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여름방학 인턴십

“Are you ready for the challenge?”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이 ‘2011 서머 인턴십’ 공고에서 내건 문구다. 이 질문에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나. 혹시 ‘개강이 엊그제였고만 벌써부터 웬 여름 인턴십이야?’ 하며 코웃음을 치진 않았나?
[Special ReportⅡ] 5~6월 전형 러시… 도전할 준비, 됐습니까?
이미 수많은 기업·단체가 여름방학 2개월 동안 인턴십을 할 인재를 찾아나섰다. CJ그룹과 대우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은 3월 중순에 인턴십 희망자 접수를 완료했다. 발 빠른 친구들은 벌써부터 알찬 여름방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방학 때만 쌓을 수 있는 최상의 스펙, 인턴십을 향해 지금이라도 운동화 끈을 고쳐 매자. 졸업이 목전으로 다가온 4학년,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졸업생이라면 더 단단히 조여 매야 할 것이다.
[Special ReportⅡ] 5~6월 전형 러시… 도전할 준비, 됐습니까?
겨울 외투와 갓 이별한 지금, 한편에서는 여름을 대비하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6~8월 사이 진행되는 여름방학 인턴십 채용이 벌써부터 열기를 더하고 있는 것. 취업 포털사이트에는 상반기 대졸 공채 공고와 함께 인턴사원 모집 공고가 수시로 등장하고 있다. CJ, 대우건설 등은 3월 중순에 이미 여름방학 인턴십 모집을 끝냈고 현대카드는 4월 10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1년에 두 차례, 방학 동안 진행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은 이제 어엿한 채용 관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업에겐 ‘적합한 인재(right people)’를 찾는 기회로, 구직자에겐 정규직으로 점프하는 발판이자 소중한 경험을 쌓는 기회로 두루 유용하다.

특히 최근 들어 인턴십을 정규직 채용의 전 단계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형 방법이나 혜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정규직 공채 못지않은 절차와 평가 방법이 동원되는가 하면, 월 100만 원 안팎이던 임금 수준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현대카드는 이번 채용 공고에 “업계 최고 보수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명시해 눈길을 끈다.

인턴십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본격적인 직장 체험 활동이라는 점에 있다. 원하는 분야나 직무에 대한 자신의 역량을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당장 정규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험’을 통해 적지 않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방학 중에 할 수 있어서 시간 관리 측면에서도 만점이다.

이번 여름방학 인턴십 전형은 5~6월에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희망자 접수는 4월부터 본격화된다. 필승을 다짐한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올해 인턴십 동향 파악과 함께 전문가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것.

김정철 잡코리아 HR본부장은 “단순 보조 업무가 아니라 현업 비중을 높인 인턴십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공채 뺨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인턴십 전형에서 살아남으려면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Special ReportⅡ] 5~6월 전형 러시… 도전할 준비, 됐습니까?
PART 1 2011 인턴십 채용 트렌드

요즘 기업들은 인턴사원을 어떻게 뽑을까. 최근 나타나는 특징은 무엇일까. 기업의 인사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특히 인턴십 제도 자체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라 트렌드 변화가 심하다.

그때 그때 따라잡지 못하면 신문이 아닌 ‘구문(舊聞)’을 텍스트로 삼는 것처럼 뒤쳐질 수밖에 없다. 요즘 인턴십 채용시장에서 나타나는 흐름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결코 만만한 관문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첫째, 대졸 신입사원 공채 못지않게 까다롭게 뽑는다. 전형절차에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면접전형 정도가 간소한 편이지만, 인턴십 기간 자체가 ‘현장 실습 면접’인 것을 감안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지난 3월 서류접수를 마감한 CJ그룹은 서류전형 - 테스트 전형 - 실무 면접을 거쳐 인턴사원을 뽑기로 했다. 또 현대카드는 서류전형 - 인적성 검사 - 면접의 과정을 거쳐 인턴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정규직 채용 전형에 포함된 인적성 검사를 인턴사원 채용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결국 구직자도 정규직 공채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둘째, 인턴십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 삼성전자 등이 인턴사원을 정규직으로 적극 채용하자 전 산업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검증된 인재를 채용한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자세가 확 바뀌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0년 인턴사원 채용 현황을 조사했더니 인턴십 수료자의 39.1%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취업포털 사람인이 인턴을 채용한 중소기업 147개사를 대상으로 ‘인턴의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93.9%가 ‘계획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정규직 전환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올 여름 인턴십 수료 후 평가를 통해 95%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일단 인턴사원으로 뽑히면 2012년 1월 1일자 신입사원이 될 확률 95%를 거머쥐는 셈이다.

보광훼미리마트,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카드 등 올 들어 인턴사원 채용 공고를 낸 기업들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까다롭게 뽑아서 일을 시켜본 다음,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없으면 채용하겠다’는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셋째, 3~4학년을 대상으로 하던 인턴십 프로그램을 졸업생에게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졸업생과 재학생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단순한 직장 체험이 아니라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십으로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 지원 시 나이 제한을 철폐하는 움직임이어서 ‘세대 간 경쟁’도 엿보인다.

넷째, ‘묻지 마 지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원서나 한번 넣어볼까’ 하는 생각은 시간낭비의 지름길이다. 원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 파악부터 관련업계 현황 조사, 장래성 분석까지 완벽하게 준비해도 돋보일까 말까다. 공채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대로 무조건 인턴십에 매달리는 자세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인턴십 말고도 방학을 이용해 할 만한 일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계절학기 수강, 자격증 취득, 영어점수 취득 등 여러 가지 할 일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차근차근 도전하는 게 유리하다.
[Special ReportⅡ] 5~6월 전형 러시… 도전할 준비, 됐습니까?
PART 2 인턴십 준비 이렇게 하면 백발백중!

올해 인턴십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렌드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실전 준비에 들어갈 때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와 김정철 잡코리아 HR본부장이 귀띔하는 ‘체크포인트’를 참고하자.

- 목적의식을 갖고 인턴십에 도전하라

인턴십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한 후 지원해야 한다.

- 수시 채용을 노려라

인턴도 수시 채용을 뽑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력서 등록제’를 이용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담아 미리 지원해두면 DB로 관리돼 기회가 있을 때 연락을 받을 수 있다.

- 기업정보 분석 및 전략 제안을 준비하라

인턴십을 하고 싶은 기업을 최대한 파악해보라는 의미다. 업계에서의 위치, 시장 현황, 성장성 등을 고루 체크하다 보면 제안할 만한 전략도 도출해낼 수 있다. 기업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방법으로 이만한 게 없다.

- 채용설명회를 적극 활용하라

요즘 캠퍼스 리크루팅이 활발하다. 인턴사원 채용설명회도 부쩍 늘었다. 학교 취업정보센터를 통해 일정을 미리 알아보고 현장을 찾아 눈도장을 찍어보자. 인사담당자를 만나 궁금증을 해소할 수도 있다.

-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을 택하라

선배나 상사를 인턴사원의 멘토로 지정해 조직 적응력을 높이려는 기업이 많다. 이 경우 직무 관련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은 물론 인적 네트워크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 애사심·성실성을 보여줘라

조직은 ‘기본’을 갖춘 사람을 원한다. 또 회사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성실성·조직 융화력도 중요하다. 최근 신입사원 퇴사율이 높아져 고민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만큼 ‘싹수 있는 인재’라는 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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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