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_허영진의 위로하는 책, 위로 가는 책


얼짱에 이어 몸짱, 성형 열풍 다음에 운동 열풍입니다. 꽃미남 아이돌이 짐승돌이 되어야 살아남는 세상입니다. 남자 아이돌이 식스팩은 기본이고 여자 아이돌도 십일자 복근을 갖추어야 살아남습니다. 얼굴만 예쁘거나 잘생기면 안 됩니다. 이젠 근육이나 몸매가 받쳐줘야 합니다.

확실히 외모가 스펙이 된 세상이니 관심을 놓고 살 수 없습니다. 학교 성적 관리하고 영어 점수 높이고 인턴십도 해야 하고 공모전 경력도 좀 있어야 하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인데 이젠 잘생기고 몸도 좋아야 합니다. 검색 사이트에서도 면접과 외모를 동시에 검색해보면 수많은 기사와 사이트가 나옵니다. 결론은 면접 시 외모가 많은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2009년 한국체육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청년의 체력은 한중일 세 나라 중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감에서 민주당 안영환 의원은 서울대 학생들의 낮은 체력을 지적했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평균 체력이 20대 청년 평균에도 못 미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모로 현실과 세상의 요구가 평행선을 긋고 있습니다. 스펙 쌓기에 바빠 운동할 시간도 내기 어려운 취업준비생들. 이젠 외모에 몸매까지 강요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해법은 없는 걸까요? 한 가지 해법이 있습니다. 평소에 ‘몸을 쓰면 된다’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 몸을 안 쓰도록 시스템되어 있습니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건 마우스를 누르는 손이나 스마트폰을 다룰 때 쓰는 검지 또는 엄지 손가락 정도일 것입니다. 평소에 많이 자주 걷고 층이 낮은 건물은 계단을 이용하고, 등하교 거리가 짧다면 자전거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SNS 하는 시간 줄여서 면대면으로 사람들을 만나고요, 대화를 나누고 웃고 떠들다 보면 분명 좀 더 기분이 나아질 것입니다.

외모는 본질이 아닙니다. 몸이 본질이지요. 평소에 몸을 쓰는 법을 익혀두면 언제 어디서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얼굴은 아우라를 갖는 법이죠. 외모는 부차적인 스펙이지만 건강은 스펙 중의 스펙이라는 것 꼭 명심해두시길.



내 손 사용법 - 텃밭부터 우쿨렐레까지 좌충우돌 DIY 도전기
마크 프라우언펠더 지음 | 반비
몸을 쓰자, 스펙 중의 스펙은 건강이니까!
전 세계적인 DIY 운동을 주도하는 잡지 ‘메이크(Make)’의 편집장 마크 프라우언펠더의 DIY 도전기를 담은 에세이. 닭을 키우고 우쿨렐레 같은 악기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실패와 성공의 과정을 위트 있게 그려냈다. ‘입고 배우고 관리하고 즐기는’ 삶의 영역에서 더 능동적으로 손과 몸을 쓰면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동의보감 -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지음 | 그린비
몸을 쓰자, 스펙 중의 스펙은 건강이니까!
인문학자 고미숙이 허준의 ‘동의보감’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소개했다. 저자는 몸을 우주와 삶으로 연결시키는 동양의학적인 사고에 주목한다. 결국 몸을 잘 쓰면 주변 환경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몸 잘 쓰는 법을 통해 정신과 삶의 치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동의보감의 지혜를 잘 담은 책.



눈에 띄는 책

[자기계발]

생각하는 미친놈
박서원 지음 | 센추리원
몸을 쓰자, 스펙 중의 스펙은 건강이니까!
4명의 친구들과 함께 광고회사 ‘빅앤트 인터내셔널’을 차리고 3년 만에 국제 5대 광고제를 휩쓴 박서원. 광고계의 블루칩이 된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가 풀어내는 창의력이란? 저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창의력이라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제안한다. ‘산재해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서 조직의 역량으로 시스템화하는 힘’이 창의성이란 정의가 인상적이다.



[시·에세이]

인생의 낮잠
후지와라 신야 지음 | 다반
몸을 쓰자, 스펙 중의 스펙은 건강이니까!
전설적인 여행자이자 영원한 청춘의 구루, 후지와라 신야의 최신 에세이. 여행을 통해 인간과 자연, 삶의 희로애락을 들려주는 담담하고 냉철한 목소리가 여전하다. 여행에서 만난 사소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독특한 시선을 거친 후에 경건하고 깊이 있는 성찰로 다가온다. 땅에 발을 붙인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의 목소리에 배어 있는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정치·사회]

오 당신들의 나라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 부키
몸을 쓰자, 스펙 중의 스펙은 건강이니까!
‘긍정의 배신’으로 2011년 교보문고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신작. 평범한 99% 삶을 좌지우지하는 탐욕스러운 ‘1%’를 겨냥했다. 주가가 떨어져도 자기 전별금은 챙기는 대기업 CEO, 보험료는 계속 올리면서 보상은 계속 줄여나가는 보험사 등 ‘1% 사회’의 꼼수를 풍자와 조롱을 섞어 시원하게 고발한다.



허영진

교보문고 북뉴스(news.kyobobook.co.kr)에서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는 북 리포터. 삶을 위로(慰勞)하고, 삶의 위(高)로 갈 수 있는 책에 관심이 많다.


제공 : 교보문고 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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