난 지 20년쯤 되면 어엿한 성인 취급 혹은 중견기업 취급을 받는 것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중소기업 가치관은 한마디로 말하면 ‘인업상종(人業相從)’이에요. 사람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죠. 사람이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자기 건강상태를 체크해서 병이 있으면 치료해 수명을 연장하는 것처럼, 중소기업에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서 기업의 건강과 수명 연장을 꾀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일을 하다 문제에 부딪히면 사람을 연상해서 풀곤 해요. 사람이라면 이럴 때 어떤 방식이 좋을까 하고요. 오히려 더 다양하고 신선한 관점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중기청장은 청 내외부에서 많은 이들과 소통해야 하는 자리일 텐데요,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사실 중기청장은 유난히 소통하기가 어려운 자리이긴 합니다.(웃음) 소상공상인, 중소기업인, 자영업자, 벤처기업인 등 정책 대상자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각각의 대상자와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죠.

예를 들어 소상공상인이나 자영업자들은 직접 발로 뛰어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벤처기업인들과는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에 능해야 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현장 소통이에요. 따로 시간과 형식을 정해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정책 대상자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수시로 나누는 소통이 더 값지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부러 제 명함에 사진과 함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넣은 것도 많은 분과 좀 더 쉽게 소통하기 위해서예요.

물론 정기적으로 전통시장 상인, 취약 지역 중소기업인, 청년기업인 등 다양한 중소기업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매주 현장 방문과 현장 간담회, 강연 및 포럼 등의 자리를 가지는 ‘1주(週)3통(通)’의 소통마당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년들과 실직자들이 요즘 큰 어려움에 빠진 것 같습니다. 중기청장으로서 또 인생의 선배로서 청년들에게 어떤 도움말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중국 사천성에 청성산이라는 도교의 발상지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큰 바위에 유명한 글귀가 많이 쓰여 있는데요, 그중에서 마음에 와 닿은 게 바로 유구필응(有求必應)이라는 문구입니다. ‘구하면 반드시 얻어진다’라는 뜻을 담고 있죠. 청년들에게도 이 유구필응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직업관을 가지고 학창을 시절을 보내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네요.

구체적인 직업관을 가지고 그에 맞는 공부나 관심들을 채워나가면 분명히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훨씬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저 역시 그랬거든요. 대학 3학년 때 군대 가서 사람 돼서 돌아온 후(웃음) 대학 4학년이 되면서부터 공직에 몸담고 싶다는 뜻을 세웠습니다. 공대생으로, 남들보다 뒤늦게 고시공부를 시작한 만큼 주변에서 다들 의아해했고요.
하지만 뜻을 세우고 죽어라 공부한 끝에 목표했던 공직자의 길을 걷게 됐죠. 여러분도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위해 구체적인 철학이나 직업관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분명히 꿈을 이룰 수 있을 테니까요.



마음에 와 닿은 게 바로 유구필응(有求必應)이라는 문구입니다.

‘구하면 반드시 얻어진다’라는 뜻을 담고 있죠. 청년들에게도

이 유구필응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리 김성주 객원기자
대담 김상헌 편집장┃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