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헬스케어 김현태 사원

“고령화 시대에 성장 가능성이 큰 의료기기 시장이야말로 제가 활약할 수 있는 분야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죠.”

지난 2010년 11월 의료용 영상 솔루션 개발전문업체인 인피니트헬스케어(이하 인피니트)에 입사한 김현태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유학파다. 그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 가 버클리음대에 진학, 음악경영학을 전공했다. 음대와 의료정보기기 분야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김 씨의 대학 시절 커리어와 관심 분야를 보면 인과관계가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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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음대에 다녔지만 순수예술과는 다른 음악경영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 시절 음악 비즈니스와 관련해 마케팅, PR, e커머스 등 경영 지식을 습득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그는 미국에서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음악치료’에 주목했다.

“미국에서 음악치료 실습을 위해 요양원이나 특수학교에 갔을 때 디지털로 결집된 의료정보 수준에 놀랐어요. 선진화된 미국의 노인 정책도 접할 수 있는 기회였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의료정보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클리음대를 졸업한 김 씨는 뉴욕 소재 야마하뮤직에서 인턴십을 마쳤고 이후 뉴저지의 한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AE(Account Executive)로서 마케팅, PR, 프로모션 등 기업 실무를 익혔다. 미국의 음악 관련 전문회사에서 입사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한국에서 그동안 관심을 두고 있었던 의료정보 분야의 기회를 찾고자 2010년 6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영어는 물론 미국에서 쌓았던 여러 가지 경험과 지식을 한국 기업에서 펼쳐 보이고 싶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데 큰 활약을 할 자신이 있었어요.”

대부분 유학생의 경우 한국에 돌아와 대기업 입사에만 목숨을 걸지만, 김 씨는 자신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의료정보 분야에서 실적이 좋은 알짜배기 중소기업을 찾는 데 주력했다. 자신의 이력서와 함께 이러한 희망 분야와 경력을 서술해 취업 포털사이트에 올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헤드헌터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때 지원 제안을 받은 회사가 인피니트다. 이곳은 국내시장에서 외국 기업이 독점하던 의료영상 저장 시스템(PACS)의 국산화에 성공해 이 분야에서 국내점유율 70%로 동종 업계 1위인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이었다.

“사실은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인피니트를 잘 몰랐어요. 검색해보고 지인들에게 수소문하며 정보를 수집해보니 영업이익이 높고 본격적인 성장세에 있는 기업이라는 걸 알게 됐죠. 또한 최근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5대 사업 분야로 의료시장을 지목한 것처럼 이 분야가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김 씨는 면접에 앞서 의료정보 및 기기 시장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인피니트에 대해서도 가급적 많이 알아봤다. 그 덕분에 어려움 없이 인피니트에 입사할 수 있었다.

“입사 후 신입사원들이 사장님에게 발표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사장님이 ‘음대를 전공했는데 왜 우리 회사에 입사했는가’라고 질문하셨고 저는 제 경험과 생각을 차분히 설명했어요. 그러자 사장님은 ‘삼성전자에도 지휘자 출신 경영자가 있는데 그는 회사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라며 ‘자네도 열심히 해주게’라고 말씀해주셨죠. 저에게는 큰 동기 부여가 됐습니다.”

김 씨는 입사 후 3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소속된 경영기획팀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사업계획, 실적평가, 경영전략 수립 등 경영관리 전반에 대한 업무를 습득하고 있다. 특히 해외 경험을 살려 해외법인 커뮤니케이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PR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인피니트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이직을 고려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 누구나 알아보는 기업의 명함은 좋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을 못하거나 수만 명 직원 속에 파묻혀 버린 자신이 싫다는 것이 이유였어요. 하지만 저는 의료정보기기라는 유망한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가 큽니다.”

기자를 만날 때도 김 씨는 인피니트의 주력 상품인 의료영상 정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에 대해 막힘없이 술술 설명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인피니트는 최근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김 씨는 인피니트가 가까운 미래에 이 분야 글로벌 톱 5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이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15년 해외생활을 통해 습득한 다양한 경험과 그곳에서 몸으로 배운 책임감과 자립심은 업무를 추진하는 데 든든한 토양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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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헬스케어는 어떤 회사?

인피니트헬스케어는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소프트웨어를 개발·서비스하는 기업이다.

PACS란 병원에서 X-레이, MRI, CT 등 의료 장비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로 저장해 네트워크를 통해 진찰실, 병동 등의 컴퓨터가 있는 곳에서 실시간으로 조회 및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첨단 디지털 의료 시스템이다.

인피니트는 지난 2002년 설립 이래 10여 년간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다. 국내 1300여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PAC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2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 70%, 2009년 매출액 428억 원 수준이다. 인피니트는 전체 직원 약 250명 중 40%(90명)가 연구개발직으로, 우수한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피니트는 2012년에는 대한민국 대표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2014년에는 의료영상 솔루션 및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톱 5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 사업하고 있는 헬스케어 IT 분야, 특히 PACS의 해외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중동, 남미, 인도 등에도 확충해 2014년경 34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현태 사원은…

- 1981년 생
- 버클리음대 음악경영학 전공
- 학점 3.3(4.0 만점)
- 미국 뉴욕 소재 ‘야마하뮤직’ 인턴십 6개월
- 미국 뉴저지 소재 ‘AT 미디어’ AE 1년 근무
- TESOL 자격증


글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