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 체험기 해외

현대종합상사 이스탄불 지사. 지금 내 지갑 속에 있는 명함에 쓰여 있는 문구다. 나는 한국무역협회 해외인턴십을 통해 터키의 현대종합상사 이스탄불 지사에서 6개월간 일하게 됐다.

국내가 아닌 해외인턴십을 선택한 이유는 앞으로 일하고 싶은 분야가 종합상사이기 때문에 직접 현지에서 해외영업을 경험해보고 싶어서다. 나는 이것이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Internship] ‘해외’ 인턴십 아닌 해외 ‘인턴십’으로 생각해야…
현대종합상사는 전 세계 40여 개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수출 신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종합상사다. 따라서 내가 이곳에서 하는 일도 주로 터키 시장의 바이어를 찾는 일이다.

업무 프로세스는 이렇다. 먼저 본사에서 상품의 자료와 샘플을 받는다. 이것을 바탕으로 바이어를 찾는데, 주로 인터넷을 이용해 가능한 업체를 검색한다. 찾아낸 업체에 Circular Letter(거래제의서)를 보내면 10개 중 하나꼴로 답장이 온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업체에 일일이 전화를 해서 이메일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담당자를 설득한다. 몇 번 더 연락을 취하다가 관심을 보이는 업체를 찾아내 미팅 일정을 잡는 등 계약 성공을 향해 한 단계씩 일을 진행시킨다.

인턴 활동을 통해 종합상사에서 다루는 다양한 상품과 사업 영역을 경험하고 있다. 종종 터키 내 전시회에 가는 경우도 있는데 관련 산업의 정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리고 거래처와의 미팅 시간은 ‘해외영업 최전선에서 일어나는 업무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시간’으로 해외인턴십 과정 중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어려운 점 역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영어권 국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언어 장벽에 부딪힌다. 강한 터키식 영어 억양은 적응되면 괜찮다. 하지만 가끔 영어를 못하는 터키인이 내 전화를 끊어버릴 때는 정말 난감하다.

그리고 바이어 발굴 과정에서 중간에 예상치 못했던 일로 상황이 반전될 때는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정신’, 이것만이 답이다. 결코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Internship] ‘해외’ 인턴십 아닌 해외 ‘인턴십’으로 생각해야…
해외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해외인턴십에서 ‘해외’가 아닌 ‘인턴십’에 방점을 찍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해외인턴십은 말 그대로 해외에서 인턴십을 할 뿐 업무 수준이나 강도, 근무시간 등이 국내인턴십보다 결코 녹록하지 않다.

즉 처음부터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생각하며 ‘인턴십하면서 회사 경험도 쌓고 외국 생활도 즐기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을 하다 보면 평일엔 집과 사무실만 오가기 때문에 개인시간이 별로 없다.

낯선 문화에 대한 부적응, 외로움, 한국에서 즐기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의 부재 등으로 국내인턴십보다 훨씬 힘들 수도 있다. 왜 내가 해외에서 인턴십을 하고 싶은지, 국내에서 하는 인턴십보다 어떤 점이 나을지 등을 명확히 설정하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명확한 목표와 확고한 동기를 바탕으로 임할 때 비로소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