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하늘빛의 승무원 유니폼, 태극 문양을 닮은 로고, ‘Excellence in Flight’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연간 2274만 명의 승객과 180만 톤의 화물을 실어나르는 국내 1위 항공사, 세계 40개국 118개 도시에 취항하는 글로벌 기업. 무엇이 떠오르는가? 정답은 대한항공. 하지만 이것으로 이 기업을 전부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진짜 기업의 모습을 보려면 그곳에서 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대한항공은 캠퍼스 잡앤조이가 지난 2011년 인턴십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턴하기 좋은 기업’에서 최고 득표로 1위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소비자와 구직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기업, 대한항공이 지닌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김포의 대한항공 본사를 찾았다. 대한항공 입사를 꿈꾸는 대학 4학년 김미향, 우혜원 씨가 탐방에 동행했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기업 개요

● 대표이사 : 조양호
● 설립 : 1969년 3월 1일
● 홈페이지 : www.koreanair.com
● 사업규모 : 총 40개국 118개 도시 운항, 연간 운송 여객 2274만 명, 연간 운송 화물 180만 톤
● 매출규모 : 11조4605억 원(2010년 기준)
● 사업분야 : 여객, 화물, 항공우주, 기내식, 기판, 호텔, 리무진 등

견고한 철옹성. 이것이 대한항공의 첫인상이었다. 김포공항 화물청사 옆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건물은 보안이 무척 철저했다. A·B·C동으로 나뉜 건물을 오고 갈 때마다, 각 층의 사무실을 들어갈 때마다 굳게 닫힌 철문을 열기 위해 반복해서 출입카드를 댔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 속 이야기를 살피기 위한 일종의 통과 의례였다.

탐방을 시작한 시각은 오전 업무가 한창인 11시경. 사무실 안은 구두 소리가 울려 퍼질 만큼 조용했다. “공항처럼 시끄럽고 분주할 줄 알았는데 사뭇 다른 느낌이네요?” 탐방에 동행한 김미향 대학생 기자가 물었다. “항공사라고 하면 다들 활기찬 모습을 떠올리는데 생각보다 조용하죠? 업무 특성상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제구역도 많고 근무 환경도 각자 업무에 집중하는 분위기예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팀 박현정 대리의 대답이 돌아왔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기자단의 발길이 멈춘 곳은 B동 건물 5층 복도. 통유리창 너머로 격납고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격납고는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정비가 이뤄지는 곳. 본사에서 가장 엄격하게 출입 통제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전세기들과 헬리콥터들 사이로 한쪽 날개를 드러낸 항공기 ‘에어버스(AIRBUS) 300’이 눈에 들어왔다. 꼬리에 새겨진 대한항공의 태극 문양 로고가 선명했다.

매년 2274만 명의 승객이 에어버스와 같은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세계 각지를 여행한다. 국내 여객 운송 시장에서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37%. 연간 180만 톤이 이동하는 화물 운송 분야도 그에 못지않게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객 운송, 화물 운송 등 항공운송 사업으로만 대한항공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11조179억(2010년 기준)에 달한다. 기업 총매출의 96%에 육박하는 수치다.



항공사가 추구하는 최고 가치 ‘안전’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대한항공은 현재 국내외 40개국 118개 도시에 운항 중이다. 이 모든 노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 통제센터(Operation Control Center)로 향했다. 센터에 들어서니 오른쪽 벽면에 세계지도를 넓게 펼쳐놓은 듯한 푸른 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가 지나는 길마다 기상 상태가 기호로 표시돼 있었다.

“이곳은 지역별로 오고 가는 항공기의 운항 스케줄을 결정짓고 관리하는 곳이에요.” 종합통제부 운영계획팀 관계자가 기자단을 스크린 앞으로 이끌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땅 위의 조종사’라는 별명을 가진 운항관리사. 안전한 비행이 이뤄지도록 항공 여건을 체크하는 일이 주 업무다. 화산 폭발이나 전쟁과 같은 비상 상황엔 항로를 조절하기도 한다.

비행기가 결항되거나 지연됐을 때 승객과 화물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분석하고, 승무원의 근무 제한 시간까지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한다. 신중한 성격과 빠른 판단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주로 낮에는 여객 운송이, 밤에는 화물 운송이 이뤄진다. 그는 “‘하늘 길’이 쉼 없이 돌아가는 만큼 통제센터의 불도 꺼질 새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탄탄한 멘토링 제도, 행복한 일터 만드는 비결

24시간 운영되는 곳은 통제센터뿐만이 아니다. A동에 위치한 항공의료센터 역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 이곳에선 질환이 있는 승객이 항공기를 탈 경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각종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650평 부지에 직원과 승객들을 위한 의료센터를 따로 두고 있는 항공사는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는 것이 항공의료센터에서 만난 최윤영 그룹장의 설명.

