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의 희망 칼럼

[Column] 매의 토끼 사냥에서 배운다
매가 사냥하는 법을 알고 있는가? 매는 먹잇감을 사냥할 때 목표물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 토끼를 사냥할 때 매는 먼저 공중에서 우회 비행을 하면서 충분한 높이를 확보한다.

그러고 나서 높은 위치에서 수직으로 급강하해 아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속도와 에너지를 얻는다. 매가 본격적인 공격에 돌입하는 것은 이때부터다. 수직으로 낙하하면서 얻은 굉장한 가속도를 지상 가까이에 이르러서 곧바로 수평으로 전환한다.

그런 다음 그 스피드를 이용해 순식간에 토끼를 덮쳐버린다. 직접 공격이 아니라 우회 공격을 통해 더 강력한 힘으로 목표물을 낚아채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매의 사냥 방법을 가리켜 ‘우회 축적의 원리’라고 한다.

우회 축적의 원리는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간혹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게다가 충분한 에너지도 비축하지 않은 채 조급하게 목표에 접근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작은 목표물은 특별한 준비 없이도 쉽게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비중이 큰 목표물은 급하게 서두른다고 해서 덥석 잡히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시간을 내어 꼼꼼히 준비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비축한 다음 목표물을 공략해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삶에서 매우 중요한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우회 축적의 원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이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차분히 준비하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최적의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탐색하지 않은 채 세태나 유행, 주변의 시선, 체면 등을 의식해 일자리에 뛰어든다. 우회 축적의 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헤아리지 않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직장이라는 먹잇감을 사냥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다행히 ‘직장 사냥’에 성공했다고 하자. 그러나 힘을 비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장을 노획했다고 해도 금방 놓쳐버린다. 아니면 간신히 사냥에 성공한 직장을 혹시 잃어버리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일시적인 일자리가 아니라 ‘평생 일거리’를 원한다면 그렇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특히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 직장이나 직업의 선택은 평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에서 무엇을 해도 늘 불안한 것이 미래의 일거리이기 때문이다.

평생 일거리를 찾을 때는 금전적 보상의 크기를 따지기에 앞서 얼마나 즐겁고 얼마나 오래 그 일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얼마나 많이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흥미와 관심, 적성과 역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일거리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준비해야 가장 안정적인 일거리를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개인의 일거리 문제는 국가가 결코 책임지지 못할 것이다. 기업이 대신 멍에를 짊어지고 애써 땀을 흘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답은 너무 자명하지 않겠는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그것만이 미래의 일거리를 가장 안전하게 담보하는 길이다. 그 일거리를 찾아내는 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에너지와 시간을 결집하라. 매가 사냥하는 방법인 우회 축적의 원리를 최대한 발휘해서 말이다.

[Column] 매의 토끼 사냥에서 배운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