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마이클 샌델'을 소개합니다] 옆집 아저씨처럼, 하지만 수업은 깊이 있게
매학기 수강신청일이 되면 경원대 학생들이 앞 다퉈 줄을 서는 강의가 있다. 바로 박우성 교수의 ‘영화의 이해’ 강좌다. 학생들 사이에서 박 교수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로 통한다. 교수와 학생 사이의 벽을 허무는 강의 방식으로 ‘영화적으로 사유하는 법’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웃고 즐기면서 영화 지식이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수업’이라는 게 수강생들의 평이다.

사실 학생들은 대중 매체인 영화에 대한 흥미 때문에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박 교수의 강의는 학생들 사이에서 언급되곤 한다. 박 교수 자신은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아무리 알찬 강의라도 2시간 내내 웃음이 없으면 삭막하지요. 딱딱한 강의록을 그대로 읽는 것보다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들에 빗대어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오늘은 학생들에게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건넬 것인지를 깊이 고민한답니다.”

박 교수의 ‘영화의 이해’는 교양 강좌다. 그래서 학생들과의 만남에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기 수업이 끝나도 연락을 주고받는 경우가 꽤 많다. 그들과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했다.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다고 조언을 해달라는 학생이 있었어요.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영화는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다고 영화만 공부해서도 안 된다. 인문학 지식이 전제돼야 하고, 영어에도 능통해야 한다… 주로 이런 조언을 해줍니다. 요즘엔 카카오톡으로 수다를 떨기도 해요.”

박 교수가 생각하는 ‘영화의 이해’ 강좌는 어떤 수업일까. 한 문장으로 표현해달라는 주문에 그는 “영화에 대한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생각 공유하기”라고 답했다.

“영상 언어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면서도 파급력이 큽니다. 때로 국가 권력과 결탁해 국민을 특정한 방향으로 호도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하지요. 마오쩌둥, 스탈린, 히틀러는 독재자이기에 앞서 ‘영화인’이었어요.

또 한편으로 영화는 자본주의의 결정체라 할 수 있지요. 돈벌이를 위해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인 이미지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영화가 예술이기 전에 선전 매체이자 돈벌이 수단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해요.”

박 교수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의심(?)이 많아진다. 표면과 속을 동시에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에게 ‘바람직한 문화생활’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하다’라고 생각되는 기준, 그 근거에 대해 의심하라고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면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죠. 이것이 바로 바람직한 문화생활 아닐까요?”

박우성 교수

동국대 영화학 박사과정 수료
제29회 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평론 우수상
‘영화의 이해’ ‘영화론’ 담당
한 학기 평균 수강 학생수 약 100명


글 정지은 대학생 기자(경원대 신문방송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