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진의 재테크 편지

젊음의 계절, 여름입니다. 이제 대학생 여러분은 방학에 돌입할 테고,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손꼽아 여름휴가를 기다리겠군요. 올여름, 정말 멋진 추억 남기길 바랍니다.

지난 편지에서 경제 상황에는 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처럼 말이죠. 그리고 ‘금리’의 상승과 하락을 기준 삼아 이런 주기에 대처하는 법을 살펴봤고요. 이번 세 번째 편지에선 좀 더 실질적인 측면을 살펴보기로 할게요. 과연 실제로 지금 100만 원을 갖고 어떤 재테크를 펼쳐야 할지 말이죠.

먼저 할 일은 금리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2010년 6월 1일 현재 대한민국의 기준금리는 연 2%입니다. 정말 낮죠.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기준금리’란 쉽게 말해 금융 당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금리 수준입니다. 변수가 존재할 수 있지만 어떻게든 1년간 이자율로 2%를 맞추겠다는 ‘의지’인 셈이죠.

그래서 여러분이 은행에 가서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율을 알아보면 이 기준금리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1.5~2.5% 정도 더 높죠. 기준금리가 2%라면 은행저축상품 이자율은 연 3.5~4.5%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갖고 있는 100만 원을 그대로 정기예금에 넣고 1년이 지난 후 대략 이자 4만 원을 받는 것으로 재테크를 끝낼 생각인가요? 정말로? 원금은 절대 까먹지 않는다는 장점만 보고 “올해 재테크는 끝”이라면서 만족할 건가요? 전 반대입니다. 결코 저축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실전 재테크에선 좀 더 미묘한 상황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축만을 예로 들어볼게요. 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금리는 인상될 텐데요, 만약 기준금리가 2%에서 2.5%로 오르면 정기예금 금리도 여기에 맞춰서 연 4~5.5%로 올라가겠죠.

따라서 여러분은 지금 100만 원을 모두 털어 넣고 1년을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50만 원만 넣고 3~5개월 후쯤 금리 인상이 이뤄질 때 남은 50만 원을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인 대응이 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금리’
지금 종잣돈 100만 원을 갖고 주식 투자를 해보고 싶다고요? 시작은 금리 수준 확인입니다. 먼저 할 일은 현재 바닥권인 금리를 정부가 과연 인상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조금 헷갈리는 추론이니 집중하세요. 금융 당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존재하는데요, 그래도 핵심은 바로 해당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경기가 풀리고 시중에 돈이 많이 돌아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대한민국이 금리를 인상했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대한민국이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기(경제)가 풀렸다” 또는 “경제 상황에 자신감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 시기는 한 국가(또는 세계)의 경기상승기와 일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여러분의 주식 투자 자금 100만 원으로 돌아가볼게요. 2010년 6월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은 금리 인상이 가능할 정도로 탄력이 붙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론 주식 투자의 적기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런 판단만 믿고 100만 원을 곧바로 증시에 밀어넣으면 될까요? 안 됩니다. 이때도 우린 ‘대응’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큰 흐름으로 보면 ‘주식 상승기=금리 인상기’가 맞지만 시야를 좁혀 보면 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단기적으로 주식은 하락하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생각해보면 금리 인상 소식에 좀 더 높은 이자율에 끌려 주식 자금 일부가 빠져나가 은행 상품 쪽으로 들어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명한 주식투자자라면 지금 50만 원 정도만 투자해놓고 실제 금리 인상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금리 인상 시 증시가 단기간 흔들릴 때 남은 50만 원을 투자하는 대응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재테크 실전은 좀 더 힘든 상황이 곧잘 연출됩니다. 가령 지난 5월에 그랬던 것처럼 유럽에서 그리스가 부도난다고 하고, 스페인도 위험하다고 하고, 심지어 영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소식이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경우죠.

이렇게 되면 전 세계 경제가 휘청하기 때문에 손에 현금을 꼭 쥐고 있는 것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분명 대한민국 경제는 빠르게 살아나고 있어도 지구촌은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유럽발 악재는 고스란히 함께 나눌 고통이 되죠.

반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재테크 전문가는 오히려 이번 위기만 넘기면 그간 발행했던 천문학적인 돈 때문에 물가 폭등이 온다면서 ‘금’을 사놓으라고도 합니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자

결론입니다. 인류의 재테크 역사는 수백 년이 넘습니다. 이런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실전 경험을 펼친 결과 사람들은 하나의 엄청난 진실을 얻었는데요, 바로 ‘포트폴리오(Portfolio)’라는 것입니다.

원래 뜻은 ‘자신의 자료 수집철 또는 작품집’인데 재테크에선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수단으로 분산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쪼개고, 또 쪼개라”는 것이죠.

주식만 할 게 아니라 주식도 하고 저축도 하고, 또 주식도 하고 저축도 하고 부동산도 하고, 아니 주식도 하고 저축도 하고 부동산도 하고 금 같은 실물에도 자금을 분산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대단한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것입니다. 주식에 올인했는데 때마침 주식이 급등해 수익을 올릴 때보다요. 하지만 반대로 대단한 손실도 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식이 폭락해도 은행 이자로 손실을 커버하고, 물가가 폭등해 현금 가치가 떨어져도 금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재테크에 입문할 때부터 이런 ‘쪼개기’를 익혔으면 합니다.

가령 100만 원을 갖고 30만 원은 은행저축상품, 30만 원은 주식, 30만 원은 금 상품, 10만 원은 현금을 들고 시작하는 것이죠. 그리고 금리를 살피고 세계경제 뉴스를 보면서 주식 비중을 늘리거나 현금 비중을 늘리는 대응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폭등하는 증시를 바라보면서 안타까움이 커져 가슴이 쓰릴 것이고요. 하지만 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자세는 정말 중요합니다. 마치 20대가 처음 술버릇을 익히는 것처럼요.

재테크 실전은 술버릇처럼 한번 잘못 습관을 들이면 평생 고치기 어렵답니다. 술만 마시면 울거나 옆 사람과 싸우거나 도로로 뛰어드는 친구처럼요. 쪼개고 또 쪼개고 쪼개라는 사실, 꼭 잊지 마세요.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9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2006년 펴낸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로 베스트셀러 저자 반열에 올랐다. ‘1,013통의 편지-그리고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전’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