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봉사활동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외활동으로 통한다. 해외여행, 봉사활동, 사회 공헌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정부기관과 기업은 약 3000명의 대학생을 뽑아 해외로 파견하고 있다. 봉사단의 성격에 따라 파견기간은 5일에서 5개월까지 다양하다.

해외봉사단은 제3세계로 나가 교육, 건축,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인다. 선발 경쟁률도 5 대 1에서 최고 10 대 1로 치열하다.

기업의 신입사원 공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해외봉사단에는 어떤 사람들이 뽑힐까. 신입사원의 기본 스펙으로 통하는 영어점수와 학점이 높아야 할까. 유명 해외봉사단의 관계자와 단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자의 대답이 궁금하다.
[이것이 궁금하다] ‘경험+막강 스펙’ 해외봉사단, 어떤 사람이 뽑히나
유명 해외봉사단의 관계자들은 “학점과 영어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특별히 가산점을 주진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코의 Beyond(이하 비욘드), KB국민은행의 RaonAtti(이하 라온아띠), 카페베네의 해외청년봉사단, 현대기아차의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SK텔레콤의 글로벌 써니 등은 학점과 영어점수를 주요 심사기준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제3세계 사람들에게 IT 관련 분야를 교육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은 학점과 영어점수를 우선시했다. 해외봉사단에 합격하기 위해선 해당 봉사단의 성격과 활동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봉사단에 따라 요구하는 자격 요건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학점과 영어점수는 중요하지 않아!

포스코 대학생 글로벌 봉사단 비욘드는 영어점수가 낮거나 해외 활동 경험이 부족한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 특히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해본 대학생을 우대한다. 지원서와 면접을 대신한 UCC 동영상에 자신의 장기를 잘 표현한 지원자도 유리하다.

비욘드 봉사단의 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민지현 씨는 “자신의 스토리를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지원자가 봉사단원으로 많이 뽑힌다”고 말했다.

한국YMCA 전국연맹과 KB국민은행이 함께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띠의 지원서에는 영어 실력을 상·중·하로만 표기하도록 돼 있다. 학점 또한 주요 심사 대상이 아니다. 국내 봉사활동 및 지역사회 참여 경험이 있거나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합격에 유리하다.

라온아띠의 관계자는 “자기 고민이 있고 사회 참여적인 학생들을 선호한다”며 “장기 국제자원활동에 필요한 체력과 적극성 그리고 공동체 생활에 적합한 성격과 다양한 특기가 주요 심사기준”이라고 말했다. 라온아띠 3기로 필리핀에 다녀온 강원대 국제학과 이영림 씨는 “소박하지만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눌 수 있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기업의 사회공헌 실현과 커피 문화를 알리기 위해 2년째 해외청년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베네 해외청년봉사단은 커피 생산국의 환경 및 재배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현지 자원봉사도 벌인다.

해외파견 봉사단원은 6개월간 카페베네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 카페베네의 최병묵 차장은 “봉사단에 지원한 동기를 최우선으로 본다”며 “봉사단원으로 얼마나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지를 주요 심사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카페베네의 해외청년봉사단, 홍보대사, 그리고 인턴과정을 거쳐 올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 김미라 씨는 “이력서상의 스펙을 쌓으려는 학생들보다 성실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지원자가 유리하다”며 “커피 관련 지식이 없는 학생이라도 장기적으로 카페베네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학생이 봉사단원으로 뽑힌다”고 말했다.
[이것이 궁금하다] ‘경험+막강 스펙’ 해외봉사단, 어떤 사람이 뽑히나
“현지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인성이 중요”

현대기아차그룹의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100초 스피치 면접’이 유명하다. 2009년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에 뽑혀 환경봉사를 다녀온 부산 동의대 컴퓨터공학과 성창열 씨는 “100초 스피치 면접을 ‘그림 7장’으로 통과했다”고 말했다.

“해피무브의 100초 스피치는 면접 시작을 알리는 통과의례예요. 저는 스케치북 7장 정도에 그림을 그려 갔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림에 빗대어 소개를 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면접관의 반응이 좋았어요.”

해피무브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소년소녀가장, 교통사고 유자녀 등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해외 경험을 갖기 힘든 신청자에게 특별 가산점을 부여한다.

SK텔레콤의 써니는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 봉사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중 글로벌 써니는 기존의 써니 멤버 중에서 활동 실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써니 사무국의 장지혜 씨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높고 성실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며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능력, 톡톡 튀는 아이디어, 팀워크를 잘하는 학생이라면 글로벌 써니에 뽑힐 수 있다”고 말했다.

2009년 SKT 글로벌 써니로 활동한 성결대 국어국문학과 서혜미 씨는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영상도 만들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정신이 합격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봉사단의 성격에 따라 영어점수와 학점, 관련 전공을 보는 해외봉사 프로그램도 있다.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국내 유일의 IT 관련 해외 봉사활동 프로그램이다.

ICT교육 담당 2인, 외국어 담당 1인, 문화교류 담당 1인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개발도상국, 신흥시장이 형성된 주요 국가에서 IT교육과 문화교류를 담당한다. ICT교육의 경우 IT 관련 전공학과와 자격증, 관련 경력 1년 이상자가 대상이다.

외국어 담당은 토익의 경우 730점 이상의 성적을 요구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 담당자 지운종 씨는 “봉사단의 성격상 IT 관련 자격증과 전공이 주요 심사기준”이라며 “현지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인성을 면접관에게 어필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궁금하다] ‘경험+막강 스펙’ 해외봉사단, 어떤 사람이 뽑히나
이재훈 인턴기자 hymogood@hankyung.com┃사진제공 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