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학생과의 눈 맞춤을 통해 이해도를 판단한다

[수잔 교수의 미국 유학 성공법] 늘 교수의 눈을 쳐다보라
교수는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눈 맞춤’하기를 원한다. 눈 맞춤이란 말 그대로 학생의 눈이 교수의 눈을 쳐다본다는 의미다. 수업 중에 학생이 교수의 눈을 쳐다보면 교수 역시 학생의 눈을 본다.

학생이 필기를 하느라 교수를 쳐다보지 않을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필기가 아닌 다른 이유로 눈을 맞추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교수가 학생을 쳐다보는데 학생이 눈길을 돌리거나, 그저 교재나 공책만 들여다본다면 교수는 강의할 의욕을 잃게 된다.

물론 나라마다 강의실 문화가 같을 수는 없다. 학생들이 조용히 앉아만 있기를 요구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다. 내가 가르친 아시아 학생 중에는 자면서도 안 자는 척 감쪽같이 연기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그들은 한쪽 팔을 책상에 괴고 마치 책을 보고 있는 것처럼 눈길을 아래로 떨어뜨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그들의 얼굴 앞에 바짝 다가가도 반응이 없다. 멀리서 보면 이들이 학구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수업에서 이들과 같은 고요한 모습은 멍한 머릿속을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교수는 눈 맞춤을 통해 수업의 이해도를 가늠하곤 한다. 학생들의 눈빛은 혼동이나 이해, 관심이나 따분함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교수는 눈빛을 보며 강의를 조절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은 눈을 맞추기는 하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중립적인 표정을 유지한다.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는 것보다 더 심각한 행위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표정은 교수를 오해하게 만들기 쉽다.

학생이 실제로는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교수는 성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학 온 학생들을 처음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이러한 상황에 당황하곤 했었다.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보여주는 것은 교수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학생들의 그러한 행동이 실은 교수를 배려하는 ‘착한 의도’라는 것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런 행동이 소통의 실패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이해가 부족하다면 그대로 교수에게 전달해야 한다.

교수는 가르치는 일을 사랑한다. 또 학생들을 따분하게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학생이 이해했다는 신호를 보내면 교수는 강의를 따분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그 다음 내용으로 넘어간다.

학생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해한다는 신호를 보내면 교수가 사랑하는 행동, 다시 말해 성공적인 가르침을 좌절시키는 셈이 된다. 이는 교수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그렇게 되면 교수는 학생을 비난하게 된다. 눈 맞춤을 해서 여러분의 진짜 느낌을 보여줘라. 이것이 교수가 잘 가르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눈 맞춤은 교수가 학생을 지목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교수는 때로 학생의 이름을 부른다. 손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학생의 눈을 쳐다보기만 한다. 이는 학생이 반응을 나타내야 한다는 신호다.

질문을 하면서 한 학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경우, 교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사람에게 특별히 묻고 있는 것이다.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그 질문에 응해야 한다. 학생의 눈빛은 언제든 교수의 눈길을 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늘 교수의 눈을 쳐다보아야 한다.

[수잔 교수의 미국 유학 성공법] 늘 교수의 눈을 쳐다보라
수잔 디렌데(Susan diRende)


미국 산타모니카대학 ESL 프로그램 교수.
저술가, 영화감독, 아트디렉터로도 활동 중.

수잔 디렌데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한국 유학생을 가르쳐 왔다. 이 칼럼을 통해 미국 대학에서 성공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