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_베이스 기타


‘내 인생 첫 악기’ 코너가 벌써 5번째를 맞았군. 지금까지 다룬 악기를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어쿠스틱 기타(일명 통기타), 우쿨렐레, 일렉트릭 기타, 그리고 지난 호에 실린 타악기 젬베. 젬베만 빼고 전부 발현악기(손톱, 손가락 또는 피크 같은 도구로 줄을 퉁겨 연주하는 악기)였어. 이번 달에 다룰 악기도 발현악기야. 바로 ‘베이스 기타’. 베이스 기타는 일렉트릭 기타와 비슷한 생김새지만 소리는 완전히 달라. 음역대가 훨씬 낮지. 심장 박동처럼 ‘둥둥’거리는 소리를 내.

기타가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로 나뉘는 것처럼 베이스 기타에도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기타가 있어. 하지만 어쿠스틱 베이스 기타는 울림소리가 그리 크지 않아서 잘 사용하지 않아. 보통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를 사용하지. 그래서 내용을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에 맞출게. 그리고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에서 ‘일렉트릭’과 ‘기타’라는 말은 버리고 ‘베이스’라고만 할게. 보통 그렇게 많이 얘기하니까.

“형 오늘 베이스 소리 죽이는데?”(OK)

“형 오늘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 소리 죽이는데?” (좀 이상하잖아?!)
Boy With Black And White Bass Guitar Sitting On Amp. Shot in studio over white with the Canon 20D.
Boy With Black And White Bass Guitar Sitting On Amp. Shot in studio over white with the Canon 20D.
현의 수 그냥 4현 베이스를 사세요

일반적인 베이스는 4현이지만 종류에 따라 5현으로 된 것도 있고 심지어 일렉트릭 기타처럼 6현으로 구성된 베이스도 있어. (물론 3현 베이스도 있고 12현 베이스도 있지. 허나 이런 것들은 정말 별종이니 논외!) 보통 4현 베이스를 사용하지. 5현 이상의 베이스를 쓰는 건 음역대를 넓게 하려는 목적이야. 하지만 웬만한 곡은 4현으로도 충분히 연주할 수 있어. 프로 뮤지션들도 주로 4현 베이스를 사용하지. 다만 재즈 베이시스트들 중에는 6현 베이스를 쓰는 사람이 많다고 해. 한 옥타브를 더 소화할 수 있거든.
[내 인생 첫 악기] 베이스 저음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액티브와 패시브 “건전지를 넣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사실 베이스를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줄이 몇 개냐’보다는 ‘액티브냐 패시브냐’일 거야. 차이는 ‘프리앰프의 유무’야. 좀 어렵지? 쉽게 설명해줄게. 패시브가 ‘현의 진동 → 픽업에서 전기 신호로 변환 → 앰프에서 소리로 출력’이라는 다소 간단한 구조로 소리가 나는 데 비해 액티브는 픽업과 앰프 사이에 프리앰프가 하나 더 추가된 형태야.

프리앰프를 거치면 출력이 증폭되기 때문에 사운드가 강해져. 또 액티브는 부가적으로 이퀄라이저(EQ)를 사용할 수 있어서 중음역대를 극대화시킬 수 있어. 각기 장단점이 있는데, 패시브는 순수한 악기 톤을 즐길 수 있는 반면에 출력이 좀 작고, 액티브는 출력이 강한 대신 소리가 약간 거친 느낌이 있어.

가격은 액티브가 패시브보다 좀 더 비싸. 저가 모델 기준으로 패시브는 15만 원 선에서 시작하고, 액티브는 28만 원 선에서 시작해. 또 액티브의 프리앰프는 자체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9V짜리 네모난 건전지를 사용하지. 건전지를 쓰지 않으면 패시브, 쓰면 액티브라는 간단 구별법이 있기도 해. 액티브-패시브 전환이 가능한 모델도 있으니 함께 알아봐.
[내 인생 첫 악기] 베이스 저음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픽업 소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는?

액티브-패시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픽업이야. 그리고 그 차이를 나타내는 베이스 종류가 있으니 바로 ‘프레시전 베이스(Precision Bass)’와 ‘재즈 베이스(Jazz Bass)’야. 사실 이 두 개는 ‘펜더(Fender)’라고 하는 유명한 악기 브랜드에서 만든 베이스의 모델명이야. 베이스 역사에 한 획을 좍 그은 것들이라 베이스의 종류를 나타내는 단어가 됐지.

프레시전 베이스의 오리지널은 픽업이 달랑 하나야. 중저음이 좋다고 정평이 나 있어. 두껍고 풍성하면서 무거운 소리를 내지. 록 음악이나 올드 팝에 적합해.

재즈 베이스는 날카롭고 섬세한 소리를 낸다는 평가야. 손을 어디에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리 나기도 하는데 넥 쪽에서 치면 풍성한 소리가 나고 브리지 쪽에서 연주하면 다소 까랑까랑한 소리가 나. 슬랩 연주(엄지와 검지로 줄을 뜯어 소리를 내는 주법)는 재즈 베이스가, 핑거링(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줄을 퉁기는 주법)은 프레시전 베이스가 어울려.
[내 인생 첫 악기] 베이스 저음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하우 투 런? 웬만하면 학원에 가세요

베이시스트는 함께 연주하는 모든 악기를 리드하면서 또 보조해야 해. 음을 가진 악기지만 리듬감도 상당히 중요해서 어떤 이는 ‘기타(멜로디)와 드럼(리듬)을 섞어놓은 매력’이 있다고 하더라. 그만큼 기초가 굉장히 중요한 악기라는 뜻이야.

베이스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원을 다니는 거야. 초보자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나 버릇들을 피할 수 있지. 뭐든 기본이 가장 중요하잖아. 기본기를 탄탄하게 배워두면 후에 익혀야 하는 어려운 테크닉도 거뜬히 해낼 수 있지.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동영상 강의도 괜찮아. 다만 나쁜 버릇이 들지 않도록 화면 속 선생님의 손가락을 세심하게 봐야 해. 주변에 베이스 잘 치는 사람이 있다면 가끔 불러서 지적해 달라고 해.

가장 주의할 점은 손가락에 나쁜 버릇이 드는 거야. 악기 다루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기억력은 근육에도 있다”라는 말이 있어. 한 번 나쁜 버릇이 들면 정말 고치기 힘들다는 것이지. 처음에 제대로 배워두면 나중이 편하니까 웬만하면 학원에 다니라고 권하고 싶어.
[내 인생 첫 악기] 베이스 저음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연습용앰프똘똘한 똘똘이 고르기

앰프 중에 연습용으로 작게 나온 앰프를 속칭 ‘똘똘이’라고 해. 비단 베이스 앰프뿐 아니라 기타 앰프에도 이 표현을 쓰지. 보통 베이스 똘똘이는 10~20와트 정도야. 와트 수가 음량을 결정하는 요소라는 것은 알지? 집 무너지게 할 작정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와트 수를 가진 똘똘이로 충분해. 베이스야 자신에게 맞는 디자인이나 종류를 고르면 되니 선택이 그나마 수월하지만 똘똘이는 좀 어렵지? 그래서 이태일 빅원악기 사장님에게 ‘똘똘이 베스트’가 뭔지 여쭤봤어. 가장 잘 나가는 똘똘이는 Sound Drive SB15(15와트, 6만9000원), Laney RB1(15와트, 15만3000원). 둘 중 하나를 고르면 후회는 없을 듯해.
[내 인생 첫 악기] 베이스 저음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

사진제공 빅원악기(www.big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