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마케팅 서비스에 인생 걸자 ‘의기투합’

잘 다니던 글로벌 기업 ‘맥킨지’를 그만두고 명문대 ‘카이스트’의 졸업도 미룬 채 창업에 도전한 젊은이들이 있다. 신현성(26) 대표를 비롯해 20대 열혈 청년 5명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자본금을 모아 회사를 세웠다. 온라인 홍보마케팅 전문 업체인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다.

지난 5월 10일 문을 연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웹사이트에서는 매일 한 곳씩 인기 서비스 업체를 선정, 바로 구매할 수 있는 50% 내외의 파격적인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네티즌의 관심이 뜨거운 건 당연지사! 최근 한 업체의 쿠폰엔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젊음·패기·열정으로 똘똘 뭉쳐 ‘꿈’을 현실로 만든 이들의 생생한 창업 이야기를 전한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간 티몬의 신현성(26) 대표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유펜)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근무했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요즘, 대학 졸업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안정된 직장이다. 하지만 정해진 틀대로 움직이는 회사 생활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신 대표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면서 키웠던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련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올해 초 한국을 찾았다. 젊은 패기와 창업에 대한 열정, 그리고 20여 개의 아이디어만을 갖고서.

대학 동기인 신성윤(25·재무부) 씨, 이지호(24·전략기획부) 씨가 뜻을 같이 했고,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김동현(26·영업부) 씨와 권기현(26·마케팅부) 씨도 카이스트 졸업을 미루고 창업에 동참했다.

이들은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둔 돈으로 창업 자본금을 마련, 청담동에 작은 사무실을 꾸렸다. 사업 아이템을 결정하기 위해 수개월간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업무 시간 외에 틈틈이 과외도 뛰었다.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들이 최종 선택한 것은 구매력 있고, 입소문이 가장 빠르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쿠폰 마케팅 서비스. 맛집, 공연, 여행, 뷰티 등 여러 분야에서 매일 새로운 서비스를 선정해 50% 내외의 할인 쿠폰을 내걸고 24시간 동안 해당 업체를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쿠폰을 구매하는 고객이 목표 인원수를 넘어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홍보 방식은 이미 미국에서 ‘그룹폰(Groupon)’이라는 기업이 성공시킨 비즈니스 모델(BM). 2008년 문을 연 그룹폰은 1년 반 만에 연매출 3억5000만 달러를 달성하고, 기업 가치 13억5000만 달러의 평가를 받는 회사로 성장했다.

“소비자들은 반값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계약을 한 해당 업체는 하루 동안 티몬 웹사이트와 SMS 문자 메시지 전송 서비스를 통해 티몬 가입자들에게 독점적으로 광고를 하니 확실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쿠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신규 고객이 되는 것이며, 단골 고객으로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이지호 전략기획본부장)


구독 회원 수 3만 명, 고객 반응 실시간 확인

타깃인 20~30대 여성들을 인터뷰하며, 카테고리별로 고객 만족도가 높은 업체 리스트를 만들었다(이 DB는 김동현 영업본부장의 중요한 자산 1호가 됐다). 그리고 자신감과 아이디어만을 갖고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체 선정을 위해 서울 시내 유명한 곳을 돌아다니며 영업에 나섰던 것.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웹사이트는커녕 명함도 없는 나이 어린 사업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업주를 찾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

“티몬 서비스 아이디어만으로 업주를 설득해야 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믿어주지도 않고, 거절만 수없이 당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죠.”(김동현 영업본부장)

