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백, 범NG족, 장미족은 이제 그만

● 2012년까지 7만 개 청년 일자리 창출 ‘시동’

누구나 부러워하는 스펙의 소유자 윤희영 씨는 소위 ‘장미족’이라고 불린다. 우아한 이름과 달리 장미족은 ‘장기 미취업 졸업생’이라는 우울한 의미를 담고 있다. 윤 씨는 명문 사립대를 졸업했지만 3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도 최종 면접은커녕 1차 서류심사에서마저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정부정책 알면 일자리 보인다] ‘청년 내 일 만들기’ 제1차 프로젝트 발표
윤 씨와 같은 취업준비자가 44만 명에 이르는 등 최근 청년층 고용률이 잇따라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들은 신규 직원보다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다.

경력자는 별도의 숙련기간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고, 직무교육비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 역시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모험,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있어 청년 창업도 눈에 띄게 줄었다.
[정부정책 알면 일자리 보인다] ‘청년 내 일 만들기’ 제1차 프로젝트 발표
이러한 심각한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월 14일 청년과 기업, 대학 관계자 등이 참석한 ‘제73차 국민경제대책회의 겸 제10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향후 2년간 청년 친화적 일자리 7만 개 이상을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년 내 일 만들기-제1차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이번에 발표된 ‘청년 내 일 만들기’ 프로젝트는 청년층에게 분야별로 구체적인 일자리를 제시하고,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청년층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며 취업을 유도하거나, 민간 기업에 ‘일자리를 늘리라’고 주문하던 기존의 접근법에서 선회해 정부 차원에서 우선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청년고용문제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는 ‘청년 내 일 만들기’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에 대해 알아보자.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창출

우선 청년들의 창조적 도전을 적극 지원하고자 ‘12년까지 청년 사회적 기업가 4000명’을 육성한다. 문화·관광·예술 등 청년층 선호가 높은 분야에서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공모·선정해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도전 정신과 열정을 펼칠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들의 창조활동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제도도 신설됐다. 학교 내에는 창조캠퍼스 구축을 통해 청년 스스로 일자리 준비를 위한 창의적인 동아리 활동을 도전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학교 밖에는 창조마을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IT 등 청년들이 융합형 창조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공간·시설·장비 등을 지원한다.
[정부정책 알면 일자리 보인다] ‘청년 내 일 만들기’ 제1차 프로젝트 발표
또한 전체 일자리 수 중 20%인 1만4000여 개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공공기관이나 수요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안전·특허·생활밀착형 지역 분야 등에서 창출될 예정이다.

청년인턴사업도 일부 손질된다. 실효성이 낮은 행정인턴은 폐지하되, 취업률 80% 이상의 좋은 성과를 보인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은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업종도 문화·관광 등으로 다양화한다.

또한 창직·창업 인턴도 크게 늘려 창업 희망 청년이 선도 창업가·명인·명장 등에게서 이론학습 및 현장실습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받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정책 알면 일자리 보인다] ‘청년 내 일 만들기’ 제1차 프로젝트 발표
[정부정책 알면 일자리 보인다] ‘청년 내 일 만들기’ 제1차 프로젝트 발표
학교와 일터의 연계

학교 교육이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청년들은 학교를 졸업해도 취업을 하지 못하고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이와 같은 청년실업의 주요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졸업생 등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기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로 양성하는 취업아카데미가 개설된다. 기업과 산업체 주도로 이루어지는 체계적인 이론교육과 실습훈련을 통해 기본·직무역량을 학습한 뒤 인턴을 거쳐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각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은 재학생 위주로 운영하며 해당 기업에 필요한 기술 및 기능 학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새로 개설될 취업아카데미는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도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수요를 충족시켜줄 뿐 아니라 이론·실무 교육 및 현장체험을 종합적으로 제공해 지역과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