안압검사기부터 시작해 근력테스트기, 운동부하 심전도검사기 등 센터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검진기기를 둘러보는 대학생 기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곳에선 조종사 및 승무원, 일반직 사원들의 건강을 체크하는 일도 맡고 있다. 조종사를 1그룹, 승무원과 일반직을 2그룹으로 분류해 맞춤형 지원이 이뤄진다. 비행이 잦은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체력을 측정하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보안을 중시하는 까닭에 단단한 철옹성으로 느껴졌던 대한항공이지만, 건물 안에 들어가 보니 오고 가는 직원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밝고 여유로웠다. 박 대리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항공업의 특성상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이러한 기업 문화를 밝고 젊게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펀(Fun)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 장기자랑 이벤트 ‘칼맨 음악회’와 100여 개의 사내동호회를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6개월 이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멘토링 제도 역시 유연한 기업문화를 형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입사 초기 현장 업무를 하는 동안 충분히 직무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멘토 사원이 붙어 회사 적응을 돕는다. 인재개발실 김종민 과장은 “멘토링 기간이 끝나도 한 번 맺어진 인연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부서로 배치되더라도 선후배간의 유대관계가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챙겨주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팀 박현정 대리는 입사 1년 차 사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리프레시(Refresh)’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리프레시 제도는 채용박람회처럼 각 부서의 선배들이 신입사원들을 만나 직무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자리. 이처럼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주는 기업 문화는 지난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4주의 인턴십 기간 동안 직군별로 매일 저녁 모임이 마련될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후문.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대한항공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개별·팀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현업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실제로 고민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많은 취업준비생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2011년 캠퍼스 잡앤조이가 조사한 ‘인턴하기 좋은 기업’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재개발실 김종민 과장은 “구직자들에겐 인턴십이 채용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겠지만 그보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도록 타이트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지난 2011년 인턴십에 참여한 70여 명 중 우수한 평가를 받은 35명이 하반기 공채 합격자들과 함께 올해 1월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매년 하반기 치러지는 공채에서는 평균 3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2012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하계 인턴십과 하반기 신입 공채를 실시할 계획이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인사담당자와 솔직 토크]
김종민 대한항공 인재개발실 과장

Q 대한항공 입사를 위해 어떤 역량을 쌓는 게 좋을까?

A 항공사라고 하면 대부분 글로벌 역량을 쌓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과감한 추진력, 진취적인 태도, 서비스 정신도 입사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항공 노선이 새로 생길 때는 경제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곳에 가서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가 많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 가서 진취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학창 시절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스스로 찾아 한 경험, 어려운 일을 헤쳐나갔던 활동을 강조한다면 입사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Q 대한항공에선 영어 능력을 중요하게 본다던데?

A 입사할 때 영어 스피킹 점수를 따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전형 과정 중에 영어 구술 인터뷰가 있는데 이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 양성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취지다. 인터뷰는 네이티브 수준의 직원과 5분에서 10분 정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사 후에는 어학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사내에서 요구하는 자격 요건이 있기 때문에 입사 후에도 계속 영어 공부를 하는 분위기다.



Q 다른 기업과 달리 인적성 검사를 면접 다음에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인적성 검사 결과로만 탈락자를 가려내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서는 ‘KALSAT’라는 인적성 검사를 1차 면접을 본 뒤에 실시한다. 시험 결과로 지원자를 바로 탈락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결과가 2, 3차 면접을 볼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Q 대한항공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면접을 진행해 보면 피상적으로 준비해온 지원자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어디 지원하셨어요?” 하고 물으면 ‘마케팅’이라고 바로 답하는데 거기서 두세 단계 더 들어가 질문하면 대답을 못한다. 회사에 대해 최소한 2~3일 정도는 공부하고 왔으면 한다.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만 살펴보고 오는데 애뉴얼 리포트, 지속가능성 리포트 등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자료가 많다.
[기업 탐방] “대한항공에 나의 꿈 싣고 날아갈 거야”
기업 탐방 후기
김미향 (국민대 국제통상 4)

인턴하기 좋은 기업 1위! 기업 탐방을 가기 전에는 대한항공에 대해 막연히 좋은 회사라는 인식만 있었다. 이번 탐방을 통해 대한항공이 왜 대학생들이 열망하는 회사인지 알 수 있었다. 3년마다 순환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CDP 제도는 입사 후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며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서의 자질을 키워주는 시스템 같았다. 여성 직원들을 위한 출산 휴가 및 복직 시스템이 잘돼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입사 5~6년 차엔 해외 근무 기회도 주어진다고 하니 입사한 뒤에도 어학 능력 강화에 끊임없이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사 내부에 크게 자리 잡은 항공의료센터에 갔을 땐 마치 병원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센터에 있는 다양한 진료실이나 검진 매뉴얼, 식단 제안서 등을 살펴보며 대한항공이 직원들의 건강을 얼마나 신경 쓰고 관리하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직원을 생각하고 아끼는 회사.’ 이번 탐방을 통해 대한항공을 둘러보며 느낀 점이다. 국제적인 감각과 호연지기, 과감한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대한항공에 지원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혜원 (서울여대 언론홍보 4)

김포공항 내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의 첫인상은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모습이었다.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입성, 가장 처음 진행된 순서는 대한항공 인사팀 관계자와의 인터뷰였다. 채용과 관련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대한항공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갖춰야 할 필수 자질은 물론, 어디에서도 얻기 힘든 귀중한 정보를 체득할 수 있었다.

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많은 직원 분들을 만나보았고, 그들의 애사심과 끈끈한 유대관계 또한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식사 후 방문한 통제센터에서는 운항 중인 항공기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담고 있는 스크린을 접해볼 수 있었다. 24시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그들의 사명감이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첨단 시설을 갖춘 항공의료센터. 그곳의 규모와 전문성뿐 아니라 각종 의료 봉사를 통해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3시간의 탐방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대한항공만의 특화된 매력은 실로 대단했다. 근무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왔던 대한항공은 꼭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내 가슴에 새겨졌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