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 1월 실업률이 크게 상승해 4%대에 육박했다. 특히 청년실업률(15~29세)이 지난해 7월(8.5%)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고용 한파가 지속되면서 최근 몇 년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직종이 있으니, 바로 ‘부사관’이다.

지난 5년간 부사관의 평균 지원율은 인터넷 지원을 기준으로 모집인원 대비 2 대 1 이상 수준. 여군 및 일부 전문기술이 요구되는 수송·헌병 병과 등은 4 대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경쟁률의 원인은 물론 취업 한파의 영향도 있으나 사회적으로 부사관을 전문 직종으로 인정하는 인식의 변화가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대학 입학부터 부사관에 임관하고자 하는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1학년도 대경대 부사관과는 수시1차 모집에서 8.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대구과학대 부사관과는 수시2차에서 일반전형 16 대 1, 특별전형 1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졸업과 동시에 부사관으로 임관시키는 학교가 많아 부사관과의 경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예비역 카페] 취업 한파, 부사관 지원으로 날려볼까?
높은 복지 혜택으로 실질소득 높아

부사관 임관이 일반 기업 취업에 비해 갖는 장점은 우선 급여 및 연금 혜택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부사관으로 입대하면 하사는 9급 공무원으로서 급여 수준은 식비, 교통비, 시간 외 수당, 의류비 등을 포함해 연간 2100여만 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의무 복무 기간(4년) 동안 5000만 원 이상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장기 복무 심사 통과 후 부사관 최고 계급인 원사로 진급한다면 연봉은 6000만 원 이상이다. 이는 중소기업의 임원 연봉 수준이다.

일반 기업체에서 60세부터 지급되는 연금은 부사관의 경우 20년 이상 복무하면 퇴직과 동시에 지급되기도 한다. 또 원사로 전역할 경우 월평균 260만 원이 지급돼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보장된다.

복지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하사로 임관되면 원룸식 독신 숙소가 제공되며 중사 이상 기혼자에게는 관사 및 아파트가 무상으로 지원된다. 자녀 교육비는 중·고등학교까지 100% 지급되고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는 대학 군인자녀 특별전형제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진학할 수 있다.

또한 군인공제회·호국장학재단과 같은 군 관련 기관에서 일정 금액의 장학금과 대학 학자금 무이자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어 자녀 교육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파격적인 복지 혜택은 꼭 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 취업자에 비해 상대 소득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이 밖에 장기 복무자의 경우 국내·외 위탁교육 기회가 주어지며, 전국 군 골프장과 군 소유 호텔 및 콘도를 일반인 대비 80% 이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있다. 군 병원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20년 이상 복무 시 국립묘지에 안장되기도 한다.

본인이 특별히 큰 잘못을 하지 않으면 대부분 상사 진급까지 보장되는 등 어느 정도 승진도 보장된다. 최근 전역 후 재복무를 희망하는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제도 때문이다.

빠른 문제풀이 능력 요구

부사관이 되는 방법은 군별로 다르다. 육군의 경우 현역에서 지원하는 방법(고졸 이상), 민간인에서 지원하는 방법(고졸 이상), 예비역에서 지원하는 방법, 장학생으로 지원(전문대 및 폴리텍대 재학생으로 남자에 한함)하는 방법, 전문하사·전문병에서 지원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해군은 민간인의 경우 만 18~27세(임관일 기준)에 고졸 이상 학력 소지자면 가능하고, 현역병의 경우 임관일 기준 만 27세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대령급 부대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공군은 기술 분야와 일반 분야로 나눠 선발하는데 직종 관련 자격증 소지자 혹은 전공자의 경우 우대받는다.

시험 전형은 3군이 모두 필기시험, 신체검사, 면접 순으로 진행한다. 육군의 필기 평가는 언어능력·지각속도·자료해석·공간능력 등으로 구성된 지적능력평가, 직무성격검사, 상황판단검사로 구성돼 있으며, 해군의 경우 지적능력평가 대신 인지능력적성검사와 영어가 들어간다.

공군은 다른 군에 비해 과목 수가 많은데 영어·국사·인지능력평가·상황판단평가·직무성격평가 등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지적능력평가(육군)·인지능력적성검사(해군)·인지능력평가(공군)는 이름만 다를 뿐 시험 내용은 유사하다.)

필기시험의 특징은 문항 수에 비해 제한 시간이 상당히 짧다는 점이다. 육군의 1교시 지각속도 평가는 30문항을 제한 시간 3분 안에 해결해야 하며, 공군의 영어 시험은 25문항을 30분 안(한 문제당 1분 12초)에 마쳐야 한다.

난이도의 차이는 있지만 50문항을 70분 내(한 문제당 1분 24초)에 풀어야 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보다 문항별 배분 평균시간이 짧다. 따라서 많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단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체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면접에서는 올바른 국가관·리더십·품성·표현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배경 지식도 중요해 한미동맹, 한미 FTA, 6·25전쟁 등의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똑똑하고 분명한 어조로 사회에서 사용하는 말투가 아닌 흔히 ‘다나까’식이라고 하는 군대식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좋은 인상을 위해 단정한 두발과 정돈된 복장은 필수다.
[예비역 카페] 취업 한파, 부사관 지원으로 날려볼까?
[예비역 카페] 취업 한파, 부사관 지원으로 날려볼까?
[인터뷰]
이동진 대령 육군 인사사령부 인력획득계획홍보과장

“올바른 국가관을 갖고 지원하라”

Q 육군에서 원하는 부사관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A 국가관이 투철하고 충성심이 높으며 명예와 도덕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간부여야 합니다. 또한 상·하급자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부사관은 부대의 전통을 유지·발전시킴은 물론 교육 훈련과 병사들의 병영생활 지도, 안전사고 예방 활동, 보급품 및 시설물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전문 직업인의 자질이 필요합니다.

Q 부사관 선발 경험에서 느낀 탈락자들의 보편적인 취약 부분이 있다면?

A 가장 안타까운 점은 시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르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전공이나 적성, 자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 및 기술직 위주 선호병과를 지원해 많은 인원이 탈락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 체력관리를 소홀히 해 탈락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습니다. 최종 합격을 위해서는 꾸준한 체력 관리가 요망됩니다.

Q 부사관 지원자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육군은 과거에 비해 복무 여건이 대폭 개선되어 장기 복무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안보 현실을 잘 알지 못하고 올바른 국가관도 없이 생계형 직업으로 부사관을 지원한다면 간부로서 최종 합격하더라도 본인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국가관과 군에 대한 올바른 이해, 부사관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명확히 알고 지원해야 합니다.
[예비역 카페] 취업 한파, 부사관 지원으로 날려볼까?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herejun(Twitter)│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