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철 ‘라이스스토리’ 일산 레이킨스몰점 사장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경영학도에서 외식CEO로 변신… ‘박수철표’ 브랜드 “기대하시라”
“실 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과 열정이 있는가?” 박수철 사장이 매일 아침 주문처럼 외는 말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선 아무런 도전을 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서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를 피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영원히 성공의 맛을 볼 수 없을 겁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내 안의 꿈을 실현시키고 싶다는 생각, 그 한 가지 때문이었어요.”

그는 호주에서 경영회계를 전공한 유학파다. 학교를 졸업한 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면서 요리의 세계로 진로를 급전환했다. 2003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1년 동안 호주 한식당에서, 이후 3년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일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쉽지 않았을 그의 ‘결단’을 부모님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부모님이 운영하던 중식당 일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요리사의 꿈을 키웠어요. 대학에 들어가서야 요리와 외식업이 내가 가야 할 길이란 걸 알게 됐죠. 부모님 영향이 컸던 만큼 지금은 적극 밀어주십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치열하게 배웠다”

박 사장은 지난해 겨울 일산의 대형 쇼핑몰 안에 자신의 매장을 오픈했다. 몇 달 지나지 않아 쇼핑몰에서 최고 인기 매장으로 꼽힐 만큼 승승장구 중이다. 그 비결은 창업 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쌓은 다양한 경험에 있다. 누구보다 충실하게 했던 ‘실전 훈련’이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외식 관련 아르바이트라면 무작정 뛰어들었다. 졸업 후에는 호주의 한식당을 시작으로 철저히 현장 위주의 경험을 쌓았다. 주방 일을 도맡아 하면서 조리 실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귀국 후에는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에 조리실장으로 취직했다. 국경을 넘나들면서 요리라는 한 우물을 판 것이다. 그의 훈련은 주방 밖에서도 이어졌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전반을 배울 수 있는 본사 사원으로 2년 동안 일하며 외식업에 대한 시각을 키웠다. 요리사로서 경험과 외식업 경영에 관한 식견까지 두루 갖추면서 자연스레 ‘내 사업’에 대한 꿈도 자라났다.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경영학도에서 외식CEO로 변신… ‘박수철표’ 브랜드 “기대하시라”
지난해 그는 본격적으로 창업 아이템을 고르기 시작했다.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경쟁력이 높은 외식 아이템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권을 고르는 일도 중요했다. 나름의 기준을 만족시키려면 인지도가 너무 높은 아이템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라이스스토리’였다고.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세련된 분위기,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퓨전 요리라는 점이 끌렸다. 특히 20여 가지 소스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오리엔탈 볶음밥 메뉴가 20대는 물론 가족 단위 고객에까지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창업 자금은 가맹 본사 대출 시스템의 도움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가 프랜차이즈 운영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브랜드 선택에 앞서 가맹 본사의 경영 상태나 지원 시스템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그의 매장은 일산신도시의 대형 쇼핑몰 ‘레이킨스몰’ 안에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 대형 마트까지 입점해 있는 상권이다. 젊은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상권 특성상 단골 고객 확보가 어렵지만 박 사장은 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젊은 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단골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해 쇼핑몰 내 다른 매장과 손을 잡았어요. 고객 할인 이벤트를 통해 서로 윈윈하는 마케팅 전략을 폈지요. 요즘 합리적인 소비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많은 만큼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맛과 분위기에서도 만족감을 주니 입소문이 날 수밖에 없지요.”

‘라이스스토리’는 동남아시아 각국의 볶음밥을 퓨전화한 메뉴를 내놓는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음식이 많다. 이 점에 착안해 박 사장은 고객과의 대화에 신경을 썼다.

고객이 추천 메뉴를 물어보면 판매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좋아할 만한 메뉴를 권한 것. 고객의 취향을 먼저 물어보고 메뉴판을 함께 보며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니 고객 만족도가 덩달아 높아졌다. 덕분에 그는 43㎡ 28석의 작은 규모 가게에서 월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객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심을 담아 대하는 자세가 진정한 서비스 정신이 아닌가 싶어요. 스스로를 믿고 천천히 실력을 다져나가면서 외식업의 기본을 다져야죠. 도전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내 손으로 만든 ‘박수철 표’ 외식 브랜드를 선보일 테니, 여러분 기대하세요!”

박수철 사장은…

1983년 생
2002년 호주 GCCB대 경영회계학과 졸업
2003년 한식조리사 자격증 취득
2004년 호주 한식당에서 1년 근무
2005년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에서 3년 근무
2010년 12월 ‘라이스스토리’ 창업
월평균 매출 2000만 원


[전문가 조언] 퓨전 분식점 창업 성공하려면

20대를 끌어당길 만한 ‘독특한 개성’필수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경영학도에서 외식CEO로 변신… ‘박수철표’ 브랜드 “기대하시라”
‘라이스스토리’와 같은 퓨전 분식점은 기존의 한국형 분식점과 서구의 패스트푸드점을 결합한 형태다. 메뉴의 전문성과 세련된 인테리어를 앞세워 젊은 고객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퓨전 분식점 가맹 본사들은 표준화된 맛을 내기 위해 거의 모든 메뉴에 원팩 시스템을 접목시켰다. 조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메뉴의 고급화를 이룬 것이다.

퓨전 분식점 성공을 위해서는 창업자의 자질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기본적인 조리 매뉴얼을 익히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원팩 시스템으로 조리가 간편하다고 해도 점주가 직접 맛을 낼 줄 알아야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객의 성향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고객의 메뉴 선택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식 전문점의 장점인 저렴한 가격과 전문 레스토랑 수준의 차별화된 메뉴를 제공한다면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카페풍 인테리어도 퓨전 분식점의 특징이다. 단색과 파스텔 컬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미니 레스토랑 분위기는 여성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일등 공신이다. 차별화된 메뉴 개발, 그리고 소비 주체를 정확하게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이 성공 열쇠다.

◐ 퓨전 분식점 창업 5계명 ◑

1.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노려라.
2. 타깃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라.
3. 메뉴의 전문성을 꼼꼼히 따져라.
4. 조리법·서비스 매뉴얼 등을 숙지하라.
5. 인테리어·매장 분위기 차별화를 노려라.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