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_집·사무실·거리를 연결하는 협업 스테이션…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한 KT는 대한민국의 대표 통신기업이다. 2002년 완전민영화를 통해 민간기업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지난 2009년 KTF와 합병하며 KT통합법인이 탄생했다. 2009년 기준 자산 24조, 매출 19조, 계열사 28개 규모를 자랑한다.

올 초에는 유무선 개별 브랜드를 폐지하고 통합브랜드 ‘olleh(올레)’를 전격 발표한 바 있다. IT 융합인 컨버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제 KT는 통신을 넘어 IT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레’로 통하는 세상-KT를 오창하, 이비치 두 대학생 기자와 함께 다녀왔다.
[기업 탐방] ‘스마트워킹’ 선도하는 KT로 ‘올래’?
서울 광화문에서 차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분당 KT 본사. 로비를 따라 복도 끝까지 가니 스마트워킹센터가 나왔다. 깔끔한 화이트 톤, 책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촘촘히 연결돼 있어 마치 벌집을 연상케 한다.

책상엔 직원 몇몇이 드문드문 앉아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의 사무실이 서초, 광화문 등 다른 사옥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분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스마트워크’ 중이다. 스마트워크는 집, 사무실, 스마트워킹센터 등 개인이 원하는 곳에서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개념.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유연한 근무 형태다.

KT는 지난해 9월 분당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워킹센터를 마련하고 스마트워킹을 시범 도입했다. 이후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계산, 수요가 많은 서초·광화문·동작·고양 등 총 7군데에 추가 개설했다. 희망자는 자택이나 자택과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 등 자유롭게 근무 장소를 택해 출퇴근을 할 수 있다.

총 6000명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임신 중이거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직원에게 가장 호응이 좋다고 한다. 또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많이 이용한다. 다른 사옥에서 미팅이 있는 경우 남은 업무를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처리하기도 한다.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일이 제대로 될까?’ 동행한 KT 인재경영실 박숙희 차장은 “집이나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직접 일해본 결과 정해진 업무량이 있기 때문에 태만할 수가 없다.

여러 번 경험하다 보면 자신만의 업무 패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발견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워킹은 3월 말까지 시범 운영된 후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스마트워킹센터에는 벌집형 사무 공간 이외에도 고해상도 화상회의실과 독립된 공간 ‘콰이어트 룸’ 등이 구축돼 있다. 총 3개의 화상회의실이 있는데 마침 한 곳에서 서초 사옥과 화상 연결을 시도하고 있었다. 기자단도 회의실 안에 들어가 보았다.

‘협업 스테이션’이라고 쓰여 있는 회의실답게 원거리 협업에 필요한 장비가 갖춰져 있다. 벽면에는 모니터, 카메라, 그리고 전자 칠판이 있다. 굳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음성이 전달되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화면에 클로즈업된다. 이 화상회의에는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 집이나 사무실, 심지어 거리에서도 3G폰을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

특히 기자단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 것은 모니터 옆에 설치된 전자 칠판. 회의 자료가 PPT 파일로 띄워져 있는데 즉석에서 자료를 수정하면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전자 필기도구로 밑줄을 치거나 글씨를 쓰고 지울 수도 있다.
[기업 탐방] ‘스마트워킹’ 선도하는 KT로 ‘올래’?
KT는 ‘열공 중’

KT는 최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홈 등의 사업을 통해 정보통신을 넘어 종합 IT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 사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 이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한다. 또 화상회의, 이메일 보고 등을 실시하고 집에 있는 개인용 PC에서 사내 시스템 접근이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활용하고 있다.

사내 유선 전화는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회사에서 지급한 아이폰을 업무용 전화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비용까지 포함한 휴대전화 요금은 100% 회사에서 부담하고 있다.

직원들도 최신 IT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소수의 트렌드 캐처(Trend Catcher)가 다수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IT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점차 익숙해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아이패드 등 직접 기기를 사용하면서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은 함께 공유하고 휴대전화 케이스 등 최신 액세서리를 구입한 후 서로 자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박 차장의 표현에 따르면 “KT는 현재 열공 중”이다.

회사에서도 직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무역량 진단을 통해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격증 제도를 활성화했다.

외부에서 자격증을 딸 때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고 자격증을 갖춘 이에겐 그만큼의 가점을 부여한다. 직원들의 역량이 임원 평가에도 반영된다. 직원들 사이엔 ‘교육받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한다.

KT는 유선·이동 전화, 초고속 인터넷, 부동산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많은 사업을 펴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융합 등 신시장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그만큼 발을 들여놓은 순간 다양한 직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 있는 곳이다.

