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상반기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21일 서울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상반기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21일 서울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갤럭시S를 만들어 아이폰에 대적하는 기업, 부르즈 칼리파(옛 버즈 두바이)를 지어 세계 건축사에 이름을 남긴 기업, 3D TV 시장의 선구자.

이제 삼성이라는 이름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삼성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시작한다면 한국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삼는 것이다.

대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인 만큼 삼성그룹에 입사하기는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꿈과 의지가 있다면 못 이룰 게 없는 법. 삼성그룹 입사를 위한 모든 정보를 모았다.
상반기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21일 서울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상반기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21일 서울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삼성그룹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3급 사원)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졸업 시즌에 실시한다. 3급 사원은 흔히 대졸 사원을 말하지만 학력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대학을 자퇴한 스티브 잡스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재가 지원조차 못하는 일은 없어진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채용은 ‘사(社)별 채용’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그룹 공채’는 없다. 그러나 SSAT(삼성직무적성검사)가 같은 날 치러져야 하기 때문에 날짜가 겹칠 수밖에 없어 ‘그룹 공채’로 통칭하는 것이다.

또 모든 지원은 인터넷의 ‘디어삼성(www.dearsamsung.co.kr)’을 통해서만 받기 때문에 여러 계열사에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다.

몇 년 전까지는 졸업 예정자에 한해 지원을 받던 삼성도 요즘에는 졸업생 제한이 없는 대신, 재수(再修)를 3회까지만 허용한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1회였던 것을 이번에 완화한 것이다. 삼성그룹은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좋은 회사도 많은데, 오로지 삼성그룹을 목표로 취업 재수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3500명, 하반기 4000명 규모로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6500명보다 1000명 늘어난 것으로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그룹 채용인원의 50~60%를 뽑으며 올해는 3700~4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200명, 삼성전기·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엔지니어링은 100명 수준으로 채용한다. 올해 하반기 공채는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Recruiting Map] 9월 중 4000명 채용…스펙보다 ‘경험’ 중시해
** OPIc / TOEIC-Speaking

토익은 만점인데, 외국인 앞에만 서면 벙어리가 되는 기형적인 영어평가방식을 벗어나고자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 흔히 ‘오픽’이라고 부름)’ 또는 ‘토익 스피킹 (TOEIC-Speaking)’을 채용 때 요구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OPIc은 제일기획이 대주주인 교육기업 크레듀(Credu)에서 주관하는 것임을 참고할 것.

토익처럼 점수로 매기는 것이 아니라 등급이 주어진다. 오픽은 아래서부터 Novice, Intermediate, Advanced로 레벨이 이뤄지며, 각각의 등급은 Low, Mid, High로 세분화돼 총 9개 등급이 되며, 최고 등급으로 Superior가 있다.

사람이 직접 채점하는 OPI는 총 10단계지만, 컴퓨터로 진행되는 반직접 방식인 OPIc은 7단계로 등급을 매긴다. 토익 스피킹은 레벨 1~8로 등급을 매긴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구개발/기술직은 IL(토익 스피킹은 레벨 5), 영업마케팅/ 경영지원직은 다소 높은 IM(토익 스피킹은 레벨 6), 생산 현장에서 일하게 되는 F.E(Facility Equipment)직은 다소 낮은 NH(토익 스피킹은 레벨 4) 이상의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OPIc은 매일 시험이 실시되며 기존 필기시험과 달리 응시 후 5~7일 안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응시료는 7만8100원. 토익 스피킹은 주 1회 시험이 실시되고, 결과는 약 12일 뒤 나오며 응시료는 7만2600원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점수가 더 잘 나오는 시험을 찾기 위해 OPIc과 토익 스피킹을 모두 보다 보니 경제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SSAT
상반기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21일 서울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상반기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21일 서울 일원동 중동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SamSung Aptitude Test’의 준말로 취업준비생들은 ‘싸트’라고 부른다. 언어력·

추리력·수리력으로 이뤄진 기초능력과 업무능력·대인관계능력·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상식능력을 평가하는 직무능력 평가로 이뤄진다. 기초능력검사 100문항, 직무능력검사 75문항으로 총 175문항을 3시간 30분에 걸쳐 평가한다.

언어력의 경우 단어의 뜻을 주로 묻기 때문에 문장력과 어휘력이 뛰어난 국내 유명 작가의 문학작품을 많이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리력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 물리 문제와 비슷하다. 시간이 많다면 ‘수학으로 생각한다(동아시아)’ 같은 책도 도움이 된다.

직무능력 평가의 경우 정답이 없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는 평소 단체생활을 통해 조직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시행착오를 통해 해결한 경험이 도움이 된다. 정 갈피를 못 잡겠다면 ‘성공하는 직장인은 대화법이 다르다(더난출판사)’ 같은 비즈니스 에티켓 관련 책을 보는 것도 괜찮다.

삼성그룹 취업자들에 따르면 수학능력시험처럼 크게 준비할 것이 없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SSAT 수험서 한 권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디어삼성 사이트에 간단한 예제가 있으니 참고.

