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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ship] ‘한국을 알린다’… 상하이 엑스포에서 6개월
“안녕하세요! 2010 상하이 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의 하루는 중국 관람객들에게 밝은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시작했다.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상하이 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에서 서포터즈로 일했다. 한국무역협회를 주체로 금호아시아나, 두산, 롯데, 삼성전자, 신세계이마트,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효성, LG, SK텔레콤, STX 총 12개 기업이 참여했다.

한국기업연합관은 ‘우리 기업의 중국 내 사회공헌 활동과 미래 녹색산업 협력을 통해 한국과 우리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중 양국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됐다.

나는 중국인 관람객을 상대로 우리 기업을 알리고 전시관의 콘텐츠 체험을 돕는 업무를 했다. 또한 각 기업이 지정된 기간 동안 진행하는 기업 주간행사에서 우리 기업의 상품들을 홍보하며 이벤트 진행을 도왔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동선관리도 서포터즈의 임무였다.

상하이 엑스포 그리고 한국기업연합관과의 인연은 올 초 1월 떨리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시작됐다. 서류 전형에 통과한 후 면접과 중국어 테스트를 마치고 서포터즈로 선발된 기쁨도 잠시.

원활한 의사소통은 기본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친절함을 필요로 하는 서포터즈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2월부터 4월까지 계속된 교육과 워크숍, 오리엔테이션으로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바쁜 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엑스포 개막을 보름 앞둔 4월 16일 상하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Internship] ‘한국을 알린다’… 상하이 엑스포에서 6개월
일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한국기업연합관은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들르는 인기관이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에피소드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 서툰 중국어를 비웃는 관람객은 물론 전시물을 망가뜨리는 꼬마손님, 체험을 돕기 위해 다가갔는데 손길을 뿌리치는 매정한 관람객까지 있었다. 40도를 넘나드는 상하이의 여름도 나를 지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한국인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중국인들에겐 내가 첫 한국 친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를 통해 한국과 한국기업을 알게 됐다는 한 관람객의 말을 듣는 순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는 기분을 맛보기도 했다.

세계적인 축제인 엑스포, 그것도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상하이 엑스포에서 관람객과 접촉하며 그들의 생각을 그들의 언어로 생생하게 듣고 우리의 것을 알리는 서포터즈라는 직무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이번 활동을 위해 1년간 휴학을 했지만 교육기간을 포함한 지난 10개월의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조금 돌아가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길이 있어서 나선 게 아니라, 한 발을 디디니 길이 생겼다’라는 성경구절처럼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쌓는 것이 어떨까. 그 길 위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훗날 나만의 핵심 역량이 되어줄 보물들도 숨겨져 있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