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월드와이드 김진 씨

‘선택과 집중’은 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치열한 자기 분석 없이는 쉽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 바로 ‘선택과 집중’의 모범 사례가 있다. 유명 광고대행사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신입사원 김진 씨.

그는 수십 개의 광고 공모전 중 단 하나에만 도전했다. 광고에 대한 ‘진심’과 ‘뚝심’으로 진득이 큰 우물 하나만 판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광고회사 인턴십을 거쳐 경쟁률 100 대 1이 넘는다는 광고회사의 취업문을 뚫었다.
[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인턴십과 공모전 통해 ‘광고’에 대한 열정 보여줬죠”
김진 씨가 광고의 길로 첫 걸음을 뗀 것은 2008년 대한민국 대학생 광고경진대회(KOSAC) 서울지역 예선에서 사회를 맡으면서다. ‘KOSAC’은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2000명 이상의 대학생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광고대회다.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학생회장을 맡고 있던 그는 그해 6월 지역 예선에서 사회를 봤고, 10월에 열릴 전국 본선의 사회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당시 미국 어학연수를 한 달 앞두고 있었던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준비해왔던 영어 연수를 떠날 것인가, 아니면 광고업계에서 경험을 쌓을 것인가. 그의 마음은 후자로 향했다. 끊어두었던 비행기 표를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한국광고단체연합회(KFAA)에서 3달간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참여한 ‘KOSAC’ 전국 본선 워크숍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또래 친구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과 뚜렷한 목표의식은 큰 자극이 됐다.

“꿈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는 용기가 있을뿐더러 절대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가진 친구들이었죠. 광고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꼈어요.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평생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 나도 광고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2009년 미뤄둔 어학연수를 마치고 온 그는 이번엔 사회자가 아닌 참가자로 ‘KOSAC’과 다시 한 번 연을 맺었다. 4월부터 10월까지 반년 넘게 진행된 대회의 모든 과정에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 노력은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5개 팀에게만 주어지는 본선 수상의 결과로 돌아왔다. 사회자 자리에서 가졌던 ‘언젠가 저 자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꿈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큰 공모전에서의 수상이 바로 입사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2009년 하반기 두 곳의 광고회사에 지원했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를 떨어트린 회사 중에는 ‘이노션’도 있었다. 그러나 그해 겨울 이노션에서의 인턴십 기회가 찾아왔다.

“짧은 시간에 평가를 받는 공채와 다르게 인턴십은 두 달의 시간이 주어지니까 내가 얼마나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순간이 열정을 내보일 기회였다. 야근이 잦은 업무 환경에 힘들어하는 동기도 있었지만 그는 밤 11시를 훌쩍 넘겨 일해도 싫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마냥 즐거웠다. 항상 밝은 모습은 상사들에게도 어필했다.

“인사도 열심히 했어요. 국장님들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인사를 했더니 한번은 어떤 분이 ‘인사는 하루에 한 번만 하라’고 농담을 하실 정도였죠.” 밝은 인사성과 진취적인 태도는 선배들이 내내 강조했던 ‘애티튜드’이기도 했다.

“최종 합격했을 때는 내가 일을 열심히 해서 인정받았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더 중요한 것은 능력보다 회사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태도인 것 같아요.” 인턴십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변함없던 그의 태도는 2010년 하반기 ‘우수 인턴 특채’로 입사의 문을 열어준 결정적 열쇠가 됐다.

김 씨가‘하늘의 별 따기’라는 광고회사 입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한 우물 파기’를 했기 때문이다. 광고인을 꿈꾸는 다른 친구들이 여러 개의 광고 공모전에 동시에 도전할 때 그는 가장 큰 규모의 공모전 하나에만 집중했다.

국내 광고 공모전 중 가장 긴 시간 진행되는 ‘KOSAC’에서 조사·기획·제작·발표(PT)에 이르기까지 광고 기획의 전 과정을 경험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노하우도 배웠다. 이 경험은 입사 후 업무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인턴십 역시 ‘올인’하다시피 했다. 인턴 과정 동안 해결해야 하는 전체 과제 외에도 선배들이 내준 팀 과제를 따로 받아 수행했다. 추가 과제까지 해결하느라 힘들었지만 두 배로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인턴십은 스스로 광고에 대한 진심을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된 것이다.

“광고학을 전공하면서 배웠던 기획서 쓰는 법이나 프레젠테이션하는 법은 사실 광고기획자(AE)가 하는 업무의 15%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걸 인턴십을 하면서 알게 됐죠.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기획 업무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AE’라는 직업에 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인턴십 후 이어진 임원 면접에서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광고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고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동시에 여러 개를 신경 쓰다 보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저는 후배들에게 대학생활을 마쳤을 때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공모전 하나, 대외활동 하나, 인상적인 인턴십 하나만 경험해도 충분하다고 조언하고 싶어요. 특히 인턴십은 현업과 비슷한 일을 미리 경험할 수 있고, 자신이 공부한 것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후배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이노션의 인재 등용

이노션(Innotion)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2005년 창립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다. 본사 외에도 해외 13개 법인을 두고 있으며 자동차·통신·전자·유통·건설·식음료 등 다양한 업종의 광고마케팅을 대행하고 있다.

이노션은 전체 사원 830여 명 중 5%를 신입사원으로 구성할 정도로 인재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9월 초 공고를 내 서류 전형과 현업 인터뷰, 영어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과제 및 실기시험(광고제작 분야)을 거쳐 15~20명 내외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매년 1500~2000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인턴십은 연간 네 번에 걸쳐 진행된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상반기와 하반기에 총 30명 정도를 선발한다. 인턴십 과정이 끝난 뒤에는 우수 인턴사원에 한해 신입사원 공채 시 바로 임원 면접을 볼 수 있는 혜택을 준다.


★ 김진 씨는?
[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인턴십과 공모전 통해 ‘광고’에 대한 열정 보여줬죠”
입사 2010년 7월 1일
직무 광고기획(AE)팀 근무
학력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광고학·언론학(이중전공)
학점 3.9(4.5 만점)
외국어 토익 900점
동아리 영상동아리
수상 대한민국 대학생 광고경진대회(KOSAC) 전국 본선 동상
인턴십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이노션 월드와이드
특이사항 학생회 활동, 미국 어학연수


글 김보람 인턴기자 bramvo@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