** 스펙

원래는 제원(Specification)을 뜻하는 말로, 자동차의 경우 직접 타보지 않아도 제원상의 배기량과 최대출력·연비만 봐도 대략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처럼, 학벌·학점·영어점수 등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는 취업준비생의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삼성그룹 입사자에 따르면 스펙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학벌의 경우 명문대와 비명문대, 서울 소재와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을 고르게 뽑는다. 특정 지역이나 학교 출신이 많아지면 학연, 지연 등 부정적인 요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학점은 4.5 만점에 3.0 이상(평균 B0 이상)의 최소 요건만 갖추면 학점에 따른 경쟁 요소는 없다. 영어 점수도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면 된다.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에서 성패가 갈린다고 할 정도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재학 시절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경력을 토대로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데, 스펙을 쌓느라 도서관에서 4년을 보낸 학생들은 정작 자기소개서에 쓸 말이 없어져 버린다.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할 때 할 말이 없거나 뻔한 얘기만 늘어놓는 것만큼 손발이 오그라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요즘은 “어학연수나 군대 경력은 아예 쓰지도 마라”고 할 정도다.

삼성전자 입사자에 따르면 면접관들은 창업을 했다거나, 영리활동이 아니어도 단체나 동호회를 통해 활동했거나, 관심 분야의 경진대회에 꾸준히 참가한 것 등 특이한 경력에 호기심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창업은 면접관들의 관심 분야 1순위라고 전해진다. 기업들도 신사업 아이디어에 항상 목말라 하기 때문에 시장과 소비자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지원자에게 관심이 가는 것이다.

** 면접

면접은 지원자 1명과 다수의 면접관이 들어오는 인성면접, 주어진 주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PT면접, 4~6인이 모여 토론하는 집단면접 세 가지를 거친다. 인성면접에서는 살아오면서 ‘무엇을 했는가’보다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실패로 끝난 일이라도 그에 대한 의미를 잘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말 그대로 주어진 주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다. 주제를 준 후 준비 시간 30분만 주기 때문에 순발력 또한 요구된다. 평소 스터디 모임을 통해 꾸준히 연습하고, 유튜브 등에서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신제품을 발표할 때의 프레젠테이션을 미리 참고해두면 좋다.

그러나 초보자가 어설프게 대가의 흉내를 내는 것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낫다. 취업준비생은 미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능숙함보다는 노력과 정성이 얼마나 드러나느냐가 더 중요하다.

4~6인 단위로 진행되는 집단토론은 찬반이 갈리는 주제를 놓고 진행된다. 대개 최근 사회 이슈와 관련한 내용이다.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최근 현안이나 토론 방식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면접관들이 보는 것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자가 제 역할을 잘하면 그 팀 전체의 합격률이 높아진다고 할 정도다. 그럴 경우 사회자는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누가 사회자를 하겠느냐고 물을 때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면 합격을 향해 한 걸음 앞서 나가는 것이다.
[Recruiting Map] 9월 중 4000명 채용…스펙보다 ‘경험’ 중시해
** 연봉
[Recruiting Map] 9월 중 4000명 채용…스펙보다 ‘경험’ 중시해
삼성전자의 초임 연봉은 3100~3200만 원 수준으로 월 급여와 연 2회 명절 상여금이 포함된 것이다. 3000만 원 후반대인 금융권 초봉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플러스알파(PI, PS)가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그룹 급여체계에는 PI와 PS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PI(Profit Incentive)는 개인이 잘한 부분에 대한 보상이고, PS(Profit Share)는 회사가 잘한 부분에 대한 보상이라고 보면 된다. PI는 인사고과에 따라 상·하반기(1월, 7월)에 지급되며 최대 월 급여의 150%까지 지급된다. 최근 삼성그룹은 PI를 최소 100% 이상 지급될 수 있도록 급여체계를 개편했다.

PS는 연말 결산이 끝난 뒤인 1~2월경에 지급되며 최대로 연봉의 50%까지 지급된다. 그러나 PS는 계열사별로 차이가 심하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휴대폰 사업부의 경우 올해 초 전 사원이 연봉의 50%를 PS로 받았다. 영상사업부는 30%, 반도체사업부는 15%였다.

그러나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라도 삼성전기, 삼성SDS는 5% 이내였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금융사는 연봉 수준은 높지만 통상 PS는 10% 이내로 지급된다. 같은 삼성그룹에 다닌다고 하더라도 사업 분야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것이다.

** 어떻게 준비할까

삼성그룹의 최근 합격자들은 단연코 ‘취업뽀개기’를 추천했다. 다음(Daum)에 개설된 카페인 취업뽀개기는 회원 수 123만여 명으로 취업준비생들의 필수 코스로 등장했다. 국내외 기업체의 취업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회원끼리 취업 관련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합격자들의 수기도 올라오므로 수시로 참고할 만하다.

지원자들은 취업뽀개기를 통해 스터디 그룹을 모집하기도 하고, 학교 취업상담실을 통해 모이기도 한다. 특히 SSAT 시험 이후에는 합격자들이 새롭게 스터디 그룹을 모으는 글이 수없이 올라온다. 이때는 목표의식이 확실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몰입형 스터디가 이뤄진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