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성공사례] “인턴십 서바이벌 비결? 스펙보다 다양한 경험이 우선이죠!”
패션에 관심이 많아 “스타일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 청년이 있다. 어렸을 때 1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산 데다 대학 때는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어를 공부해 회화 실력이 출중하다.

성격은 부드럽고 배려심이 많아 주변 사람들과 하나같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일터는 어디일까? 정답은 백화점. 패션 감각 좋고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이 청년은 지난해 말 신세계 백화점 부문에 입사한 최철호 씨다.
[성공사례] “인턴십 서바이벌 비결? 스펙보다 다양한 경험이 우선이죠!”
세계의 첨단 유행을 생중계하는 백화점은 그에게 직장이자 놀이터.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을 찾은 비결은 무엇일까.

최철호 씨는 신세계 인턴십 7기다. 한국외대 경영학과 4학년 여름방학 때인 지난해 6월부터 5주 동안 인턴십에 참가했고, 이후엔 월 1회 과제나 모임을 하면서 지속적인 평가를 받았다. 11월 최종 평가에 통과, 12월에 정식 입사가 결정됐다. 6개월의 긴 여정을 거쳐 신입사원 명함을 받은 셈이다.

그와 신세계의 만남은 ‘찰떡궁합’이라 할 정도로 잘 어울린다. 스스로도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한다. 부전공으로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세계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생활하다 우연히 신세계 인터내셔널 관계자를 만난 게 신세계라는 유통기업을 아는 계기가 됐다.

“귀국 후 취업을 준비하면서 이탈리아의 품격 있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국내에 제안하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가장 적합한 곳이 백화점, 그중에서도 신세계라는 답을 얻었죠. 인생을 걸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세계 인턴십은 취업 희망자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보통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다. 특히 2005년부터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십 참가자 중에서 뽑고 있어 명실상부한 채용 등용문이라 할 수 있다.

최 씨의 경우 자신의 특장점인 이탈리아 관련 경력을 어필하면서 한편으로는 면접 스터디를 통해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라는 점을 감안해 면접용 의상도 틀에 박힌 감색 슈트가 아닌 스트라이프 무늬를 택했다. “구태의연함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한 것이다.

패션 감각 뛰어난 이탈리아어 스페셜리스트
[성공사례] “인턴십 서바이벌 비결? 스펙보다 다양한 경험이 우선이죠!”
“유통 업종 지원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스펙이 아니라 인성입니다. 보통 취업 준비생들이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데,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런 단편적인 조건이 아니에요. 특히 신세계는 어떤 조직에서든 잘 융화하고 대인관계에서 매너를 갖춘,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갖춘 사람을 원합니다.”

실제로 최 씨는 눈에 띄는 자격증이나 공모전 입상 경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학점이나 학벌이 톱클래스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어만큼은 스페셜리스트라 할 수 있다. 평소 이탈리아 관련 다큐멘터리 자막 번역, 밀라노 패션쇼 번역 등 전문성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무 능력을 키웠다.

또 인턴십 기간 동안 매끄러운 팀워크와 사회성을 보여줘 유통 전문가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유통업에서 ‘융화’를 중시하는 것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업종 특성 때문이다. 리더십과 함께 상대방을 배려하는 능력이 필수로 요구된다.

그는 현재 스포츠 ASM(어시스턴트 세일즈 매니저)으로 일하고 있다. SM(세일즈 매니저)을 도와 스포츠 브랜드 관리와 매장 관리 전반을 담당한다. 입점 업체와 협조적인 관계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패션 아이템과 라이프스타일을 국내에 소개하는 바이어가 되는 게 꿈이다.
[성공사례] “인턴십 서바이벌 비결? 스펙보다 다양한 경험이 우선이죠!”
“백화점은 말 그대로 다양한 제품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이 말은 곧 다양한 직무를 모아놓은 곳이라는 뜻이죠. 백화점에는 아주 다양한 직무가 존재하고,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폭넓은 경험과 소양을 갖췄다면 도전할 만합니다.”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