티몬 웹사이트 오픈 후 서비스를 하고 있는 지금은 거절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 기존 홍보 방법보다 뛰어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 특히 좋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막막하거나, 광고 예산이 없는 업체인 경우 전단지, 인터넷 광고보다 효율적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티몬과 손을 잡으면 계약, 자료 제작, 노출에 드는 비용이 전부 무료이며, 인쇄비나 인건비도 따로 들지 않는다. 계약한 업체는 티몬을 통해 얻은 매출에 대해 수수료만 내면 된다. 이 수수료가 실제적인 티몬의 영업 이익. 업체, 업종에 따라 수수료율은 다르지만 미국의 그룹폰처럼 5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이 2억7500만 원 정도인데, 오픈 후 모든 서비스에서 수익을 거둬 한 달 만에 3억 원이 조금 넘는 매출을 기록했죠. 하지만 회사 운영으로는 아직 적자예요. 현재 투자받는 중이고, 내년 2월쯤에는 적자를 벗어나 순이익을 높일 생각이에요.”(신성윤 재무본부장)

“올해는 이익을 올리는 것보다, 사업을 확장하는 게 더 중요해요. 서울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곳으로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이 BM이 워낙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업계 1위를 유지하면서 수수료를 올려 수익을 높이는 거죠.”(이지호·권기현 본부장)

현재 티몬 회원 수는 3만 명에 달한다. 이메일 구독 회원이 1만8000여 명, 문자 메시지 신청자도 8000명을 넘어섰다. 매일 새로운 티몬 서비스는 고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목표 인원수를 넘어 얼마나 많은 고객이 참여하는지는 당일 구매 고객의 수로, 실제 서비스 사용 후 고객 만족도는 티몬 후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50%라는 높은 할인율은 업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한 번에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확실한 고객층을 상대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거죠. 어느 정도 노출이 됐고 효과가 있었는지 추적이 가능한 게 티몬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김동현·이지호 본부장)

오픈하고 한 달 후 더 넓은 사무실로 이사했다. 처음 5명이 모여 의견 충돌도 많았고, 오픈하기까지 힘도 들었지만 ‘티몬 서비스를 론칭했구나!’ ‘이게 우리 사무실이구나!’ 생각하면 저절로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이제 10분의 1 달려왔다고 말하는 이들은 티몬 서비스뿐 아니라 새 BM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는 이들의 당찬 포부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서울 지역 외에 다른 곳까지 서비스하게 되면, 콘텐츠를 만들어 웹에 올리는 일에도 더 많은 직원이 필요할 거예요. 티몬과 함께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업체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도록 카피라이터처럼 글 쓰는 거 좋아하고, 사진 잘 찍는 분이라면 환영해요.”(권기현 마케팅본부장)


인터뷰_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

Q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A 대학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 있어서 레스토랑을 해보려고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었죠.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그만두었어요. 4학년 때는 ‘Invite Media’란 창업 회사에 참여했었는데, 최근 구글에 인수됐다고 하더군요.

맥킨지에서 일하면서 많은 걸 배웠지만 회사의 프로세스에 맞춰가는 게 아닌, 저의 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년 일한 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제 사업을 직접 하기로 결심했죠.

Q 주변의 반대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A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죠. 그래서 재정적인 지원은 해주지 않으셨고요. 안정적이고 보장된 길을 떠나 한국말도 잘 못하고 문화도 낯선 이곳에서 실패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어요.

Q 창업 후 고객 반응이나 매출 수준에 만족하나?

A 우선 투자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 투자회사 입장에서는 유일하게 인터넷상에서 재밌고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티몬은 이미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사이트죠.

회원 수도 3만 명이고, 구매도 상당히 이뤄지고 있어 고객의 반응도 좋습니다. 물론 여전히 인지도를 더 높여야 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고 있어 100% 만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닮고 싶은 CEO가 있다면?

A 현재 서울 지역만 서비스하고 있는데 2012년쯤에는 12개 지역으로 나눌 생각이에요. 제가 ‘Tatter&Media’를 창업하신 노정석 대표에게 조언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노 대표는 최근 5년에 유일하게 인터넷 쪽으로 성공하신 분이고, 고민을 거듭해 기업의 목표를 결정하고 그 목표를 보고 구성원이 달릴 수 있게 이끄시는 모습이 멋진 것 같습니다. 결국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하나의 목표를 보고 달려가는 것이니까요.

진행 김주애 객원기자│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