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말고사와 함께 백수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해가 바뀌고 설날이 다가오네요. 까치도 반가워 우는 명절이라지만 올해는 왠지 두렵습니다. “언제 졸업하니?” “직장은 구했니?” 친척들의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취업의 달인(cafe.naver.com/ jobtong) 회원들과 캠퍼스 잡앤조이 트위터(@jobnjoy) 팔로어들이 털어놓은 취업준비생들의 ‘명절증후군’ 극복담을 소개합니다.
[Hot Click Best 5]명절 스트레스 ‘올킬’ 노하우


산업역군 못 되었으니 살림일꾼 되리라

졸업을 앞두고 잠시 백수 생활을 하던 때 마침 설 연휴가 찾아왔습니다. TV에서는 연예인 가족들의 장기자랑이 한창인데 저는 그 즐거운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의기소침한 저를 본 가족들이 다가와서 위로하더라고요. “에이~ 아직 기회가 많은데 왜 이렇게 축 처져 있어!” 이 말에 기운을 차렸습니다. 우울하다고 숨어봤자 괜히 부모님 마음만 상하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두 손 걷어붙이고 나서서 전 부치고 설거지도 거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취업 준비할 때나 돕지, 내년부터는 얼굴 보기 힘들 거야.” 넉살 좋게 넘겼더니 친척들도 새해엔 다 잘될 거라며 덕담을 해주시더라고요. (떠나****)





노총각 사촌오빠의 거룩한 희생

취직이 안 된 상태에서 친척들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그래서 떠올린 묘안이 있습니다. 친척들이 저의 취업 문제를 화두로 삼기 전에 먼저 결혼 안 한 나이 많은 사촌오빠 얘기를 꺼내는 겁니다. “○○ 오빠는 언제 결혼한대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다들 그쪽에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그러다 또 저에게 화제가 돌아올 것 같으면 고3 수험생인 친척 동생 얘기로 화제를 돌립니다. “참, 그런데 △△이는 대학 어떻게 됐대요?” 직접 해봤더니 취업준비생은 친척들의 걱정 순위에서 생각보다 낮은 곳에 있더라고요.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맙시다. 파이팅! (도라**)





부처님 미소로 난관 극복

취업준비생으로 명절을 맞는 것이 벌써 몇 번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달관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야 하나요? 이 상황을 벗어나는 저의 방법은 단 하나 ‘웃음’입니다. 친척들이 “어디 취업했느냐”고 물으면 일단 멋쩍게 웃습니다. 눈치가 있는 어른들은 더 이상 묻지 않고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리시는데, 그렇지 않은 분도 많죠. “어쩌냐”면서 혀를 차거나 더 깊게 물어보실 때는 ‘부처님 같은 미소’로 일관합니다. “그러게요, 언젠가 좋은 소식이 있겠죠.”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면 더 이상 아무 말씀 안 하시더라고요. 저처럼 언젠가는 좋은 곳에 들어갈 거라는 자세로 당당함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삐*)



때로는 솔직함이 정석이다

명절에 가족끼리 모였을 때 저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었는데요, 속이 상하긴 했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학교 졸업 후에 진로를 이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하고 말을 꺼내면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친척들 모두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더라고요. 공부할 때 쓰라면서 용돈까지 두둑이 주시던 걸요. 오랜만에 친척들의 얼굴을 보면 안부를 묻는 건 당연지사. 그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니까 더 도망가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따뜻한 응원을 받을 거예요. (마요**)



동네 백수 다 모여 자취방 파티

명절만 되면 “좋은 소식 없느냐”고 물어보는 친척들이 제일 무섭습니다. 저랑 나이가 비슷한데 먼저 취직한 사촌이라도 있으면 부모님한테 괜히 죄 지은 느낌까지 들었어요. 그래서 친척들이 오시면 얼굴만 살짝 비치고 친구 자취방으로 놀러갑니다. 요즘 취업 준비가 힘들다는 것을 아니까 스터디가 있다고 하면 다들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공부한다는 핑계로 고향에도 못 내려가고 외롭게 있던 친구는 제가 전이며 고기며 명절 음식 싸들고 찾아가니까 눈물까지 글썽이며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명절이 되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영화 보고 서로 위로하면서 지낸답니다. (@mi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