또한 수시로 변화하는 IT 환경에서 자기 계발을 할 기회가 많다. ‘앞으로 젊은이가 뛰어놀 수 있는 멍석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 KT의 생각. 진취적 마인드로 도전 정신을 펼치고 싶은 이들이 KT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 탐방] ‘스마트워킹’ 선도하는 KT로 ‘올래’?
[기업 탐방] ‘스마트워킹’ 선도하는 KT로 ‘올래’?
[인터뷰]
강한승 인사채용팀 차장

“KT에 입사하려면?”

Q 면접은 어떻게 치러지나.

A 기본적으로 면접은 두 단계로 나눠져 있다. 1차 면접은 실무진 면접이고 2차는 임원 면접이다. 다시 1차 면접은 세 단계로 나눠진다. 직무역량 면접, PT 면접, 그룹토의 면접이다.

교육을 받은 3~4명의 인재평가사가 면접 위원으로 참가한다. 면접을 세분화한 것은 어학 성적이나 학점보다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험이나 차별화된 역량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단계별로 50분씩 총 3시간에 걸쳐 심도 있는 면접을 실시한다. 지원자는 직무역량에 1명, PT 면접에 2~3명, 그룹토의에 6명씩 들어간다.

Q 직무역량 면접에서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다던데 이것은 무엇인가.

A 일종의 상황 면접이다. 어떤 상황을 제시한 후 지원자들의 반응을 보고 답변을 듣고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KT의 시장 상황 자료를 주고 ‘본인의 아이디어에 대해 얘기해봐라’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직무역량 면접에선 개인별 보유 역량에 대해 평가한다. 마케팅, IT 기술, 신사업 등 분야별로 모집을 하는데 파트별로 기획력, 커뮤니케이션 문제해결 능력 등을 본다.

Q ‘채용 트위터’를 개설했는데 어떻게 활용하면 도움이 될까.

A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채용 트위터를 개설했다. 트위터 방송인 ‘트위터 온에어’를 통해서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는데 호응이 좋았다. 특히 지방 대학 학생들에게 유용했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고 질문을 올리면 신속하게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채용 트위터는 신입사원 채용 공고가 올라올 때 같이 개설된다. 올해는 9월에 개설될 예정이다. 평상시에도 문이 열려 있어서 질문을 올리면 답을 해준다.

Q 2011년 채용 계획은.

A 올해 채용 계획은 대졸 신입사원 기준 9월에 모집을 시작한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12월에 할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졸 신입사원은 300~400명 정도 채용할 계획이다.

그 밖에 인턴십을 운영하는데 올해는 동계 방학 기간에 실시할 예정이다. 8주간 진행되며 예상 채용 인원은 200~300명이다. 인턴십 활동을 하면 신입사원 채용 시 서류 전형에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기업 탐방] ‘스마트워킹’ 선도하는 KT로 ‘올래’?

기업 탐방 후기

[기업 탐방] ‘스마트워킹’ 선도하는 KT로 ‘올래’?
오창하 ­_ 동국대 회계학과 2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KT 기업 탐방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분당 본사에서는 작년 9월 개소한 스마트워킹센터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직접 체험해보면서 정말 놀라웠던 점은 화상회의를 통해 서로 대화를 하면서 프레젠테이션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뷰 도중 ‘KT는 열공 중이다!’라는 표현을 들었는데, 나이 많은 직원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해 공부하고 애플리케이션과 휴대전화 케이스에 관심을 가진다는 얘기를 듣고 KT는 세대를 아우르는 IT 기업이라는 것을 느꼈다.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는 다양한 IT 기기를 부담 없이 마음껏 체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곳곳에 세밀하고 귀여운 디자인이 이목을 끌었다. ‘얼굴 나이 알려주는 기기’를 통해 나의 숨겨졌던(?) 나이가 공개되기도 했다.

KT 입사를 꿈꾸고 있거나 ‘올레’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 당장 광화문 올레스퀘어로 가서 마음껏 체험해보길 바란다. do do do olleh!

이비치 ­_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4

KT 직원들은 ‘출근’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사무실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자신의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지역에 있는 직원들과 자료를 함께 보고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을 바로 수정할 수 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스마트’한 생활. KT는 이것을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로 실현시키는 기업이었다.

분당의 스마트워킹센터와 광화문 올레스퀘어를 직접 체험하면서 KT가 꿈꾸는 미래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KT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역량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해 수준별로 알맞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스마트워킹센터 역시 출퇴근 시간 등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2년으로 늘린 육아 휴직, 직원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 등 근무 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한 복리후생 제도가 눈에 띄었다.

항상 새로운 도전으로 ‘올레’를 외치게 만드는 KT. 그들의 도전 정신은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배려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