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과 드라마 ‘개인의 취향’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올 상반기 방문객이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올가을, 더 늦기 전에 북촌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껴보자.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주말이면 북촌 골목은 동네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빌딩 숲인 서울 한구석의 한옥마을, 사람들은 한옥 담벼락이며 기와지붕의 선에 홀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골목을 누볐다. 문간에 가꿔놓은 손바닥만한 꽃밭조차 새롭게 느껴지는지 ‘어머머’ 감탄하는 소리가 담장을 넘어 들어오기도 했다.”

소설가 이혜경 씨의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의 한 대목에서 북촌을 묘사한 것이다. 이처럼 북촌의 골목길에 들어서는 순간, 일상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나는 없고 소소한 일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에 걸리게 된다.

북촌의 한옥 사이로 실핏줄처럼 얽혀 있는 골목길들은 한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성’이 담긴 생활공간이다. 한옥에서의 생활은 담장 안쪽에서뿐 아니라 담장 밖 골목에서도 여전히 일어난다.

골목은 빨래를 널고 곡식이나 고추를 말리고 아이들이 뛰노는 또 하나의 마당인 동시에, 이웃과 담소가 오가고 동네 노인들이 어울리는 마을 공유의 공간이다.

가지에 가지를 친 미로와 같은 골목길, 마주 오는 두 사람의 어깨가 닿을 듯 좁아지는가 하면 어느새 우마가 지나다닐 만큼 넓어진다. 차가 들어올 수 없어 온전히 사람이 주인인 이 골목길은 이제 흔치 않은 풍경에 대한 기대로 남아 있다.

경사진 골목을 촘촘하게 채운 가회동 31번지 한옥촌에 들어서면, 너나없이 감탄사를 내지른다. ‘기와집이 문무백관처럼 도열한 풍경’이라는 수사는 지나치지만, 서울 한복판에 이만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 옥선희 ‘북촌탐닉’ 중에서 -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기쁘고 즐거운 모임’이라는 의미의 ‘가회(嘉會)’라는 이름처럼 가회동은 즐거움과 소박한 정취가 가득한 곳이다. 작고 아담한 한옥들이 서로 이야기하듯 마주 보고 있고, 골목길에 아담하게 놓인 화분들과 담장 너머로 내려진 감나무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정겨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골목길의 옛 모습이 묻어 있는 처마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산책하는 즐거움으로 발걸음 하나하나가 가볍기만 하다.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카페 무이

지도를 따라 쭈욱~ 올라가다 보면 골목 끝자락에 하얀 집 ‘카페 무이(cafe MOOee)’가 보인다. 포토그래퍼 사장과 파티플래너,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겸직한 부인이 함께 꾸민 이 공간은 두 사람의 화려한 이력만큼 감각적이고 정갈한 느낌을 자아낸다.

예쁘게 꾸민 화단과 맘씨 좋은 두 사람의 미소와 차 한잔이 떠오르는 곳이다. 음식과 임대료가 포함된 약간의 비용으로 생일파티와 원 테이블 파티를 한옥 실내에서 즐길 수 있다. 단, 사전 예약은 필수다.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가격 에스프레소 40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에프터다크 5000원, 세레니티 5000원, 얼그레이 5000원, 산들바람차 5000원, 팥빙수 9000원
문의 02-766-8184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10-1번지

마마스자카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윈도에 진열된 상품들을 보기만 해도 탄성이 나오는 곳 ‘마마스자카(Mama’s Zakka)’. 소녀 감성적인 디자인의 여심을 훔칠 만한 인테리어 아이템만 쏙쏙 골라서 모아놨다. 오프라인 숍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2-741-1761, www.mamaszakka.com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24-1번지

꼬삔이 공방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꼬삔이 공방’은 탈색 한지 노트를 직접 개발한 실력 있는 작가가 운영하는 귀여운 공방이다. 노트, 카드 지갑, 거울 등 여자라면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을 만들어보는 강좌를 진행 중이다. 멈칫하는 순간 인원이 마감되니 서둘러 문을 두드려보자.

문의 www.kkoppinee.com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129-2번지

우주

‘우주(WOOJU)’는 제품, 콘텐츠, 시각 작품 등 없는 것이 없는 만능 디자인 하우스다. 버려지는 번호표, 대기표를 모아서 재활용한 디자인 노트, 에코노트를 제작해 판매금의 70%를 기부하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있다.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문의 070-7555-4835, www.designwooju.com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45번지

중앙탕

우리나라 최초의 목욕탕인 ‘중앙탕’.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즐거운 건물이다. 중앙탕을 기점으로 길을 찾으면 좀 더 편리하다.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가격 대인 4500원, 미취학 아동 3000원
문의 02-763-1491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133-5

PASTA 이태리 면 사무소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노란 간판에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파스타 가게 ‘PASTA 이태리 면 사무소’. 80년대풍의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담한 공간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포근함을 더해주며 맛 또한 예술이다.

가격 크림&토마토 파스타류 7000원~9000원
문의 02-3676-0233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79-7번지

비원 손칼국수

서울에 살면서 ‘비원 손칼국수’ 집을 가보지 않은 사람을 다섯 글자로 줄이면 ‘불행한 시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맛이 기가 막힌 곳이다. 깔끔하고 농후한 맛의 칼국수 국물이 일품이다. 구석구석 꾸며진 옛날 집의 모습에 볼수록 정이 가는 곳이다.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가격 칼국수 6500원, 왕만두 6000원, 물만두 6000원, 전 종류 1만 원대, 만두전골·버섯전골 2만 원대
문의 02-744-4848
위치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 160번지

북촌문화센터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북촌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북촌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와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북촌문화센터’에서는 북촌 투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문화센터에서는 한문서예, 실용민화, 매듭공예, 전통자수, 전통보자기 등 다양한 전통 문화강좌를 제공하고 여러 문화 행사와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으니 관심 있다면 둘러보도록 하자.

문의 02-3707-8388, bukchon.seoul.go.kr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105번지

북촌아트센터 봉산재

나성숙 서울산업대 디자인학과 교수가 직접 이사장을 맡고 있는 북촌아트센터 ‘봉산재’에서는 한국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다. 이 교수의 다양한 옻칠 작품들이 즐비한 전시실 겸 찻집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근사한 한옥 정원이 궁금하다면 지금 방문해보자.
[Hot Street] 북촌에서 느리게 걷기
문의 02-766-6649, www.bukchonart.com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 73-6번지

진행·사진 박진아 객원기자·김보람(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