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이스북(facebook)이 몸값 1000억 달러(약 110조 원)에 뉴욕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6월 13일자 미국 CNBC 보도)

2004년 하버드대 1학년이던 마크 주커버그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페이스북. 삼성전자가 40년 동안 일군 기업 가치를 불과 7년 만에 따라잡아 버렸다. 주커버그의 나이는 올해 27세.

#2.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하겠다.”(1월 10일 티켓몬스터 미디어데이에서 신현성 대표 발표)

2010년 2월 오픈한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휘닉스파크를 75% 할인하고 유명 초밥집 메뉴를 반 토막 가격에 내놓으면서 엄청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구상은 기업 규모를 10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것. 신 대표는 주커버그보다 한 살 아래다.

#3. “졸업하려면 한 개 이상의 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해봐야 합니다.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사람들의 삶을 바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공학도가 반드시 배워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죠.”(미국 올린공대 헌터 부총장. 6월 19일자 한국경제 보도)

미국 보스턴 인근에 위치한 올린공대는 2002년 개교한 신생 학교. 학생 수가 337명에 불과하지만 미국 공학 교육의 혁신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학교 졸업 필수 과목은 바로 ‘창업’.
‘청년 CEO’ 시대 취업 대신 창업!
창업의 시대다

바늘구멍 취업문 대신 창업의 세계로 뛰어드는 20대가 주목받고 있다. 비록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해도 ‘내 사업’ 일구는 기쁨을 선택하는 이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에 4만8585개까지 하락했던 신설법인 수가 2010년 6만 개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30세 이하의 연령층이 신설한 법인은 3100여 개로 19%(2010년 기준)를 차지한다. 특히 2008년 2월 144개에 그쳤던 20대 법인 수가 2011년 1월에는 266개로 크게 늘어났다.

정부, 지자체도 취업에 몰려 있는 청년 수요를 창업 쪽으로 이동시킨다는 취지 아래 여러 가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사업을 꾸려갈 공간을 주고 자금이나 컨설팅 지원도 한다. 전국에 거점 대학을 지정해 학교에서부터 창업 붐이 일도록 꾀하고 있기도 하다. 사업화 가능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의 등을 ‘팍팍’ 밀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변화는 최근 2~3년 사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라는 20대 스타 CEO가 등장한 뒤 한국에서도 인터넷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젊은 CEO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때마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셜커머스가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스마트폰 보급으로 애플리케이션 관련 분야가 팽창하면서 창업 환경이 무르익기 시작했다.

특히 모바일 앱 시장은 ‘골드 러시’가 따로 없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창업자 조유식 대표 말마따나 “SNS·스마트폰·태블릿 PC의 시대가 열리면서 10년 만에 절묘한 창업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

미국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앱 시장은 지난해 22억 달러 수준에서 56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5년엔 380억 달러 규모의 큰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먼저 깃발을 꽂으려는 수많은 젊은 도전자들이 전력질주 중이다.
‘청년 CEO’ 시대 취업 대신 창업!
‘기업가 DNA’란?

6명의 청년 CEO를 만났다. 모두 자기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50만 대학생이 이용하는 앱 ‘아이러브캠퍼스’를 개발한 박수왕 대표는 휴학계를 내고 사업에 뛰어든 열혈 CEO다.

창업을 반대하는 동료의 부모님들까지 한자리에 모아놓고 브리핑을 하며 설득할 정도로 강한 확신이 있었다고. 제주도의 낡은 여관을 직접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만든 임성실 대표 역시 공부를 잠시 미뤄 둔 상태. 이제 그는 제주도 숙박업계 최연소 CEO라는 명함을 내밀게 됐다.

20대답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켰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영화감독 출신 김경원 대표는 과테말라의 ‘걱정을 대신해주는 인형’ 전설을 듣고 그 자리에서 사업 아이템으로 낙점했다.

그는 지금 직원 10명과 함께 ‘걱정인형’을 만들어 팔고 있다. ‘커피 전성시대’에 전통한방차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론칭한 최승윤 오가다 대표는 ‘틈새’를 찾아낸 케이스. 2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목적일까. 돌아온 대답은 “스스로를 믿기에 하고 싶은 일을 벌였고, 좋은 성과를 내서 기쁘다”로 요약된다. 그 누구도 ‘돈’을 목적어로 삼지 않았다.

창업 희망자라면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싸이월드 창업자인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도 비슷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기업은 돈을 버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 그리고 도덕적 책임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위해 창업을 하려는지 고민해보라는 의미다.

1000개의 창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말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6명의 청년 CEO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놀랄 만큼 비슷하다.

“세상에 길은 무척이나 많다. 남들이 가고자 하는 그런 경쟁의 길이 아니라 남이 가지 않는 길,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라. 절대로 굶어죽지 않는다.”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