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아르바이트하기

많은 이가 선망하는 곳. 안정성과 높은 연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공공기관. 하지만 어떤 곳인지,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면?

관련 채용박람회를 찾아가는 것, 좋은 방법이다.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 추천할 만하다. 또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인턴십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아르바이트부터 경험해보는 길도 있다는 사실.
[알바 세상] ‘신의 직장’ 아르바이트로 먼저 체험해볼까?
최고의 직장이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대학생 7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이 직장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직업 안정성’이었다. 3위는 복리후생, 2위는 연봉으로 높은 임금을 주는 곳보다 오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선호하는 대학생이 많았다.

공공기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 ‘안정성’에 있다. 또한 금융 공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공공기관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다.

신의 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신의 알바’가 되는 것일까. 실제로 많은 아르바이트 중에서도 공공기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하는 대학생이 많다. 알바몬에 따르면 3월 기준 아르바이트 공고 1건당 이력서 수는 평균 0.4건으로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공공기관 아르바이트의 경우 약 7.2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알바 세상] ‘신의 직장’ 아르바이트로 먼저 체험해볼까?
공공기관에서 아르바이트해본 이들은 “무엇보다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홈페이지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있는 류한희 씨는 “학생 신분으로 공공기관의 근무 환경을 체험할 수 있어 좋다”며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걸 보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관련 분야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이에겐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채용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편. 학교로 찾아가는 리크루팅이나 기관별 채용설명회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가 주최한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는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취업을 희망하는 공공기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소소한 업무에 참여하면서 사회 선배에게 유용한 정보와 팁을 얻을 수 있다.

또 임금 체불이나 부당 대우에 대한 걱정 없이 편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출퇴근 시간도 정확하고 추가 근무에 대해서는 수당이 나오는 곳이 많다.

주로 하는 일은 사무 보조다. 대부분 사무실에서 문서 작성이나 자료 정리를 담당한다. 연구직의 경우 연구 보조, 실험 보조를 하기도 한다. 그 밖에 공공기관의 성격에 따라 홍보, 영업, 단순 노동 등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다.
[알바 세상] ‘신의 직장’ 아르바이트로 먼저 체험해볼까?
아르바이트 정보는 관련 포털사이트나 워크넷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알바몬은 ‘공공기관 아르바이트’ 항목을 따로 분류해두고 있다. 각 학교 취업정보실 홈페이지에도 모집 공고가 올라온다. 가까운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해 연수생 등록을 하면 센터에서 직접 연결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많은 공공기관 중 어느 곳에서 대학생을 필요로 할까. 특히 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모집하는 편이다. 국립암센터의 경우 부서별로 필요에 따라 연구 보조를 담당하는 인력을 뽑고 있다. 주로 방학 기간에 모집하고 학기 중에는 휴학생을 선호한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도 수시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사무 보조 이외에 경제정책연구 발표나 세미나 현장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에서는 국제 행사를 많이 여는데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한 달에 한 번꼴로 모집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뽑는다.

한국거래소의 증권유관기관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서도 대학생을 필요로 한다. 이곳 전산팀에서는 기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을 1년에 4차례 진행한다. 이때 기업 재무 사항, 기업 현황을 입력하는 단기 인력을 뽑는다. 많게는 한 번에 40여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선발한다. 회계 관련 학과라면 이론으로만 배우던 재무제표를 실제 기업의 사례를 보며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코트라 등 큰 규모의 공공기관에서는 인턴십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는데 마감이 빨리 되는 편이다. 공고를 확인했다면 일찍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 아무 곳이나 지원하면 실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유명한 공공기관이라도 ‘아르바이트는 아르바이트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지원하기 전 업무 내용 등을 보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자리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알바 세상] ‘신의 직장’ 아르바이트로 먼저 체험해볼까?


[인터뷰]
황남희 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에서 아르바이트

연구원 소리 들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죠”

[알바 세상] ‘신의 직장’ 아르바이트로 먼저 체험해볼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08학번 황남희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에 1년 휴학을 결정했고 지금 국립암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로 암환자와 환자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 암정책 성과 평가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 건강 리더십, 건강 코칭과 같은 토털케어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서 연구 보조, 사무 보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사회복지를 전공하기 때문에 평소 의료사회사업과 정신보건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국립암센터와 같이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서 이곳 인턴십을 알아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학부 재학생은 인턴십에 지원할 수 없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마침 모집 공고가 있어 지원을 해 면접을 치렀습니다.

좋은 점이 있다면?

대학 입학 때부터 학원·개인병원·커피숍 등에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요, 특히 국립암센터의 경우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이 있고 암센터 자체 이미지가 대내외적으로 좋기 때문에 환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제가 하는 업무를 좋게 봐주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암관리연구과의 연구 자체가 제 전공의 연장선에 있는 분야여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지만 현재 암센터 내 직원으로 등록돼 연구원으로 불리고 있어 좋은 경력과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비록 연구 보조를 하고 선생님들의 업무를 돕는 수준이지만 학생 때 언제 어디서 이런 환경, 이런 분들과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배웠던 전공 내용들이 직접 사회 현장에 활용되고 반영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